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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28 스란엘. 잠.
- 2013.09.02 동양판타지AU 스란엘. 무제 2
- 2013.08.26 스란엘. 그날 밤.
- 2013.08.22 동양판타지AU. 스란엘. 무제.
- 2013.08.19 흐엉
- 2013.08.12 스란엘. 건배.
- 2013.08.07 스란엘. 구두.
- 2013.07.26 스란엘. 뱀파AU. 비 오는 밤.
- 2013.07.25 스란엘. 동양풍AU. 비녀.
- 2013.07.22 반호온 후기. 2
글
"그만 눈을 붙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방금 넘겼던 포도주의 뒤끝이 사라지기도 전에 친우라는 자는 저리도 무심한 이야기를 뱉어냈다. 픽 웃으며 늘어진 팔을 들어올린 채,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조곤조곤히 입을 열었다. 이 친구야. 난 아직 멀쩡해.
당치도 않는 말을 들었다는 듯, 엘론드의 입꼬리가 올라왔다. 어느새 또 가득 채워진 술이 잔 위에 넘실거렸다. 이 친구 오늘 아주 날 만도스의 전당으로 보내버릴 작정이군.
모른 척, 손을 가져다 대면 저도 모르게 눈썹이 희미하게 움직여댔다. 그 모습이 재미있어 크게 웃었다. 스스로 주고도 못 미더워 하면 내가 어찌 마실까. 설핏설핏 이어지는 웃음소리가 조용히 방 안을 울렸다. 그러다 어깨를 부여잡는 손길에 고개가 들렸다.
"방으로 돌아가는게 좋을 것 같군. 스란두일."
"그럴까? 하긴 자네도 피곤할 때가 되었군."
비척비척 일어서 부축도 마다한 채, 발을 디뎠다. 어자피 조금만 가면 도착하는 곳이 이 몸의 목적지였다. 바깥으로 향하지 않는 발걸음에 엘론드는 선뜻 옆으로 다가왔지만 힘을 잃은 몸뚱이가 좀 더 빨랐다.
"왕이 누워 잠을 청한 곳은 예로부터 귀한 기운이 서린다는 소문이 있지."
"그 귀한 영광을 얻게되니 소신, 기쁨이 커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전하."
"그렇겠지. 왕의 기운이란 본디 성스러우면서도 쉬이 얻을 수 없는 것이니까."
"부디 자리하신 그 곳 뿐만 아니라 다른 곳 여러군데에까지 영험한 기운을 내려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안타깝지만 오늘의 나는 이곳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내려놓았다. 눈을 붙이고 난 다음 이라면 모를까. 그대의 청은 조금 힘들지 싶구나."
"......."
"왜, 혹 내가 그대의 침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 불편한 것이냐?"
짐짓 근엄하게 물어오는 목소리에 엘론드는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모처럼의 하대에 장단맞추어 주기로 마음먹은 후 조심스레 대꾸했다. 생각해 보니 그다지 싫은 것은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대답이라며 스란두일은 빙그레 웃었다.
"내가 그대에게 선물을 하나 하도록 하지."
"그리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만."
"아니다. 무리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내 그대에게 이 품을 허하겠다."
"예?"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을 쳐다보는 엘론드의 표정을 생경하게 바라보던 스란두일은 그저 웃으며 팔을 벌렸다. 남의 침대 위에서 제자리마냥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며 엘론드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숲의 왕은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몇번 자신의 곁을 톡톡 두드리고 난 뒤에 보란 듯 웃어보이는 모습은 어린아이와도 같았다. 몇 번을 진득하게 내려다보았지만 좀처럼 비킬 생각이 없어보이는 친우의 모습에 엘론드는 선선히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은혜가 하해와 같사오나 소신, 그저 눈을 붙일 수 있는 공간만 필요할 뿐입니다."
"그대는 내가 특별히 아끼는 이인데 그리 홀대할 수는 없지. 개의치 말고 이리 오라니까."
몸을 일으켜 그저 우두커니 서있는 엘론드의 손을 잡아 채, 곁으로 이끌었다. 선선히 딸려오는 몸이 천천히 침대위로 무너져내렸다. 곁에 몸을 누이고 온기가 닿을 정도까지 가까워지고서야 스란두일은 뿌듯한 얼굴로 웃어보였다.
"좋은 꿈을 꿀거야. 분명."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입니다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내가 있는데 악몽을 꿀 리가 없어. 당연한 것을 믿지 못하는구나."
"그리 자신하십니까."
"물론."
자신만만한 눈빛 사이로 손가락이 다가와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가만히 지켜보는 시선이 간지럽다는 듯, 한번 움츠렸다 펴진 손끝은 슬금슬금 내려가 얌전하게 벌어진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었다. 꾸욱 부여잡은 손가락 마디마디에 따스한 기운이 퍼졌고,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던 스란두일은 고개를 조금 올려 엘론드의 이마에 입술을 가볍게 눌렀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 동그랗게 뜬 눈이 그에게로 향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그저 부여잡은 손아귀에 힘을 준 스란두일은 슬쩍 한쪽 눈을 찡긋 해 보였다. 되려 당당한 모습에 웃음이 터진 건 엘론드였다.
"그리도 좋아하니 내가 다 뿌듯하구나. 슬슬 노곤한 몸을 편히 쉬게 해도 좋을 듯 하니 먼저 잠드는 것을 허락하마. 눈을 감거라."
끝까지 가신을 일부러 재우는 왕의 모습으로 스란두일은 엘론드의 눈가를 덮었다. 순식간에 새카매진 시야에 웃음이 멈춘 엘론드는 잠시 망설이다 슬그머니 미소를 띄웠다.
"안녕히 주무십시요. 숲의 왕이시여."
"그대도 좋은 밤이 되길."
다정한 말들이 오가고 한참 후에야 어린아이들 처럼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나란히 누운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단단하게 얽힌 손깍지에만 조금 힘이 들어갔을 뿐 이었다.
글
동양판타지AU 스란엘. 무제 2
한밤중의 산책은 어쩐일인지 계속 이어졌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 주변을 돌아볼 수 없게 되는 그 시간 즈음 엘은 슬그머니 정원에 나타나 미소짓곤 했다. 홀린듯 나서긴 했지만 이토록 매일같이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던 터라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지루하기만 한 궁에서의 낮생활보다 오히려 밤의 은밀한 산책이 좀 더 기다려졌다. 일국의 왕자가 남들의 이목을 피해 밤이슬을 밟는 것은 어찌보면 구설수에 오를 법한 행동이었지만 어찌됬든 무료하지 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란두일은 가볍게 웃어넘기며 매일 밤 발걸음을 옮겼다.
이야기의 주제는 무궁무진했다. 옛 시가에서부터 현재의 정세까지. 아무리봐도 일개 시종으로는 보이지 않는 견문과 지식의 깊이에 스란두일은 내심 놀라고 있었다. 가벼이 생각하고 내던진 말들이 심도있게 돌아오면 이쪽도 긴장하기 마련이라, 골똘히 생각하며 문답을 나누었다. 막 던져진 질문에 마무리 된 답을 내놓은 스란두일은 혀를 내두르며 한숨을 쉬었다.
"도무지 네겐 당해낼 수가 없구나. 조금 쉬자꾸나."
"제가 너무 깊이 파고들었던 모양입니다."
"아니, 그렇지 않다. 내 주관과 다르게 생각하는 이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건 귀한 경험이지. 내 많은 것을 배웠다. 네 지식의 깊이가 이토록 깊을 줄 생각하지 못하고 무리수를 던졌던 것이 오히려 나를 수세에 몰리게 했구나."
"그저 송구합니다."
"아니래도 그러는구나."
칭찬을 하면 슬그머니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가 단정했다. 과하게 희노애락을 표현치 않는 단아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토록 마음이 맞고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는 좀체 마주치기 어려운 법이라 조금은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좀 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낮까지. 아니 며칠 밤낮을 공들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은 자신의 나라가 아니었다. 힘과 권력을 휘두르기보다 조용히 위엄을 지키고 체통을 중시해야하는 일국의 대표로서의 위치를 늘 상기해야 했다. 굳이 욕심을 낸다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스란두일은 억지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권력이나 상하관계로 얽매이지 않은 관계. 어찌보면 친우親友 라 할 수 있는 그런 관계. 남들은 쉬이 가질 수 있는 것이었지만 천하를 가진 왕자에게는 함부로 가질 수 없는 것. 막연히 생각하던 그 자리에 어느새 타국의 청년이 스며든 것을 느끼며 스란두일은 작은 한숨을 내 쉬었다. 자꾸 꼬리를 물고 달려드는 생각을 털어버리려는 듯, 다른 것들로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숲으로 향하는 다리 근처까지 당도했다. 이곳을 지나면 꽤 오랜 시간을 돌아와야 했다. 그제서야 스란두일은 매번 자신의 의지대로 정원을 돌아다녔음을 깨달았다. 타국의 사신이야 늦잠을 자든 말든 상관할 자가 아무도 없었지만 엘은 아닐텐데. 아직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지위에 있는지도 묻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그 문제를 깨달은 자신을 책망하며 스란두일은 급히 걷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멈춘 행동에 조금 놀란 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선을 마주했다. 그 순간 우습게도 온갖 상념이 사라지고 엘의 모습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말문이 막혀버린 왕자를 대신해 입술을 연 것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이었다.
"혹 어딘가 미령하십니까?"
"그보다 달이 이미 기울기 시작했는데 괜찮겠느냐?"
그제서야 스란두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엘의 얼굴에 슬그머니 웃음이 돌았다.
"제 사정을 염두에 두고 계신줄은 몰랐습니다."
그리 말하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은지 엘은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다. 지금까지의 온 거리와 앞으로 가야할 거리를 가늠하던 입술이 이내 호선을 그었다.
"혹 괜찮으시다면 숲으로 가는 대신 연못은 어떻습니까. 달이 밝아 그 곳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역시 곤란한게로구나."
"그런것은 아니지만 꾸중을 하실분이 계십니다."
"그것을 곤란하다고 하는것이다."
"그렇습니까."
몰랏다는 듯 웃어보였지만 이내 제가 아는곳으로 안내를 하겠다는 엘의 행동에 덩달아 마음이 편해졌다. 오늘은 너무 오래 붙잡아두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스란두일은 엘에게 먼저 방향을 잡으라 자리를 비켜주었다.
곧게 뻗은 머리칼이 움직이는 모양새를 따라 이리저리 흔들렸다. 달빛을 받아 필시 흑단처럼 빛나는 모양새는 요요하게 빛났다. 검은색은 귀족의 색이라고도 했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절제된 미학과 고귀함이 엘의 수려한 얼굴과 합쳐져 도도한 멋을 풍겼다. 본국에서 쉬이 볼 수 없는 새까만 머릿결에 마음을 빼앗긴 스란두일은 어느새 연못에 다다른 줄도 모르고 한참 그의 뒤를 따랐다.
"어떠십니까. 진한 녹음도 좋지만 때론 이리 정취가 있는 곳도 괜찮지 않습니까?"
빙글 돌며 소개하는 엘의 손끝을 따라 시선이 향한 곳은 정말이지 그림같은 곳이었다. 정갈하게 파인 작지않은 연못에 고기들이 물살을 만들며 노닐고 있었다. 달빛이 온전히 내려앉은 못 한 가운데에는 아담한 전각이 있었다. 작기만 한 궁인줄 알고 있었는데 조금씩 안을 헤집으면 필시 산수화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 나온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랐다는 듯 스란두일이 엘을 바라보자 여느때처럼 그는 해사하게 웃었다.
"왕께서 그 자리에 오르시고 가장 먼저 손보신 곳입니다. 때때로 머리가 어지러우실 때 산책을 나오신다 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이곳은 왕의 소유가 아니냐. 이런곳에 마음대로 출입을 해도 되는것이냐."
"지금은 괜찮습니다. 밤에는 그 한 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그 한 분도 지금은 오지 못하시지요."
"너의 안위를 묻는 것이다."
"저는 괜찮으니 심려치 마십시오."
예상외로 딱 잘라 끊는 화법에 스란두일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체 누구일까. 이 야심한 시각에 왕의 정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 정도의 자란 말인가. 그리도 높은 지위에 있는 자더냐. 너는 대체..
잠깐 스치운 생각은 엘이 발걸음을 옮기자 다시 사르르 흩어졌다. 천천히 뒤를 좆으며 지나는 풍경에 시선을 주며 마음을 가다듬자 이내 한가로움과 평안이 밀려왔다. 높은 자면 어떻고 낮은 자면 어떠할까. 네가 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진데. 혼자 상념하고 혼자 깨닫고 혼자 부끄러워 하는것이 어느새 버릇이 된 것 같다고 느끼며 스란두일은 다시 시선을 바로했다. 여전히 곧게 뻗은 머리칼이 눈 앞에서 흔들렸다.
연못의 둘레를 따라 정자로 향하는 동안 둘은 말이 없었다. 끊임없이 움직인 터라 조금은 고단한 몸을 이끌고 계단을 밟았다. 언제라도 누구라도 쓸 수 있도록 정갈하게 펴놓은 자리는 아마도 왕의 자리이겠지. 새삼 죄책감이 느껴졌지만 스란두일은 내색하지 않고 엘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 올랐다. 맞은 편이 아닌 자신의 곁에 자리한 이는 적어도 자리에 없는 왕을 배려하는 듯 보였다. 상석이 비어진 기묘한 위치에서 둘의 눈이 마주쳤다.
"피곤하십니까."
"괜찮다. 너는 어떠하냐."
"오랫만에 밖에 나와 맑은 공기를 접하니 기분이 상쾌하여 좋습니다."
"원래 밖에 나오질 못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그저 일이 있어 나오지 못했을 뿐입니다. 심려치 마십시오."
슬쩍 내리깔았다 뜨인 눈에 맑은 생기가 돌았다. 쳐다보던 모습 하나하나가 어쩐지 눈에 익었다. 마치 잘 그려진 초상화 속 미인이 아닌가. 하나하나 생김새를 관찰하던 스란두일은 무심코 입을 열었다.
"이곳의 관습은 우리와 달라 눈이 즐겁구나. 단정하게 내려빗은 머리가 네게는 꽤 잘 어울린다."
"전하께서도 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만."
"우리는 머리를 함부로 풀지 않는다. 머리를 풀 때가 정해져 있는데 아비의 죽음. 어미의 죽음. 그리고 정혼하는 밤. 이 세 번 뿐이란다."
조곤조곤 설명을 하는 스란두일의 모습을 엘은 그제서야 찬찬히 바라보았다. 언제나 시선을 맞추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관찰을 하는 모습은 처음이었기에 스란두일은 조금 긴장했다. 자연스럽게 경직된 입가의 근육을 눈치챘는지 이내 시선을 돌린 엘은 답지않게 조금 손장난을 치며 말을 이었다.
"전하의 비가 되실분이 조금은 부럽습니다. 귀한 모습을 보시게 되는 것 아닙니까."
"보고싶으냐?"
"농입니다. 그저 이곳에서는 혼인을 하고도 머리를 완전히 틀어올리지는 않는 터라 흥미가 일었습니다. 무겁지는 않으십니까?"
"어릴때부터 하고 다녀서 그런지 그다지 부담이 되진 않는구나. 궁금하냐?"
"조금은요."
작게 웃어보이고 시선을 돌린 옆모습에 괜시리 가슴이 두근거렸다. 꽤나 괜찮은 그림일 듯 싶었다. 새까만 머리칼을 곱게 틀어올린 채, 은색의 관으로 고정시키고 술을 늘어뜨린다면 필시 이국의 왕이라 해도 믿을 것 같았다. 조금 흥미가 일어 골똘히 생각하던 왕자는 빙긋 웃으며 엘을 쳐다보았다.
"어떠하냐. 한번 해보겠느냐? 내게 여분의 장신구가 있을 터인데."
"예?"
"나는 어자피 머리를 풀지 못하니 대신 네가 머리를 틀어보면 어떻겠느냐."
즉답 대신 웃기만 하는 엘을 앞에둔 채, 스란두일은 홀로 즐거워졌다. 가져온 것들 중에 공들여 세공한 은관이 있을 터였다. 흥미는 욕구로 이어졌고 기대감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미 마음은 그득히 채운 채,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를 보며 엘은 제멋대로의 결정에 반박조차 하지 못한 채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도 보고싶으십니까."
"기대가 되서 그런다."
"...그저 틀어올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만."
"그럼 내일 밤은 어떠하냐."
"내일 말입니까."
"내가 머무르는 전각으로 오너라. 혹여 남의 눈에 띄면 네가 곤란하지 않겠느냐."
혹 안달내는 것 처럼 보일까 진중하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충분히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 곤란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가늠해보던 입술에서 겨우 승낙의 말이 나왔다. 조금 늦게 찾아뵈도 괜찮겠느냔 말에 성급히 고개를 끄덕이던 스란두일은 자신의 행동에 우스운지 웃음을 터트렸다. 필시 소꿉놀이 하는 계집아이같은 모양새가 아니던가. 괜시리 헛기침을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는것을 지켜보던 엘이 덩달아 웃음을 터트렸다. 무얼 그리 안달하시냐며 늦지 않게 가겠다고 답하는 모습에 멋적은 미소를 짓던 스란두일은 어쩐지 민망한 마음에 멀찍이 밖으로 시선을 던져 놓았다.
참으로 편안한 시간들이 흘렀다. 일찍 들여보내겠다는 아까의 다짐은 눈 녹듯 사라졌고 둘은 또 오래도록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로 나흘 째의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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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동양판타지AU. 스란엘. 무제.
이제서야 겨우 혼자가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환대에 왕자는 처음에는 기꺼워했으나 곧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호의를 받아들였다. 갓 왕위에 오른 젊은 왕은 자신보다 아주 조금 나이가 많을 뿐이었다. 축하사절로 오긴 했지만 왕자 역시 이런 자리가 불편했다. 애초에 왕자의 나라와 적대적인 곳이다. 새로운 인물을 왕좌에 올린다고 그 핏줄이 어디 가는것은 아니었다.
그보다 더 이목을 끄는것이 있었다. 새로운 왕이 들어선 나라에 옛 왕가의 핏줄이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사라진 옛 왕가는 왕자의 나라와 연이 닿아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는 왕자는 아니었지만 핏줄로는 왕가의 혈통이다. 그가 멀쩡히 살아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라, 저도 모르게 왕자는 미소지었다. 어릴 적 수도없이 보았던 위인들의 이야기이자 세상에 떠도는 모든 아름답고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의 시초였다. 왕실의 서고에서 보았던 초대 왕가의 왕과 왕비의 초상화를 왕자는 머릿속에 기억해두고 있었다. 평소라면 성질대로 반항하고 오지 않았을 곳이었지만, 옛 왕가의 핏줄에 대한 호기심이 좀 더 컸던 왕자는 애써 표정을 숨긴 채 발걸음을 옮긴 터였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쉬이 얻어지지 않았다. 성대하게 벌어진 연회의 상석에 앉아 다른 이들의 소개를 받고있던 왕자는 은근슬쩍 지나가는 투로 옛 왕가의 후손에 대해 물었으나 왕은 곤란한 얼굴로 몸이 아파 자리를 나서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 한마디를 경계로 심기가 조금 어지러워졌다. 무언가 마음에 차지 않냐는 왕의 하문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왕자는 여독을 핑계로 자리를 일찍 털고 일어섰다. 흥미가 가는 것이 없는 번잡한 곳에서의 예의는 이만하면 차린 듯 했다.
숙소로 주어진 월화원의 정원을 거닐던 왕자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아직 집권 초기의 왕권은 가냘프기 그지 없었고 세수 또한 든든하게 뒷받침되지 않는 듯 보였다. 각국의 사절들이 머무르는 곳은 화려하기보단 정갈했고 소박한 맛이 있었다. 어느정도 상황을 예상하고 오긴 했지만 막상 당도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한숨이 나오는 것 만큼은 막을 수 없는 일이라, 왕자는 번잡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나마 잘 다듬어진 정원과 중간중간 숨통을 틔워주는 연못, 본국보다 울창하지 않아도 꽤나 멋들어지게 솟은 나무들은 고향을 떠올리게 했다. 저도 모르게 나무들이 모인 쪽으로 다가간 왕자는 제법 튼실하게 위용을 자랑하는 나무에 손을 얹은 채 위를 올려다보았다. 좋은 향기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오동나무 같았다.
"오동나무 입니다."
마음 속의 언사가 밖으로 나온 줄 알았다. 홀린듯 돌아본 뒤쪽엔 묘령의 사내가 서 있었다.
"혹 궁금하실까 싶어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가볍게 예를 갖추는 사내의 머릿결이 곱게 흔들렸다. 이곳의 관습에 따라 풀어헤친 머릿결은 꽤 정돈이 잘 되어 있었고, 가벼운 차림의 의복이었지만 꽤나 정갈했다. 홀연히 나타난 청년에게 시선을 빼앗겨 멍하니 쳐다보던 왕자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인사를 받았다. 슬쩍 관찰하는 시선에 청년은 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린우드의 전하시지요."
"나를 아느냐."
"뵙는것은 처음이지만 소문으로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소문이라, 필시 좋은 소문은 아니었겠구나. 나에 대한 것이었다면."
"황공한 말씀을.."
"너는 누구냐."
당연한 물음에 청년은 조금 당황하는 듯 보였다. 쳐다보는 시선은 올곧았지만 그 속에 섞인 망설임을 왕자는 눈치챘다. 이 늦은 시간에 관도 쓰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있다면 시종일 수도 있었다. 먼저 말을 걸어오긴 했으나 어쩐지 흥미로워진 왕자는 먼저 입을 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다. 때론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송구합니다."
"아니다. 그보다 내게 무슨 볼일이 있는 것이냐."
"그런것은 아닙니다. 산책을 하시다 나무를 보시기에 혹 이름이 궁금하실까 싶어서.."
쌉싸름하게 웃는 모습이 어쩐지 가슴에 와닿았다. 그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웃음이 번졌다.
"나에 대한 소문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예?"
"그린우드는 숲으로 둘러쌓인 나라다. 그런 왕국의 왕자가 설마 나무의 이름을 모를까."
조금 당황한 모습이 또다시 눈앞에 펼쳐졌다. 송구합니다..하며 거듭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재미있는 자로군. 한밤의 적적한 산책에 혹 도움이 될까 싶었던 왕자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리 송구하면 오늘 나와 함께 산책을 하는것은 어떠하냐."
"같이 말입니까."
"싫으냐."
"그럴리 있겠습니까. 따르겠습니다."
살짝 고개숙이는 모습에 또다시 흥미가 일었다. 흐르듯 움직이는 머리칼에 어쩐지 시선이 뺏겼다. 요망한 밤이군. 천천히 웃던 왕자는 막 뒤를 따르려던 이의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그린우드의 왕자 스란두일이다. 다음엔 이름으로 불러주면 좋겠구나. 온화하게 미소짓는 왕자의 앞에서 몇번 이름을 되뇌이던 청년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엘.. 이라 불러주십시오."
"그래, 엘. 기억하고 있으마."
휙 돌아 성큼성큼 걷는 왕자의 뒤를 청년이 조심히 따랐다. 두런두런 이야기가 이어지는 정원에 커다랗고 흰 달이 둥실 올랐다. 맑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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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호온 빗7] 중간계프리덤 부스에 나오는 스란엘 떡제본(19금) 수요조사합니다. (13) | 2013.07.11 |
글
"그러고보니 말이지. 좋은 술이 들어왔어."
모처럼 들뜬 목소리가 들려오자 스란두일의 미간이 되려 찌푸려졌다. 늘어져있던 소파에서 겨우 고개를 들자 바쁘게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며 꽤나 고심하고 있는 엘론드가 보였다. 한참을 열중하는 그 모습에 한숨을 쉬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자 마치 주문이라도 된 듯, 엘론드는 움직이던 손을 멈춘 채 스란두일을 쳐다보았다. 한심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왕의 태도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웃으며 말을 건넸다. 분홍색이 예쁠 것 같나, 노란색이 예쁠 것 같나? 답지 않은 그의 질문에 스란두일은 그저 한숨을 쉬어냈을 뿐이었다.
결국 분홍색이 좋겠다며 이제껏 만져대던 비단을 곱게 말아 포장하는 것으로 엘론드의 바보같은 행동이 마무리된 줄 알았건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안쪽으로 향했던 손에 가득 들린 것은 따지않은 포도주 병과 와인잔이었다.
"정말 마시게?"
"자네답지 않은걸? 혹 지금은 내키지 않는건가?"
"베푸는 호의를 거절하는것은 신다르의 특성이 아니라네."
"괜한 걱정을 했군."
밀봉된 병 입구를 뜯으며 엘론드가 웃어보였다. 흥분감에 조금 상기된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맑은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술은 달큰한 포도향을 품었다. 건네진 잔을 받아든 스란두일이 정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처음도 아니면서 무슨 긴장을 이리 하는지."
"딸이라잖나. 딸은 처음이니 말이야."
"아들은 취급도 안해주는군."
"그 아이들은 둘이 함께 손잡고 나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됐잖나."
"핑계한번 좋은데."
맞닿은 잔에서 맑은 소리가 울렸다. 가볍게 한모금 넘긴 스란두일이 입술끝을 살짝 핥았다. 좋은 술이군. 한마디 칭찬을 내뱉은 뒤, 다시 한모금 넘기는 것을 본 엘론드가 완연하게 웃었다.
"자네가 좋아할 줄 알았지."
"임라드리스의 군주께서 손님의 취향에 맞추어 술을 내올 줄이야. 정말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나보군."
"그전까지의 예우는 소홀했다고 힐책할 셈인가?"
"그럴리가. 임라드리스에 공급되는 포도주의 품질과 손님접대의 방식은 익히 알고 있다네. 다만 정말 기분이 좋아보여 농담한 것이니 너무 새겨듣지는 말아."
"사실 가슴이 너무 뛰어 견딜수가 없네."
쑥스러운 듯, 잔에 남은 포도주를 단숨에 비운 채 엘론드는 열오른 얼굴로 스란두일을 쳐다보았다. 한심하게 쳐다보는 표정이 콱콱 얼굴에 꽂혀도 별 수 없었다. 바로 엊그제, 켈레브리안을 보살피던 엘프에게 뱃속의 아이가 여자아이 일거란 이야기를 전해들었던 터였다. 딸이라니. 막연하게 다가온 새 생명의 존재에 설레임과 사랑스러움이 더해졌다. 엘라단과 엘로히르가 있었기에 내심 바래왔던 여자아이였지만 막상 확인받고 난 뒤의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쁜 일과로 불철주야 뛰어다니면서도 아직 배가 불러 거동이 어려운 켈레브리안에게로 종종 달려가 손을 잡아주느라 분에 넘치게 다가온 이 기쁨을 오롯이 느낄 시간도 마련하지 못했던 차에 찾아온 손님이 바로 스란두일 이었다. 꽤나 풀어진 얼굴이었는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엘론드에겐 그마저도 웃음으로 번졌다. 기쁨의 바다에 자신을 던지기에 혼자는 너무 외로운 차였다.
"그리도 좋은가."
툭 던져진 물음에 쉬이 대답할 수 없었다. 행복하게 웃는 모습에 졌다는 듯, 스란두일은 엘론드에 손에 있던 병을 빼앗아 다시 잔을 채웠다. 미끄러지듯 담긴 술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막 자신의 잔에도 따라내려는 동작을 제재한 엘론드가 또다시 병을 빼앗은 채, 스스로 잔을 채워냈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딸아이를 위한 건배를 해도 괜찮을까?"
"자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친우의 미소에 스란두일은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어쩐지 단단히 굳어진 마음에 당혹감을 느꼈다. 새로 채워넣은 크리스탈의 잔속에서 술이 흔들리자 저도 모르게 흔들리는 감정을 희미하게나마 알아차렸다. 씁쓸해지는 기분이 티가나지 않도록 스란두일은 부러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엘론드의 아이를 축복하며 건배했다. 기꺼이 잔을 맞대고 단숨에 술을 들이킨 두 엘프는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다. 후끈한 감각이 몸을 달구고 친우의 웃음소리가 행복하게 귓가를 울렸다. 아까의 이질적인 감정은 천천히 가라앉아 스란두일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졌다. 지금은 저 웃음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것이 그에겐 더 중요했다.
"한잔 더 할텐가?"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 좋을텐데."
"자네에게 그런 말을 듣는게 정말 놀랍다는거 알고 있나?"
"그럼 자네가 이리도 풀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겠군."
"가끔은 괜찮을 것 같아서 말이야."
다시금 병을 기울이는 엘론드의 행동에 스란두일은 어쩔 수 없단 듯 짧게 혀를 차올렸다. 하지만 순순히 내밀어진 잔에 엘론드는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가득 채워진 잔을 부딧히는 소리가 로드의 방안을 몇번이고 채웠다. 모든것이 행복하고 좋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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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두이야기하니까 예식때문에 구두신어야하는 마롣보고싶다. 어자피 예전의 구두는 스틸레토에 남자들이 많이 신었으니까. 평소에는 안신더라도 예식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선 신었으면 좋겠다. 길갈라드는 의외로 균형점이 높아서 잘 신고 버티는데 엘론드는 못버티면 좋겠다. 긴장하지 않으려고 애를써도 엄청 긴장해서 자꾸 삐끗삐끗 거리는거. 린돈에 있을 적이니 길갈라드 얼굴에 먹칠안하려고 애쓰는데(심지어 걷는 연습도함) 잘안됨 ㅜㅜ
근데 또각이면서 걸어오는 스란전하 좋다. 뭐야 그것도 못걸어? 이러면서 휘청이는거 부축해서 근처 벤치에 앉혀준 스란전하가 문득 엘론드 신발을 벗기더니 뭐가 비뚤어졌네 'ㅅ' 이러고 툭툭툭툭 고쳐버림. 그러다 영안되겠는지 한참을 자기꺼랑 바라보다가벗어줌. 자네가 이걸 신게. 사이즈도 비슷한거같고 굽이 휘어져서 익숙하지 않는 이가 신었다간 금세 자네처럼 넘어지고 말거야. 이러면서 자기 구두 벗어서 신겨주고 자기는 그 휘청이는걸 도로 신고감. 스란두일은 아주 어릴때부터 즐겨신어서 쉽게 안넘어짐. 그러다가 정작 예식 시작해서 거하게 넘어지면 좋겠다. 진짜 콰당하고 넘어진담에 헤헷 거리고 일어나서 다시 자세잡는데 뭘 모르는 놀도르들은 풉 웃고있고 오로페르도 어이구 바보멍충이 이러고있는데 엘론드만 조마조마...나때문에 넘어졌어..
확실히 스란두일이 신던 구두는 밑창대어져있고 쿠션도 붙어있고 발이 엄청 편함. 처음으로 구두신었는데 긴장되지 않는 편안함을 맛봄. 린돈에 당분간 손님이 머무니까 엘론드는 바빠지는데 한번 찾아가야하는데하는데..하면서 날짜가 미뤄져버림.
일틈새에 낑낑대다가 결국 마지막 떠나는날에서야 엘론드는 겨우 짬을 내. 잘 닦아서 손질해놓은 구두를 포장한 뒤 부리나케 뛰어서 떠나려는 신다르 일족에게 왕자를 뵙고십다 청하지. 이미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편한신을 신은 스란두일은 화색을 하면서 반겨.안그래도 만나고싶었는데. 네게 줄게있다. 하면서 잘 손질된 구두를 건넴. 굽도 고쳤고 자기것처럼 이것저것 손본 탓에 훨씬 상태가 좋아져있어.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원래 스란전하 구두도 건넸어. 하지만 스란두일은 받지않았음. 나는 왕궁에 내것으로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 그것은 네게 선물로 주마. 이러고 쿨하게 떠나가버림. 졸지에 구두를 두개나 선물받은 엘론드는 불현듯 돌아선 등 뒤로 고마웠다고 소리지름. 힐끗 바라보며 손을 흔든 스란전하와 그렇게 헤어짐...
글
스란엘. 뱀파AU. 비 오는 밤.
지독히도 짜증나는 밤 이었다. 비는 흔들리는 마차의 유리창을 무수히 때리고 그 자국을 남겼다. 애꿎은 시가의 끄트머리만 손 끝으로 눌러대다 짜증섞인 목소리를 내 뱉으니 앞의 시종이 움찔하며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썼다. 녹색의 프록코트는 습기에 형편없이 흐물거렸고 어제 새로 산 실크햇에 달린 비로드 장식은 축 쳐져있어 현재의 기분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사려고 했던 경매품을 놓친 것에 대한 부아가 다시금 치밀어 올랐다. 더럽고 치졸한 글로르핀델. 관심도 없던 조각상에 10만 파운드까지 부른 이유가 고작 내게 우월감을 표시하기 위함임을 내가 모를 줄 알았나. 어쨌거나 스란두일은 하인도 통하지 않은 채, 스스로 일어나 경매가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각상을 낙찰받지 못했다. 미청년의 나신을 조각한 대리석이었다. 제작자도 알 수 없는 작자 미상의 것이라 처음에는 기대조차 하지 않으며 잡담을 하던 그였다. 그러나 그 조각상을 가렸던 휘장이 벗겨지는 순간 스란두일은 첫 눈에 반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단아한 이마. 마치 색이 있었다면 불그스름했을 통통한 뺨. 날카로운 턱선. 목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잔근육들은 너무나 아름다고 황홀했다. 넋을 놓은 자신을 두고 주변이들이 남색가라며 수군대는 목소리들이 들려왔지만 아무래도 괜찮았다. 저것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달게 인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의 꿈 이었다. 결국 글로르핀델의 손에 넘어간 조각상은 단숨에 휘장에 감긴 채, 상자로 포장되어버렸다. 집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존심을 낮추어 한 번만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요청하는 언질을 시종을 통해 보냈지만 돌아온것은 유감이라는 말 한 마디가 전부였다. 그렇게 그린우드의 스란두일은 말그대로 체면을 구겨버린 참이었다.
점점 차게 굳어지는 주인의 얼굴을 흘끗 올려다 본 시종은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천성이 난폭하지는 않았지만 다혈질에 혈기왕성한 주인은 가끔 끓어넘치는 화기를 달래기 위해 밤새도록 말을 달리거나 희안한 트집을 잡아 시종들을 밤새 못살게 굴었다. 잠들지 못하는 것보다 걱정스러운것은 까탈스러운 주인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어서 시종은 자신에게 애꿎은 화가 미치기 전에 저택에 도착하기만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저택의 근처로 온 마부가 잠시 대문이 열리는 속도에 맞추기 위해 마차를 멈추었다. 환하게 주인을 맞이하려 불켜진 저택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빗줄기 속에서도 그 위용을 자랑했다. 이윽고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리자 다시 속력을 내는 채찍소리에 맞추어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부는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며 급하게 고삐를 잡아당겼다.
"무..무무무슨일입니까!!!!!"
"그..그..저기..그..."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단번에 들어도 불쾌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가 마차 안에서 들려오자 마부는 우물쭈물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시종이 있는 창 쪽으로 다가갔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창문을 두드리자 소리를 내며 열린 창문 틈으로 시종과 주인의 얼굴이 내비쳤다.
"그..주인님. 바닥에..왠 놈이 쓰러져있는데요..!?"
"뭐? 여기는 주인님의 저택영지 안쪽이다.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시종이 더욱 당황해 마부를 쳐다보았지만 마부는 몇 번이고 앞쪽의 바닥과 시종을 번갈아 보았을 뿐, 아무런 말도 더 잇질 못했다. 잠깐이나마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시간에 짜증이 난 스란두일은 시종을 툭툭 치며 밖으로 나가보라 턱짓했다.
제에길, 그냥 지나가면 되는것이지. 이 밤중에 여기 무슨 사람이 있다고. 졸지에 안맞아도 될 비를 맞게된 시종은 중얼중얼거리며 겉옷으로 대충 빗물을 가리고 마부와 함께 그가 가리키는 쪽으로 향했다. 과연 무언가 거뭇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시덥지 않은 쓰레기일 것이라고 주억거리던 시종은 얼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말로 사람 모양을 하고 있자 아이쿠, 하는 소리와 함께 제자리로 주저앉고 말았다. 반대쪽 창문을 열고 그들을 주시하고 있던 스란두일은 고개를 갸웃하며 큰 소리로 마부에게 살아있나 확인해 보라 명했다.
"살..살아있습니다요!! 맥이 뛰는것 같은데요!! 주인님!!"
살아있는 사람이 이 시간에 나의 저택안에 쓰러져있다..라. 스란두일은 묘한 호기심이 생겼다. 민가에서는 꽤나 떨어져있는 곳인데 구태여 이쪽까지 와 쓰러질 연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어쨌든 살아있는 자를 빗속에 내버려두는 것은 자신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다시한번 크게 소리쳐 그를 마차로 데려오라 명한 뒤, 스란두일은 지팡이를 치우고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느덧 조각상은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어떤 자일까. 남자? 여자? 노인? 그도 아니면 아가씨? 즐거운 상상속에 풀어진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그때, 마차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시종과 마부가 비에 쫄딱 젖은 채, 끌고온 자는 남자였다. 고급 원단으로 만들어진 의자가 젖을까 싶어 망설이던 시종은 바닥으로 그를 밀쳐 올렸다. 졸지에 스란두일의 발치에 엎드린 그에게서는 비맞은 짐승에게 나던 퀘퀘한 냄새가 났다. 단번에 얼굴을 찡그리며 코를 쥔 주인의 눈치를 보던 마부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 주인님. 저택으로 향할깝쇼. 그래. 아, 넌 자리가 없으니 마부와 함께 앉거라. 조금 투덜투덜대던 시종은 어자피 홀딱 젖어 마차에 오를 수도 없다며 굽신댔고 천천히 마차의 문이 닫혔다.
출발한 마차의 덜컹거림에 엎드려 있던 자의 얼굴이 슬쩍 드러났다. 차마 손 댈 수 없어 발 끝으로 건드려 보던 스란두일의 행동이 멈춘 것은 그 때였다.
'이 아이...아까 조각상의 그 아이잖아...?'
젖었다는 것도 잊은 채, 손을 뻗어 눈감은 그 얼굴을 좌 우로 돌렸다. 비를 맞아 열이 올랐는지 발갛게 달아오른 뺨이 싱그러웠다. 조각상은 소년의 어릴때의 모습이었는지 지금은 완연히 자라 청년, 아니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나이로 보였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다. 고작 조각상 따위에 연연해 할 것이 아니었어. 게다가 스스로 내 저택을 향했으니 이 자가 나의 소유라는 것은 증명할 필요도 없었다. 무심코 닿은 온기에 투정을 부리듯 기울어지는 고개에 화들짝 놀라 손을 거둬들였다. 얼마나 쳐다보고 있었을 까. 마부의 거친 목소리로 저택에 당도하였다 고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한 스란두일은 축 쳐진 실크햇을 머리 위에 얹은 채, 지팡이를 짚고 반대쪽 문으로 내렸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집사가 우산을 가져와 수발을 들었다. 관심없는 척, 도도한 표정으로 스란두일은 집사에게 명을 내렸다. 안에 있는 자를 깨끗이 씻겨 내 방에 데려다 놓도록. 오랜 시간 주인을 모셔왔던 집사는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여보였을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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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스란엘. 동양풍AU. 비녀.
품에 있던 온기가 달아나버리는 통에 왕자는 슬쩍 무거운 눈꺼플을 들어올렸다. 급하게 매무새를 정리하는 뒷모습이 보였다. 움직임에 따라 흔들거리는 흑색의 머리칼이 폭포수처럼 어깨위로 내려앉는 모양새를 주시하던 왕자는 더듬더듬 근처에 놓인 나비장 안쪽을 더듬어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그리고선 마악 옷가지를 챙겨입고 머리쪽으로 손을 올리는 이의 팔목을 잡아당겼다.
"...깨셨습니까."
폭삭, 제 위로 나동그라진 이는 미간을 찌푸릴 법도 하건만 그저 순하게 잡아당긴 이를 올려다보았다. 채 묶지 못한 머리칼이 그대로 어지러이 흩어졌다. 윤기가 번지는 머리칼은 흡사 밤의 하늘 같다고 생각했다. 이 나라의 지존이면서도 태양과 같이 빛나는 자신의 머리색과는 정 반대였다.
"일어나게, 불편하지 않은가."
손수 몸을 일으켜 누운 이의 어깨를 들어올렸다. 이제는 완연히 자신의 모습을 보게된 이의 머리칼을 손끝으로 훝어내려 고르게 만들었다. 조금 더 가까워진 거리에 숨을 들이마시며 조절하는 엘론드의 낯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하지만 왕자는 개의치 않았고 이제는 숫제 접문이라도 하려는 듯, 밀착해 양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어느새 감겨 잘게 떨리는 속눈썹을 감상하며 미소지었다. 솜씨좋게 슥슥 올려진 머리칼을 이리저리 틀고 아까전에 꺼내둔 금색의 비녀를 가로질러 꽂았다.
묵직하게 올라가는 느낌에 감긴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반 장난으로 해보았을 뿐인데 의외로 어울리는 모습에 할 말이 없어졌다. 이래서야..무어라고 놀릴 수도 없었다.
살짝 가늘어진 눈매가 놀란 얼굴을 관찰하다 더듬더듬 손을 올려 머리를 매만졌다. 곱게 틀어올려진 모양새를 훑고 비녀에까지 손이 올라섰을 때, 그의 고운 이마가 살짝 찌푸려졌다.
"..전하. 저는 여인이 아닙니다."
매정한 손은 무어라 말 할 틈도 없이 비녀를 빼냈다. 순식간에 풀린 흑색의 머리칼이 요동을 치며 흐트러져 아까처럼 어깨에 닿아버렸다. 멍하니 모습을 보고있다가 그가 비녀를 앞에 슬쩍 던져두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화가난 것 같은 모습에 웃음이 났다. 혼자 웃음을 삼키며 비싯비싯 웃다가 그의 손목을 잡은 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평소와 같이 반항하다 못 이긴 척, 품으로 들어온 이를 껴안고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였다.
"화가났느냐."
"...아닙니다."
"그 비녀는 여인의 것이 아니니라."
"....전하."
"내 것이다. 그러니 화내지 않아도 된다. 엘론드."
작게 한숨쉬는 소리가 품 안에서 들렸다. 하지만 이내 따스한 온기가 흐릿하게 등을 타고 올라왔다. 왕자는 작게 웃으며 그대로 몸을 기울였다. 두터운 원앙금침 위에 금과 흑. 두 가지의 색이 어지러이 흐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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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드디어 끝났습니다..장장n달의 삽질이..ㅜㅜㅜ
3만자를 쓰기위해서 몇날 며칠을 몸부림쳤던가 생각하면 참 한숨이 절로 나오는 과정인것같습니다 ㅠ 매일매일 원고하시는분들 글/ 그림 쓰시는 분들 진짜 대단하신거같아요 ㅠㅠㅠ 연재, 혹은 단편을 주로 하다보니까 어떤 이야기를 매듭지어본게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이런식으로나마 책을 내고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을(수도 있는) 기회를 경험해봤다는게 정말 뿌듯한 기분인 것 같아요 ㅠㅠㅠ
선뜻 반부스 같이 써주시고 마지막날까지 원고하느라 고생하신 조각비님, 위탁을 맡겨주신 시카님. 두분도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 제가 부스참가로는 두번째지만 혼자 준비했던건 첨이라 이것저것 머리를 써보았는데 뭘 어케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ㅠㅠㅠ 뭔가 불편한점이 있으셨거나 하면 어쩌지어쩌지하고 맘졸였는데 행사가 무사히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인 것같아요! 신간 너무너무 잘봤어요 ㅠㅠ 아직 시카님 책 중 가장 야하다던(!) 책은 맨정신에 봐야지 하고 못본 상태인데 얼른 퇴근하고 봤으면 좋겠네요 ㅎㅎㅎ
페라님, 기린님 ㅠㅠ 제가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맛난까까도 주시고 ㅠㅠ어허유ㅠㅠㅠ 이제서야 기억이 났는데 저 동인지 보여드리기로 했었네요? 짐이 많아서 진짜 머릿속이 새하얗게 날아간 것 같아요 ㅇ<-< 언제한번 따로 뵙고 독서회라도 열어야 할 것 같아요 ㅎㅎㅎ 대부분 있으시겠지만 보여드리고 싶은 책이 많기도하고 덕톡 너무 좋아요>< 일용할 양식주신거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슈크림은 방금전에 얼려서 해치웠고 비스코티? 비스코스? 여튼 요 예쁜 과자는 이따 저녁에 간식으로 먹어야겠어요 엉어유ㅠㅠㅠ다음에는 시간 넉넉하게 해서 뵈면 좋겠어요!
워터멜론 슈님, 세오니님! 전 사실 얼굴 기억을 잘 못해서 세오니님 첨에 인사드렸는데 슈님이 그새에 염색을 하셨나 ㅇ0ㅇ 이러고 혼자서 생각했는데 나중에 슈님이 오시더라구요. 아이고 이놈의 기억럭....OTL 저희 뒷 부스셨는데 바빠서 제대로 인사도 못드리고 그런 것 같아요. 아쉽아쉽. 다음에 또 만날일이 있다면 인사부터 제대로 드려야 할 거 같아요 ㅋㅋㅋㅋ세오님 신간도 넘넘 잘봤어요 ㅠㅠ 슈님건 아직 제대로 정독못해서 오늘 밤 할 예정이긴 하지만요 ㅇ_<
공일님, 냥삼님! 두분 다 너무 아가씨신데요! 배포지도, 책도, 팬시도 넘넘 예뻐서 읽고 보는 내내 두근두근 했어요 ㅎㅎㅎ 팬시는 나중에서야 더 사려고 가보니까 ㅠㅠ 이미 두개는 매진 ㅠㅠㅠ 그래도 마지막건 제가 가져왔죠! 다행이에요 ㅠㅠㅠ 냥삼님 책 덕에 할디레골 생각보다 팬덤 늘어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앞으로 더 많이 그려주세요 ^0^ 씽난다 ㅋㅋㅋ
그리고 공일님 ㅋㅋㅋㅋ 에델바이스 책보고 살짝 놀랐어요 ㅋㅋ큐ㅠㅠ 이 이야기는 우리 1월 1일이 지난 다음에 하기로 해요 ㅋㅋㅋ 사람 생각이 각각 달라도 이렇게 비슷할 수 있구나! 라는걸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ㅋㅋㅋㅋ 하긴 원래 스란엘이 좀 짠내가 나긴해요 흑흑흑 앗참 그리고 삼비님 ㅋㅋㅋㅋㅋㅋ 저흰 트친이 아니고 서로 모르지만 ㅋㅋㅋ 즐거웠어욬ㅋ 마카롱은 맛나게 드셧나요 ㅋㅋ 왠지 탐라의 아이돌이신것 같아서 재미있는 저 ㅋㅋㅋ 우리 1월 1일날 꼭 교류하면 좋겠네요 ㅋㅋㅋ 반지랑 호빗 파세요 << ㅋㅋㅋㅋ
류하님! 스란두일 등신대가 경매들어갔을때 저는 류하님의 손에 들린 봉투를 보고야 말았어요. 아 그러쿠나 저것은 내것이 아니구나. 하하호호 ㅠㅠㅠㅠㅠㅠㅠㅠ휴완전 부럽습니다 ㅠㅠㅠ좋으십니까! 어엉어어 좋으냐고퓨ㅠ 전하 품이 좋으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이건 딱히 부러워서 그런건아닙니다 흑흑 그치만 진짜 예뻐서 부러웟...그래 부러웠어요! 흥! 큨ㅋ큐ㅋㅋㅋ 시중에 잘 없는(?) 부자책도 내주시고 흑흑 감사합니다 ㅠㅠ 요즘 제가 엘프분이 많이 부족했어요 ㅠㅠ엉어유ㅠㅠ부산이라 머셨을텐데 무사히 돌아가셨는지 궁금하네요 ㅠㅠ 다음엔 날짜 편히 잡아서 한번 뵈면 좋겠어요 U///U
카르님! 카르니뮤ㅠㅠ넘 짧게 왔다가셨어ㅠㅠㅠ엉어엉어유ㅠㅠㅠ 친구분이랑 오셔서 더 잡아둘 순 없었지만 그래도 정말 아쉬웠네요 ㅠㅠ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조만간 꼭 비님과 양꼬치를 먹으며 술잔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욜로님 ㅋㅋㅋ 책 완매(맞나!) 한거 넘 축하해옄ㅋㅋㅋ갈라마님이랑 행복하닠ㅋㅋㅋㅋ 이제와선 아쉬운 마음만 가득가득하지만 그래도 좋은 몸종(?) 만나서 마님도 행복하시지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슈리아랑 같이와서 이녕 이뿌다고도해주고 헤헤 여러가지로 도움 많이 받은것 같아서 언젠가 밥이나 한끼 먹어야지 하고 생각만(!) 늘 열심히 하는거 같당 ㅋㅋㅋ원고 두개하느라고 수고 많이 했엉!! 컬러책 진짜 잘나왔더라! 보면서 헉헉댐 ㅋㅋ큐ㅠㅠ
달님! 멀리서 와주셔서 진짜 감사해요 ㅎㅎㅎ 어쩌다보니 제가 금수본을 내서 ㅠㅠㅠ 보실게 없었지만 흑흑 우리 1년반 후에는 꼭 뵈여 ㅠㅠㅠㅠㅠ아니면 그전에라도 제가 스란엘을 연성하게된다면 전연령가를 내지않을까..< ㅋㅋㅋㅋ큐ㅠㅠ 스란엘시장이 많이 좁아져서 넘 슬프네여 ㅠㅠ 그러니까 존잘님이 어서 연성을 하시는 수 밖에 없어요! 앞으로 연성 기대할께요+_+
그리고 제가 닉을 까먹긴 했지만 온리전에서 안나스란 내주신 모님 ㅠ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ㅠ 전세계에서 저 혼자 글연성 하는줄 알았어요ㅠㅠㅠ 캐릭터노선이 다르긴하지만 정말 인포에서부터 안나 라는 글자를 보고 정말 기절할 것 처럼 놀래서 저희부스에서는 그 책을사려고 오시자마자 눈에 불을 켜고 달려갔었드랬죠.< 넘 반가운 마음에 냅다 제 트윗아이디를 던지고 오긴 했는데 넘 부담가시면 추가 안해주셔도 돼요 흑흐규ㅠㅠ 전 그냥 너무 반가워서 ㅠㅠㅠ 그림러는 그래도 존잘님들이 계시지만 글러는 진짜 저 혼자인거 같아서 (쭈글 암튼 넘 반가웠어요! ㅠㅠ
제가 분명...분명 빼먹은 분이 계실지도 몰라요 ㅠㅠㅠ 진짜 기억력이 3초라서..ㅇ<-< 얼굴기억 못하는것도 다반사인데 이름을 적어놓을걸그랬어ㅠㅠㅠ흑흑흑 진짜 먹을것도 많이주시고 ㅠㅠㅠ인형 예쁘다고 칭찬 많이해주시고 ㅠㅠ 너무너무 감사합니다ㅠㅠ엉엉어유ㅠㅠㅠ
책 사주신 분들도 넘 감사합니다. 닉네임이 오타가 날 줄 몰랐던 제가 지금까지 딱 2개의 오타를 찾았다는 내용인데요.....
혹 보실진 모르겠지만 초반의 2시대 라고 나온 단어는 3시대가 맞습니다 OTL 원고를 넘기고서야 발견해서 소리를 질렀다는 후문인데요ㅠㅠㅠ시간을 몇세기 거슬러올라가서 스란엘을 애기로 만들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ㅠㅠㅠㅠ
진짜 넘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10여년 전 절반동주최와 다른 모님의 주최로 열렸던 온리전을 상기하면서 그땐 그랬지.. 라는 생각도 들고. 많이 변한 분위기나 진행방식같은것을 비교해보기도하고 혼자서 꿍얼꿍얼 마음에 행복함 가득 담아둔 시간이었어요 ㅎㅎ 행사진행하신 주최분들 반년넘게 행사 신경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고 참가하신 분들 모두 행복한 시간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0^
후기 엄청길다(,..) 제가 항상 인평은 잘 안쓰긴 하는데 오늘따라 주저리주저리 쓸게 많네요 ㅋㅋㅋ
진짜 몇년만에 반지쪽 동인지꽃는 곳에 새 책이 들어오는건지 모르겠어요 ㅋㅋ 그 흥분감에 여기저기 방방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에와서 더 다양해진 캐릭터 해석과, 같은 방향 다른 느낌의 캐와, 새로운 소재들 그리고 뉴페이스 스란두일(ㅋㅋㅋ)덕에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기되서 너무너무 기뻐요 ㅠㅠ 호빗 2편이 개봉하고 제가 드워프에 발을 담글지 안담글진 잘 모르겠지만 엘프파도 좀 많이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흑흑 특히 스란엘<<<
그리고 인형 꾸미느라 진짜 고생 많이했는데 뻘짓도 예쁘게 봐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사진찍으시구 예쁘다고 말씀해주시고 ㅠㅠ 혹 궁금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거지만 스란두일 ver (루츠 이벤트헤드 2011) 엘론드 ver (k-doll kill-u) 입니다!
엘론드는 문양맞추는것 때문에 낑낑댄 것 빼고는 괜찮았는데 스란두일...전하..전하.ㅎ..ㅎ.ㅎㅎ... 앞판뒷판 옷본조각 도합 22판의 전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그래도 예쁘게 나와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욬ㅋㅋㅋㅋㅋㅋ전하 전하꺼는 내가 안감도 달았다고 ㅋㅋ알어?ㅋㅋㅋㅋㅋㅋㅋㅋ엉엉 저눔의 왕관...좀 허접해보이긴하지만 그래도 없는것보단 낫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구요 ㅠㅠ 나뭇잎으로 가리니까 좀 낫지 않나요< 아니면..아니면 그냥 울구요..<
와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친구 위탁찾으러였지만 먼길와서 중생에게 마카롱 드랍하고가시고 이녕 바디도 빌려주신 리리님 완전 사랑합니다!!!! 부스+ 스란두일/ 엘론드 이녕코스 사진은 밑에 올릴께여!!!!
마지막은 슬쩍 손잡는 스란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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