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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2.15 엘프 합작 공개!
- 2014.02.15 스란엘. 장교와 의사.
- 2014.02.15 스란엘. 귀족과 남창 2
- 2014.02.09 스란엘. 네임버스. 현대 AU 1.
- 2014.02.08 스란안나. 키스.
- 2014.02.08 엘웨오로. 태양의시대.
- 2014.02.06 머크우드 온리전 홍보짤 2 2
- 2014.02.05 안나켈리. 처음
- 2014.02.05 머크우드 온리전 정식참가 모집. 4
- 2014.01.31 스란엘. 새벽의 속삭임. 2
글
http://blog.naver.com/ghkepf/140206806250
와....와...진짜 말이 안나올 정도로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좋아 ㅠㅠㅠㅠ어뜨케 ㅠㅠㅠ존잘님들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편집도 진짜 잘하셨고 ㅠㅠ으어어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편집을 기다리는 슬픔.....두려움ㅋㅋㅋ큐ㅠㅠ
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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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스란엘. 장교와 의사.
시카님 : 스란엘로 살짝 근대...젊은 장교인 스란은 전쟁영웅인데 다리를 다쳐서 일선에서 물러났음..근데 전쟁의 기억때문에 PTSD에 시달림...근데 말안해서 다른 사람은 모르고...다리 때문에 의사인 엘론드랑 만났는데 엘론드는 빈민대상으로 막 봉사하는 의사라 항상 자금이 모자람. 근데 봉사 일 도와주는 애가 레골라스임. 레기가 전쟁터에서 돌아온 아버지 때문에 고민하는걸보고 도와준다고 했는데....존나 으르렁거리는 스란을 보고 한숨쉬는 엘론드...스란이 의사라는 놈들은 믿을 수가 없다고 튕기니까 꼭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고 시간이 나면 가끔 와서 티타임이나 하자고 함...레기가 어떤 일을 하는지 말해준다고 꼬심..ㅇ 스란은 거기에 혹해서 승낙함. 스란은 전쟁나가기 전에는 레기가 엄마 뱃속에 있었고 돌아오니 애 엄마는 죽어 있어서 멘탈이 바슬바슬한데 레기는 또 엄빠없이 집사랑 같이 살아서 또래보다 어른스러움. 그래서 스란은 레기랑 서먹한데... 스란은 엘론드한테 치료를 받는데 그러다가 패닉상태에 빠져서 엘론드한테 상처를 입힘. 스란은 충격받음+레기도 다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별장에서 혼자 살겠다고 떠남. 레기는 머..아니에게 왠 날벼락이여...좋아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아빠가 사라져버리니까 레기도 멘탈 파사사ㅏ사ㅏㅏ....엘론드는 다친건 난데 왜 이렇게 가해자같은 느낌인가 억울해하면서도 스란을 데리고 오려고 떠나는데...그래서...잠도 제대로 못자고 챙겨 먹지도 않고 폐인꼴된 스란을 엘론드가 돌봐줌....스란이 평소처럼 악몽에 시달려서 엘론드가 옆에서 도닥도닥해주는데 스란이 엘론드한테 먼저 키스해라..근데 엘론드가 거부하지 않으니까...진도를....!
그렇게 시카님의 빛나는 썰에서 반짝반짝 눈물이 솟아나와 소녀의 가슴에 떨어져 버렸으니..!
일어나선 되려 당황한 두일이주세욬ㅋㅋㅋㅋㅋ자네가 여기에 왜 있지..? 이러면섴ㅋㅋㅋㅋㅋ지가 박아놓고 당한것마냥 반응할거같구ㅋㅋㅋ 아픈허리를 부여잡고 자리피하는데 도통 꽁한거< 막 스란두 엘론드가 자기 그렇게 보는거 눈치채고있었는데 자기 정신이 혼미한 틈을 타 몸 들이댄걸로 막 오해하곸ㅋㅋ되게 별장은 별장인데 오지산간이라서 쉽게 가지도 못하곸ㅋㅋㅋ한집 다른곳 ㅋㅋㅋㅋㅋㅋㅋㅋ을 바라보고 데면데면하는거 좋아욬ㅋㅋㅋㅋ자기도 허전하고 엘론드도 다리 절뚝거리는거보고 흐음..싶으면서 내가 잘못했나..ㅋㅋㅋ
가만히 있다가 제정신인거같으니까 성질내는것도 좋아요. 아니 먼저키스해놓고 기억 못한다고 우기면 답니까? 아픈건 난데 당하긴 또 자기가 당한것처럼. `ㅅ' 되려 세게나오니까 화가난 듯 쾅 문 닫고 나가는데 밖은 눈보라< ㅋㅋㅋㅋ그래서 쿨하게 다시들어가서 비비적대는 엘론드도 좋아요. 눈만 그치면 갈꺼요! 이러면서 소파에 주저앉아서 스란두일이 먹다만 커피를 홀짝<
설상가상으로 전기가 끊기고 밤에 폭풍우가 치고 연료도 떨어져가서 거실에 오도카니 떨어져 앉는데 평정을 가장하곤있지만 점점 떨리는걸 엘론드가 알아채고 슬그머니 일어서서 진정제 가지러가는데 쾅 하는소리가 들리며 나무부서지는소리가 들리는데 그소리가 포탄떨어지느소리랑 비슷해서 엉겁결에 비명지르는 스란두일이라던지. 놀라서 달려가는데 이미 패닉상태에빠졌고 엘론드는 스란위에올라탄 채 진정제놓으려고하지만 주사바늘 다 튕겨내고 떨림이 멎질 않아서 엘론드는 일단 한대 쥐어 패서 몸이 멈춘 틈을 타서 진정제 투여하고 몸부림치려는 스란을 껴안고 괜찮다며 품안에서 꼬옥꼬옥<<
진정제의 특성상 몸 열을 빼앗아가는데 점점 차가워지는 몸을 부벼주려 노력하지만 불도 꺼져가고 바람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스란두일은 울기시작하고 아오 씨발 몰라. 하면서 옷벗긴 채 입부터 맞추는 엘론드 주세요 'ㅠ' 담날도 분명 스란이 먼저 깨는데 이번엔 저번과 달리 중간에 제정신으로 왔다갔다해서 엘론드가 자기보듬어주는 소리도 들렸고 껴안아주는것도 다 느낀 스란이 어쩐지 부끄럽고 쑥스러워서 자리먼저 피한새에 엘론드가 눈뜨고 씁쓸하게 혼자 벗겨진 채 이불덮은 자기몸 보면서 이게 뭐하는짓이냐. 짝사랑은 그만두자며 허탈하게 웃는거 좋아요. 그렇게 각자 방에서 씻고나와서 데면데면하게 밥 먹고 있는데 스란이 어색하게 몸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엘론드가 신경끄시라고. 이제 귀찮게 않할테니까 걱정 마시라며 농담처럼 넘기는데 분위기가 벌써 다른거지. 아 이게 아닌데;; 근데 엘론드한테 뭐라 말할 것도 없고 보니까 지난번일도 자기때문에 엘론드가 손해본건데..사과할 기회를 매번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 스란이 일부러 커피타서 곁에 두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순간 레기가 눈을 뚫고 별장에 들어옵니다(...) 걱정되서 온거였는데 부산스레 사람들 막 데리고 와버린덕에 암말도못한 채 그렇게 헤어져버리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와서도 그래도 뭐 다음주면 만날수 있겠지 라면서 일말의 기대를 가져보는데 이제 엘론드 집에 안옴 ㅋ 초조하게 전화를 해도 안받음 ㅋ 편지 씹음 ㅋ
은근슬쩍 아들에게 물어보는데 레기가 막. 아 요즘 선생님 바쁘세요. 새 프로젝트도하고 환자들도 많아져서요..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그랬는데.. 이래서 일부러 연락도 못해. 진짜로 큰맘먹고 슬쩍 병원 근처를 지나는데 말도 못하게 바쁜 엘론드 모습만 보이고 그렇게 아 이게 진짜..사랑이었는데. 놓쳐버렸구나. 씁쓸하게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스란. 그리고 술집에 다니길 시작하는데 이게 사실 몸에 되게 안좋은거라.. 약하고 상성이 별로라 레기가 걱정하면서 엘론드에게 상의하고. 엘론드 입장에선 깨끗하게 잊자며 미친듯이 일하다보니 솔직히 안보이니 잊는다고 괜찮다 싶었는데 스란이 저런다니까 걱정도 되고 은근슬쩍 조언도 해주고 하는데 레기는 내심 아빠한테 가주길 바라는거지. 그래서 시간나면 가보마 하고 언질만 주고 한참이 지났는데 스란두일은 이제 술만먹는게 아니라 바에가서 사람도 꼬시고 하여튼 좀 방탕하게 돌아다님. 근데 하나같이 입맞추고 방에만 들어가서 불을끄면 소리를지르고 바들바들 떨어대서 상대가 다 도망가는거. 나중엔 술집에 소문이나서 아무도 상대를 안해주니까 술먹고 행패나부리고. 그래도 군인신분이고 지위가 있으니까 함부로 건들질 못하고 그러다 간만에 일이 끝나서 피로나 풀자 하고 엘론드가 들린 술집이 우연히 거기였을 뿐이고. 한구석에 앉아 행패부리고 있는 스란두일을 보자마자 멈칫하는데 웨이터가 괜찮다고 저러다 잔다며 손님을 호객하는데 그거에 말려서 엘론드는 바텐더에게 스란두일의 근황을 듣는다. 잠자리도 못하면서 꼬셔가긴 엄청 꼬셔가고 술도 늘었고 헛소리도하고 하여간 총체적난국이라는 이야길 듣고 좀 화가남. 지가 거부했으면서 왜 또 실연남행세야. 잊기로한건 한거고 이거대로 짜증이 남. 친구를 보낸 후 다시 바에들어선 엘론드는 곧장 스란두일에게 다가가서 그를 일으킴. 이미 흐릿해서 얼굴이 보이지않음. 술취해서 웃으며 허리를 감아올리며 스란두일은 호쾌하게 앞으로 나감. 오늘은 헌팅에 성공했다는 듯 주절대며 엘론드를 더듬고 입맞추려고 하는데 엘론드가 거부함. 사람이 많아요. 부끄럽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스란두일은 밖으로 나감. 집까지 오는길에서도 스란은 추행을 멈추질 않음. 결국 막 나가려던 레기가 문을 열고 미안하다며 아버지를 부축해서 방으로 들어옴. 근데 레기가 일이있어서 나가봐야한대. 어자피 내일 휴일이니까 내가 오늘 봐주마. 다녀와라. 하고 레기 보냄. 방으로 들어온 엘론드를 스란은 양팔을 뻗어 끌어안음. 내가 예전에 보았던 미인과 닮았는데/침대위에서 다른남자이야기하는건 어느나라법도지?/미안미안. 근데 너무 닮았어. 꿈을 꾸는 것 같군/좋아했나?/..아마도? 그렇지만 침대위에서 다른남자 이야긴 안해도 될것같은데? 이러면서 손뻗어오는 스란두일을 엘론드는 역시 거부하지 못함. 마지막 한마디 떄문에 흔들렸지 뭐. 그래서 결국 자기로 결심하고 불을 껐는데 또 발작이 일어남. 뒤로 한참 도망가서 바들바들 떠는 스란을 엘론드는 가슴아프게 쳐다봐. 전혀 나아진게 없어. 처음과 똑같아. 하긴 약먹으면서 술먹으니 더했지. 그래서 예전에 하던대로 엘론드는 그냥 스란두일을 껴안아줘. 혼자 진정하는것 밖에 방법이 없어. 그렇게 둘은 걍 잡니다. 담날 아침이 되고 스란두일이 눈을 떴음. 또 깨질거같은 머리를 움켜쥐고 이젠 맘대로 술도 못마시겠다며 혀를 차는데 옆에 사람이있어서 화들짝 놀램. 평소같으면 도망가는데; 누구지; 하고 봤는데 엘론드야.
진짜 식겁하고 놀래서 움직이지도 못하니까 엘론드가 그 서슬에 깨버림. 눈을 뜨고 마주친 눈을 스란두일이 먼저 피함. 오늘은 그래도 먼저 자리를 뜨진 않았네요? 이러면서 엘론드가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입음. 상황판단이 안돼..우리설마..설마../잤죠. 이러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엘론드가 한심하단 눈으로 쳐다봐. 일단 좀 씻고나오죠. 술냄새에 쩔었네. 이러고 밖으로 먼저나감. 남겨진 스란은 아주 하이킥을..!
별로 표정이 좋게 변하진 않았지만 엘론드는 이번엔 멋대로 일어서지 않았음. 스란두일이 다음 이야기를 꺼낼때가지 들어줌. 저번에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솔직히 나도 내 감정이 혼란스러운데 자꾸 자네 생각이 난다고 그래서 저번에도 사과하려고 했는데 의도치않게 자네를 몰아붙인거 같아 내내 맘이 안좋았다고 고백했음 그걸 듣고 엘론드가 뚱한 표정으로 까딱임. 솔직히 기분이 나쁘진 않아. 저 고집불통에 자존심 센 인간이 앞에서 저러고 있는걸보니 짠하기도하고 쏘쏘해. 그치만 좀 강하게나 나오던지 무슨 비맞은 강아지마냥.. 비스듬히 몸을 기울인 엘론드가 조금 남은 머그잔을 돌리며 딴청을 부렸어. 나도 당신이 좋아요. /뭐?/좋다구요.
근데 솔직히 그전까지 좀 짜증났어요. 혼자 오해하고 혼자 피해자인것마냥 하고있다는게 나로썬 기분좋진 않았다며 주절주절 털어놓았어. 진짜 죄인처럼 얼굴도 못들고 있는 스란두일을 보니 좀 불쌍하긴 해.
그래서 좀 보려구요. 솔직히 고백이니 뭐니 그런 간지러운걸 당신이 할 리도 없으니까 그런건 거두절미하고. 우리 기간을 좀 두죠. 이러면서 딜을 시작함. 목표는 트라우마가 모두 고쳐질 때 까지. 당장 마음이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스란두일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지만 엘론드는 아랑곳하지 않았음. 일단 술부터 좀 끊고. 운동좀 시작하고. 검사도 체계적으로 받../그러니까 자네도 날 좋아한다는거지?/...그게중요해요?/중요하지/뭐..좋아요. 하지만 지금은 완벽하진 않아요. 당신이 모두 나았을 때 쯤, 다시 고백하면 그때가서 생각해보죠. 어깨를 으쓱거리는 엘론드를 보며 스란두일은 좀 열정적인 눈으로 그를 바라봄. 엘론드/왜요/안아봐도 되나?/아. 침대라면 사절이에요. 완벽하게 나으./아니 지금..지금 말이야. 한번..이라도/....뭐 그 정도는 어렵지 않으니까. 말이 떨어지자마자 스란두일이 자리에서 일어남. 지팡이도 짚지 않은 채 절뚝거리며 다가와 무너지듯 엘론드를 끌어안음. 솔직히 좀 이런 저돌적인 방식이 의외기도 하고 늘상 껴안았던 어깨에 안기는것이 기분 나쁘진 않았음. 피식 하고 웃고있으려니 스란이 꼭 껴안은 걸 놓아주지 않으면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계속 속삭여대. 직접적인 말들을 계속 듣고있자나 얼굴에 열이올라서 엘론드는 딴청을 부리지. 그러니까 고백은 나중에 듣겠다니까..요.. 하면서 한참을 그렇게 껴안고 있었다는 이야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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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스란엘. 귀족과 남창 2
스란두일은 밤을 지새운 뒤에 아침에서야 정신을 차렸음. 엘론드는 항상 느지막히 일어나는 터라 집안은 고요했음. 글을 배운적이 없어서 무어라 적어놓고 나가진 않았지만 스란두일은 자신이 그동안 받은 것 중에 가장 기본적인 옷이나 구두 빼고는 모두 모아 침대위에 놓고 집을 나섰음. 더이상 곁에 있기 두려워서. 돈주고 날 샀는데 가만히 있는것조차 무서웠음. 어자피 나는 그분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으니 착각을 하는것도 자유였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축시켰음. 더이상 곁에 있어봤자 득없이 실만 될거라는것을 스란두일은 알고 있었음. 근본도 없는 천한 남창을 데리고 있다는것이 나름의 귀족급인 엘론드에게 좋지 않을거라는 것은 뻔한 거였음. 게다가. 자신이 더 이상 그의 곁에 있을 수가 없었음. 어젯밤은 분명 악에 받친 채로 덤빈거였지만 다른 마음도 있었음. 우아함. 깨끗함. 모든것들이 자신과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고귀함. 자신까지 받아줄 수 있는 인품. 재력. 모든것이 부러웠음. 부럽고도 탐이나고 개인적으로 연민을 느꼈음. 곁에 있으면 언젠가는 한번쯤 바라봐주지 않을까. 언젠가는 나도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꿈꿨음. 남창답게 처절하고 주제에 맞는 꿈을 꿨음. 그러나 어젯밤 엘론드는 스란두일에게 절망만을 안겼음. 부끄러움. 그것 뿐이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한번도 보지 못한 그 연민의 표정. 숱하게 자신의 위를 지나간 그 표정을 엘론드가 지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음. 그제서야 스란두일은 모든것이 꿈이라는 것을 깨달음. 난 이분처럼 변할 순 없구나. 뼛속까지 나는 쓰레기구나.
안개를 헤치며 걷던 거리는 어느덧 햇살이 가득했음. 모든것을 버려두고 나온 터라 주머니엔 한 푼도 남아있질 않았음. 스란두일이 있을 무렵 엘론드는 집안의 모든것을 그에게 맡겼음. 실수하는대로. 잘하는대로. 돈도 맡기고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맡겨왔지만 그것들을 가져오지 않은 건 마지막 자존심이었음. 그렇게 거리를 걷고 하염없이 걸어 예전의 동네로 돌아왔음. 갈곳이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했음. 분수대에 앉아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는데 예전에 엘론드와 만났던 구석진 거리가 눈에 들어왔음. 벌써 몇달 전 이었지만 아직도 생생했음. 새벽에 가까울 시간이었지. 하며 상념에 젖어있을 때, 누군가가 어깨를 툭툭 쳤음. 고개를 들자 험상궂은 모습의 사내 둘이 스란두일을 내려다봤음. 어이 형씨. 생각하는데 방해해서 미안한데 여긴 우리자리거든. 흔히 있어왔던 건달들의 알력다툼이었음. 스란두일은 말없이 일어나려했지만 강한 힘이 어깨를 짓눌렀음. 에이. 뭘 또 일어나기까지 하려구. 그냥 자릿세만 내면 돼지 안그래? 건들건들 웃어보이는 모습에 조금 위축된 스란두일이 덤덤하게 입을열었어. 저 돈 없어요. 그건 내가 봐야 아는거고 니 말을 믿을수가 있나. 솔직히 덩치보고 만만찮다 여기려고 했는데 존대말에 눈치보는 모양새를 보고 건달들은 꺠달았어. 좀더 위협적으로 나오며 스란두일을 가운데에 둔 채 껴 앉았지. 대놓고 몸을 더듬으며 동전을 찾았어.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험상궂은 건달 하나가 다른 이에게 눈짓을 했어. 형씨 저기로 좀 갈까? 스란두일은 일어서는 순간 도망치려 했지만 멀리가지 못했어. 노련한 손놀림에 제압당하고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밀착해 뒷골목으로 끌려갔어. 이미 그쪽에는 건달 패거리들이 모여있었어. 눈짓을 하고 스란두일이 들어서자마자 무릎을 꿇리고 있는 옷들을 뒤졌어. 조끼의 안쪽 주머니까지 뒤진 건달들은 정말 한푼도 없음을 알게되고 건달 두목은 거지새끼 데려오지 말라며 건달들에게 소리쳤지. 가만히 몸을 옹송그리고 있던 스란두일은 그저 참았어. 어자피 건달들은 돈이 없단걸 알게되면 놔줄거야. 그런데 그날따라 두목의 심기가 편하질 않았어. 억지로 스란두일을 일으켜선 빙글빙글 웃으며 복부에 주먹을 꽂았어. 그러길래 돈이 없으면서 분수대에 앉으면 쓰나~ 스란두일을 향해 폭력을 휘둘렀지만 건달들 모두가 긴장했어. 반항할 새도 없이 몇대 맞고 코피흘린 채로 헐떡거리던 스란두일이 바닥으로 무너지자 건달들이 그를 중심으로 원을 그렸어. 똑바로 못하냐는 잔소리를 듣고 잘하겠다며 맹세하는 그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어. 나랑 별반 다를것 없는 놈들이 다른 척 하고 있어. 하지만 가만히 있었지. 더이상 분란을 만들고 싶진 않았어. 엘론드에게서 도망쳤지만 막 살겠다고 나온건 아니야.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을 그 때에 어떤 건달녀석 하나가 조그맣게 두목에게 고했어. 근데 두목. 저새끼 저거 남창같아요. 뭐? 따가운 시선들이 스란두일에게 내리꽂혔어. 중간쯤 되어보이는 어린 놈이 더듬거리며 멀쩡할때는 긴가민가했는데 저 꼴 보고 생각났다고. 저아랫쪽 창녀굴에서 남자들한테 다리벌리던 놈이었다고 그제서야 스란두일의 눈이 그자에게 향했어. 하지만 건달두목은 그 눈빛에서 두려움을 보았지. 천천히 다가서며 스란두일앞에 쪼그려앉았어. 너. 남창이냐? 스란두일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 그나마 자존심으로 눈을 부릅뜬 채, 바라보고 있었어. 하지만 그 짧은 눈싸움으로 이미 승패는 결정나있었어. 더러운 손으로 스란두일의 볼을 쓰다듬으며 두목은 말했어. 어쩐지 꼴리게 하는 냄새가 나더라니. 닳고닳은 년이었구만?
근데 썰인데 그냥 건너뛰면 안되나. 하여튼 그렇게 신나게 굴려지고 오랫만에 느껴보는 굴욕감에 눈물이 줄줄나는데 한번에 두개세개 막 들어오고 비명지르면 조여댄다고 엉덩이 철썩철썩 쳐대고 몇시간을 굴려지고 해가 뉘엇뉘엿 지고서야 끝이나고 두목이 옷입혀줘야한다고 엘론드네서 입고온 옷을 다 갈기갈기 찢어서 그위에 뿌려두면 좋겠다. 넋나가서 눈물도 안나온 채로 움직일 여력도 없이 그렇게 뒷골목에 방치된 스란두일. 솔직히 아예 힘다 빠진건 아닌데 자기가 넘 비참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분의 곁에서 뛰쳐나와 고작 하는게 몸 굴리는것밖에 안된다며 자조적인 웃음반 울음반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한밤중이 되고 슬슬 쑤신 몸을 일으켜 어덯게든 이자리를 벗어나야겠다 생각하는 순간 발소리가 들리는거지. 너무나도 익숙한 발소리. 저도모르게 숨죽인 채, 죽은듯 누워있는데 발걸음이 골목 끝에서 멈췄고. 똑바로 자신에게 걸어왔고. 여전히 똑같은 차가운 표정으로 엘론드는 자신을 보며 입을 열었음. 일어설 수 있어요? 정신을 잃은 척 하고 싶었는데 미동도 않는 모습에 스란두일은 눈을 뜰 수밖에 없었음. 옷이 찢어진 것을 살피고 자신의 망토를 빼네어 스란두일을 감싸고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지켜보았음. 그러나 쉽진않지. 비틀거리자마자 곁으로 가서 그를 부축 하고 큰길가에 서있는 마차로 데려갔음. 처음과 같이 스란두일은 그의 마차에 올랏고 처음과 달리 아무런 말도 하지않은 채 둘은 다시 엘론드의 집으로 돌아왔음. 마차에서 내려서 집으로 들어서려는데 스란두일이 움직이지 않아. 엘론드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자신은 이곳에 들어갈 염치가 없대. 그제서야 엘론드는 스란두일의 눈을 보며 입을 열어. 염치가 필요한 곳이 아니니 자네가 원한다면 들어와도 좋네. 어쩐지 명령같은 그 말투에 스란두일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음. 예전과 같이 목욕을 하고 부엌에 가서 먹을것을 먹은 뒤 엘론드는 스란두일을 재웠음. 침대에 올라가 눈을 뜬 채로 대체 오늘 하루 무엇을 했는지 자신을 질책하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음.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이 쳐진 창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는데 엘론드가 밖으로 향하고 있었음. 조용히 홀로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평소 느지막히 외출을 하던 모습과 동일했음. 발걸음은 어느샌가 엘론드의 뒤를 좆고있었음. 평소보다 조금 빠른 엘론드의 걸음에 스란두일은 불편한 몸으로 그를 미행했고 당도한 곳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음. 아까 자신이 있었던 곳임. 엘론드는 잠시 앞을 바라보다가 골목 안쪽으로 숨어들었음. 이곳 저곳 길을 안다는 듯이 돌아다니며 은밀한 곳을 휘젓고 어떤 작은 헛간같은 곳에 멈추었음. 심호흡을 한 뒤 노크도 없이 들어간 곳에서 스란두일의 발걸음이 멈추었음. 더이상 들어갔다간 들켜버릴 지도 몰랐음. 헐거운 문 틈 사이로 안쪽을 보려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음. 그때 희미한 비명소리가 들려왔음. 스란두일은 이런 류의 비명을 잘 알고 있었음. 사창가에서 흔히 들리는 소리였음. 그런데 엘론드가 들어간 곳에서 들려왔음. 엘론드가 위험한거..? 머리보다 몸이 빨랐음. 흔들거리는 문을 조심히 제치고 들어가 안쪽으로 향했음.
더러운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는 와중에 희미힌 불빛이 어룽댔음. 스란두일은 소리를 죽이고 그곳으로 향했음. 안쪽의 침실이었나본데 조심히 머리를 들이민 스란두일은 숨을 쉴 틈 없이 그자리에서 멈춰버렸음. 상상도 하지 못할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져있었음. 가녀려 보이진 않았지만 유약해 보이기만 하던 엘론드의 손 끝이 건달두목의 목줄기를 한 손으로 조르고 있었음. 허공에 둥둥 떠서는 신음을 내뱉으며 살려달라고 비는 꼴이 우스웠음. 그러나 엘론드의 손아귀가 좀더 조여들었고 눈이 튀어나올정도로 열오른 두목은 발버둥치며 밀어내려 애썼음. 이미 곁에 있던 창녀 하나는 숨이 끊어진 듯,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음. 조금씩 조여가던 손아귀에서 어느순간 뚝 하는 소리가 들렸음. 천천히 옆으로 기울어진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꺾였음.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은 엘론드는 그의 벌어진 목덜미를 파헤치고 속삭였음. 네 죄를 사하러 온 것이다. 죽은줄로만 알았던 몸뚱이가 부들부들 떨렸음. 그릉그릉한 목소리가 살려달라 빌었음. 하지만 부러진 목뼈로 사는것은 사는게 아니라는걸 스란두일은 알고있었음. 천천히 고개를 숙인 엘론드는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두목은 비명을 질러댔음.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엘론드는 미동하지 않았음.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지만 스란두일은 곧 그 생각을 후회했음. 엘론드가 일어났고 곁으로 비켰을 무렵 제법 덩치가 있던 건달두목은 마치 굶주려 죽은 시체처럼 바싹 말라있었음. 천천히 죽은 창녀에게 다가간 엘론드는 채 감기지 못한 눈을 감긴 채, 성호를 그었음. 늘 보아왔던 얼굴에 입가가 부자연스럽게 다가왔음. 엘론드가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을 때, 스란두일은 안쪽에서 반짝이는 송곳니와 입가에 묻은 피를 발견했음. 마른침이 목안쪽을 넘어갔고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음. 엘론드가 시체를 수습하는 사이 스란두일은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킨 채, 밖으로 나왔음.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침대위에 누운 스란두일은 엘론드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소리를 들었음. 본능적으로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려고 노력했음. 거짓말처럼 방문이 열렸고 다가오는 엘론드의 발소리가 들렸음. 그는 한참동안이나 스란두일을 쳐다보았고 이마를 짚어 열이 있는지 확인하고 방을 다시 나섰음. 그렇게 스란두일은 뜬눈으로 밤을 새웟음.
아침이되고 새들이 지져귀는소리가 들리자 스란두일은 자리에서 일어났음. 꿈일거야. 오랫만에..더러운 일을 당해서 꿈을 꾼 걸테지. 암. 무슨 그런 소설같은 일이 일어나. 하하. 억지로 웃은 스란두일은 씻으려 욕실로 향했음. 하루 가출을 했지만 평소와 다를바가 없었음. 욕실로 가서 물을 긷고 세수를 하려 막 고개를 숙인 그 때에, 스란두일은 실내화를 신은 자신의 발을 보았음. 새하얀 실내화가 새까맣게 변해있었음. 어제 신발조차 잃어버린 스란두일은 꿈속에서 실내화를 신고 나갔었는데....
등골이 오싹해지는것을 느끼며 스란두일은 흐릿한 거울을 쳐다보았음. 초췌한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그 등 뒤로 어느새 열린 문 틈으로 엘론드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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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엘. 네임버스. 현대 AU 1.
이세계의 사람들은 손목 안쪽에 이름을 갖고 태어남. 그건 연결된 정인의 이름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을 노출하고 거리낌없이 부르며 소통함. 대신 짝을 만나거나 결혼한 경우엔 그 이름을 가림. 서로에 대한 예의랄까. 그리고 짝이 있다는 증거가 되지.
굳이 그사람과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지만 짝을 찾는게 되게 당연시 되는 분위기 ㅇㅇ.
현실 AU로 엘론드의 손목은 항상 시계로 가리워져 있어서 확인할 수 없었지만 길갈라드는 꾸준히 대쉬하고 곁에서 보살펴 주고 있었고 엘론드는 은근슬쩍 정인을 찾으면 좋겠다. 스란두일 또한 바로 곁에서 정인을 찾고 있는데 바람둥이면 좋겠다. 굳이 정인과 이어지기만 하면되지 애인사귀라곤 안했자나? 이러면서 아무나 만나서 자고 그러면서 은근슬쩍 손목 확인하고 아니면 ㅃㅃ 하는 스란두일 보고싶다.
어느날 엘론드가 일하는 바에 스란두일이 왔는데 오자마자 주위가 술렁술렁. 소문의 그 사람이잖아? 하고 엄청 수군거림. 스란두일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의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데 엘론드가 그날의 전담 바텐더인거. 길갈라드는 솔까 스란두일이 난잡하다는걸 알아서 별로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여기서 불리는건 대부분 이름이 아닌 성이라 이름도 모르고. 하여튼 둘이 만남.
처음엔 잘 모르고 껄떡대다가 엘론드가 말없이 가려진 손목을 가리키자마자 임자가 있는 줄 알고 다른사람을 찾아보려 했는데 분위기도 그렇고 단골들 수군거리는 걸 들어보니 엘론드는 그냥 바에서 하도 귀찮게 구는 사람들이 많길래 가리고 있는거라고 이야기를 들었음. 그걸 알고 스란이 엘론드 꼬시려고했는데 전 원나잇 안합니다 라고 딱 거절하는 엘론드보고 호기심이 동해서 뭐야 그럼 원나잇 아니면 괜찮아? 하고 추근추근 거리는걸 길갈이 바텐더에게 찝적대려면 나가 ㅇㅇ 해서 못하고. 거절당한적 없었던 스란두일이 거절당하고 나니까 자존심이 쎄서 이거 좀 먹음직스러운데? 하고 엘론드를 노리는거 좋다. 장난식으로 가려진 이름이 뭔데? 라고 물어도 안알려주고 ㅇㅇ. 하여튼 그날부터 매일같이 가게로 찾아오는 스란두일. 매일매일 데쉬하고 집갈때까지 데려다주고 하니까 소문 다남. 이목도 쏠리고 부담스러워 죽겠는데 스란두일은 거절할 생각이 없어보임. 근데 바람둥이라고 소문난것 치곤 생각보다 매너도 좋고 일단 잘생겼기떄문에(...) 엘론드는 좀 두근두근 함. 누가 자기 공주취급해주고 떠받들어주는데 싫어하겠어. 하여튼 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길갈라드가 그거보고 속터지는거지.
길갈라드는 사별남이면 좋겠다. 일찍이 정인을 만나 결혼했는데 사고로 부인이 죽어버렸음. 그 뒤에 어릴적 같은 학교를 나왔던 엘론드를 만남. 솔직히 그전부터 맘에 있었는데 다시만나고나니까 이건 운명인거같아. 엘론드 손목에 새겨진 이름이 자신이 아니라는 걸 분명 알아. 그렇지만 자신은 이미 정인이 죽어버렸으니 굳이 그런거 안믿어. 자신의 눈과 가슴을 오히려 믿는거지. 근데 그걸 엘론드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왔어. 비록 오랫동안 곁에서 엘론드를 도와주고 이런저런 편의를 봐주고 있지만 말야. 치기어린 감정을 가졌을 때는 엘론드에게 울면서 고백도 해봤어. 하지만 엘론드는 쓸쓸한 눈으로 그저 안아줬을 뿐이야. 그 이후로 성적인 접촉은 ㄴㄴ. 되게 그냥 애틋한 선후배사이로 남아있었어.
근데 스란두일이 나타나서 겁나 공주대접하고 챙겨주고 그러는걸 보니까 좀 화가나는거. 더 웃기는건 가소롭다 생각했는데 엘론드가 흔들리고 있다는거야. 정인을 만날 때 까지 애인도 사귀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하던 모습과는 좀 다르잖아. 왜 자신은 안되는건지 좀 화가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하여튼 그렇게 하고 있던 어느날.
엘론드는 피곤해졌어.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애정이 안느껴졌다면 거짓말이야. 매일같이 부담스럽게 나오는 스란두일에 휘말려 어느순간 계약연애같은 기간을 갖기로 해버렸어. 기간은 백일. 그 짧은 시간내에도 꿈쩍하지 않으면 스란두일이 포기하기로. 솔직히 마지막 단어만 들려서 불현듯 끄덕여버린게 사실이지만 어쨌든 스란두일은 애인사이가 되었다며 번호를 귀신같이 따갔음. 오히려 그러니 오는 시간이 줄었어. 띄엄띄엄 문자하는 시간만 늘어갔지. 사람이 매일보이다가 안보이기 시작하면 주변 관심도 꺼지기 마련이지. 포기했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시간은 고스란히 엘론드 마음속에 쌓이고 있었지.
주말에 한두번 만나서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고. 늦게끝나는 엘론드를 배려해서 집까지 데려다주고. 솔직히 들리는 소문과는 많이 달랐어. 보자마자 벗겨서 따먹고 버린다더만 그건 아니었나보네? 하면서 이야기를 어느샌가 두런두런 하고 있자니 생각보다 사람이 나쁘지는 않아. 연애란게 혼자만 하는건 아니다보니 어느덧 눈치채는 사람들이 늘어났어. 핸드폰은 그저 전화를 걸기위해 있는것이다 를 표방하던 엘론드가 문자를 보내고 가끔 웃기도 웃는걸보며 바 단골들은 입맛을 다셨지. 생겼구나. 생겼어. 길갈라드도 눈치챘음. 자기에겐 말 안했지만 운명의 상대를 찾은건가 싶었어. 가까운 사이어도 그런이야기는 또 안할수도 있으니 애써 모른척했어. 하지만 봐버리고 만거지. 저녁에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바 앞에서 기다리던 스란두일을.
엘론드는 늘 끝까지 정리를 하고 갔는데 요즘은 일찍일찍 마무리를 하고 나섰어. 집이 먼 편은 아니라 길갈라드와 두런두런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게 확 줄어든거지. 그냥 기분탓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나가겠다는 엘론드를 배웅하고 조용히 뒤를 밟았어. 너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열어주는 차에타는 엘론드를 보았지. 그순간 정말이지 길갈라드는 화가났어.
그날 저녁은 사귄지 두 달 된 날이었어. 새벽까지 여는 레스토랑은 없어서 스란두일은 자신의 집으로 엘론드를 초대했어. 부담스럽게 하지 않을테니 와달라는 말에 엘론드는 거절할 수가 없었어. 생각보다 크지 않은 자기 오피스텔로 데려와 스란두일은 요리를 시작했어. 근사하게 와인도 한잔 따르고 고기를 세팅하고 진짜 좋아하는 사이였다면 두근두근 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시간들을 보냈어. 식사도 다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엘론드는 방심한 사이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상을 치워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음. 덩달아 일어서면서 제지하려는 스란두일이 엘론드의 손목을 잡았는데 앗 하는순간 와인병이 쓰러졌음. 그리고 스란두일에게로 술이 튀어버렸지...!
으아 일쳤다;; 괜찮아요? 하면서 냅킨으로 닦는데 옷이 흠뻑 젖어버린거. 젖은 소매를 걷어올리고 괜찮다고. 튀지 않았죠? 앉아있어요. 하며 스란두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마무리를 했어. 걷어진 손목엔 가죽 팔찌가 얇게 여러줄 있었는데 그것까지 다 젖어버렸는지 싱크대로 그릇을 가져간 스란두일은 팔찌들을 풀어 물에 담그고 손을 씻었지. 식탁까지 다 정리하고나서야 옷을 갈아입었어. 편안한 니트티로 바꾸어입은 스란두일은 올려둔 물이 끓어오르자 커피를 타왔어.
놀랬죠? 괜찮아요. 하면서 둘은 커피를 마셨지. 그런데 문득 손목이 허전한 스란두일이 멍하니 테이블 위에 올려둔 자신의 손목을 내려봤어. 스란두일의 시선이 향하자 자연스럽게 엘론드의 시선도 그곳으로 향했어. 그리고 숨을 쉴 수가 없었지. 거기엔 엘론드의 이름이 있었어.
엘론드는 당황스러워서 시선을 돌리고 커피를 마셨어. 잠시만요. 스란두일은 황급히 일어나 방으로 향했고 손목시계를 차고 돌아왔어. 보진 않았겠지. 하면서 눈치를 살피는데 엘론드는 순간적으로 모른척 했어. 이제껏 스란두일과 이야기하면서 한번도 이름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어. 그래서 스란두일도 그런거 신경쓰지 않는 줄 알았거든. 머릿속이 복잡해진 엘론드는 이만 가보겠다고 일어섰어. 데려다주겠다며 겉옷을 챙기려는 스란두일에게 괜찮다며 재빨리 밖으로 나와버렸지.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엘론드는 슬그머니 손목시계를 풀었어. 그 속에는 스란두일 네글자가 또렷하게 박혀있었어. 이제껏 그의 이름을 물어본 적이 없었어. 하지만 스쳐지나간 그의 손목에는 분명 엘론드 라는 글자가 있었어.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했어. 이름에 얽매여있긴 했지만 자신도 스란두일이 좋아진 건 사실이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좋은 사람이었고 멋진 사람이었어. 저 사람이 정인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잠깐 생각해보기도 했었어. 내일은 이름을 물어봐야지. 자신도 용기를 내야겠다고 생각했어. 혹 그가 아니라면... 어쩔수 없겠지만 그냥 남은 한달동안은 편안하게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음.
다음날이 되고 바에 나와 준비를 하고 있는 엘론드의 뒤로 종소리가 들렸음. 형 벌써 나왔... 고개를 돌린 엘론드가 멈칫거렸음. 침착하지만 조금은 무서운 얼굴의 길갈라드가 서있었음. 평정을 가장하며 이야기를 했지만 목소리가 떨렸음. 너 혹시 걔랑 사귀니..?
어쩐지 몸이 떨렸지만 엘론드는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긍정했어. 어쩌다 보니까..사귀게 됐어요. 뭘 그런걸 물어보느냔 식으로 웃어보였지만 길갈라드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넷이 우그러들었어. 놀란 시선이 마주쳤고 타오를것 같은 분노의 얼굴로 길갈라드는 짓씹었어. 그 바람둥이는 되고 나는 안되는거야? 가까워진 거리에 엘론드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지만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어. 형.. 좀 진정하고. 흥분한거 같은데...그../그래 흥분했어. 화도 났지. 아닌줄알았어. 차라리 다른사람이었으면 이해했을지도 몰라. 니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정인을 만났구나 했을수도 있어. 근데 그 바람둥이랑 사귄다고? 걘 되면서 왜 난 안되는데? 걔랑 나랑 다른게 뭐야..? 분노로 타오르던 얼굴이 무너졌어. 슬픔이 가득 담긴 눈으로 쳐다보던 길갈라드가 웃었어. 엘론드. 나도 널 사랑해.. 몇 년 전의 고백과 같았어. 그때도 길갈라드는 울듯한 얼굴로 고백을 했었지. 최대한 가까워진 입술에 엘론드는 질끈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어. 닿지도 못한 입술이 부르르 떨렸고 길갈라드는 한참을 그곳에 멈추어 있었어.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만 같았어.
작게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감았던 눈이 절로 떠졌어. 잘 보이지 않는 입구 쪽에 누군가가 서 있다가 황급히 자리를 피했어. 길갈라드도 뒤돌아보는 틈을 타 엘론드는 그의 품 안에서 빠져나왔어. 입구쪽에 떨어져 있던 건, 엘론드의 장갑이었어. 어제...스란두일네 집에 놓고 왔던 건..ㄷ...
엘론드가 계단쪽을 쳐다보았지만 이미 그곳엔 아무도 없었어. 정신이 아득해져옴을 느끼며 엘론드 역시 밖으로 뛰쳐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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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웨오로. 태양의시대.
"성공할거라 생각하십니까?"
투명하게 빛나는 은색의 머리칼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고개만 비스듬히 꺾어 목소리를 낸 이를 바라본 엘웨는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글쎄."
"멜리안의 장막을 뚫었습니다. 평범한 이는 아닙니다."
"실마릴을 가져오는것도 쉬운 일은 아닐테지."
"루시엔을 지키고 싶으신거죠."
"아니, 나는 나의 모든 핏줄을 위험에서 지키고 싶은거란다."
그 중엔 너도 있겠지. 슬그머니 웃음이 피어난 얼굴에 오로페르는 시선을 돌렸다. 자연스레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이번에는 오로페르가 한숨을 쉬었다. 혈족이라는 굴레를 떠나서라도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고 머쓱한 일이었다.
"사실은 실패하길 바랄지도 몰라."
"그러십니까."
"이 안전한 곳에 다른 이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해. 장막이 열리고 우리와 다른 이들이 들어오게 된다면 저 놀도르처럼 분열되고 말거야."
"과한 걱정이십니다."
"아니, 과한 걱정이 아니야. 그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고 현실이란다. 나는 그저 조금 더 시간을 늦추고 싶을 뿐이지."
"왕께서 뜻하시는 대로 이루어지실겁니다."
"너는 너무 어른스러운 말들을 뱉는구나. 오로페르."
"...이제 성인입니다. 저도."
"그렇지. 너도 루시엔도 성인이지."
다물린 입술과 다시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쉬이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가 섞여 있었다. 한참 복잡하게 흔들리던 눈빛이 금새 평정을 되찾고 평소의 짖궂은 표정으로 오로페르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어른으로 대우해주기엔 너는 너무 작지 않느냐?"
"..클겁니다."
"이제 겨우 내 가슴팍인데 언제 클꼬. 성인이 되고나서는 키가 많이 크지 않는 법인데."
"왕께서 너무 크시단 생각은 안해보셨습니까?"
"내가 좀 크긴 하지만 너도 유달리 작잖니. 루시엔보다 더 작은 것 같은데.."
"루시엔보단 큽니다!"
"몰랐구나. 이거 당장 가서 재 봐야 겠는걸?"
큭큭 웃으며 습관처럼 오로페르를 껴안는 엘웨의 행동에 은발의 엘프는 잠깐 미간을 찌푸리며 멈칫 했을 뿐, 밀어내진 않았다. 거부의사를 보였다가는 당장 이 밤중에 루시엔의 방까지 끌려갈 것이 분명했기에 그는 그저 한숨을 내쉬며 왕의 근심이 덜어지길 기도했다. 어린 엘프의 깊은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엘웨는 그저 품안에 쏙 들어오는 아이를 껴안고 즐거워하기에 바빴다. 멜리안의 장벽은 오늘도 단단했고 약간의 변수가 던져졌지만 도리아스는 오늘도 평화로웠다. 마이아의 축복이 함께하는 자신들의 왕국이 오래도록 안녕하기를 바라는 두 엘프의 마음은 별이 되어 하늘에 닿았다. 좋은 여름 밤 이었다.
+) ( mm) 리퀘하신건 나무의 시대였는데 제가 착각을..OTL 으어어어어어ㅓ ㅜㅜㅜㅜㅜㅜ 일단 이거라도 ㅜㅜㅜ받아주시면 ㅠㅠㅠ어흐흐허ㅠㅠㅡ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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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우드 온리전 홍보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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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우드 온리전 정식참가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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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엘. 새벽의 속삭임.
꿈결과 같은 밤이 지난 후의 시간은 아득하니 빛나기 마련이었다. 서로의 품에 안겨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에 겨운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두 엘프의 눈이 좀처럼 떠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보이지 않아도 입을 맞추고 속삭이며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둘은 서로의 온기를 맞대고 있었다.
"이제 일어나야 해."
"싫어. 더 있다가 가."
"조금 있으면 갈리온이 올텐데?"
"그놈의 영감. 내가 소리 한번 지르면 그만이야."
"그러지마. 스란두일. 좀 더 아랫사람에게 친절히 대해줘."
"내 집사에게 관심 꺼줘. 더이상 관심을 가진다면 네가 그를 좋아하는 걸로 오해할테니까."
"하여간에 억지는."
살포시 눈뜬 청회색의 눈동자가 여전히 감은 채로 자신을 껴안은 이를 바라보았다. 별빛 아래에서 산산히 부서지는 금색의 머리칼은 언제 보아도 찬란하고 눈이 부셨다. 흐트러진것을 곱게 손끝으로 내려빗으며 정리하고 있자니 반짝 떠지는 푸른색의 바다가 엘론드를 주시했다.
"머리 만지는게 그렇게 좋아?"
"그럼 싫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유독 좋아하는 것 같아서."
"사실 좋아해. 땋는것도 좋아하고 고운 머릿결을 빗는것도 좋아하지."
"괴상한 취미를 지녔군."
"자꾸 그러면 자네것만 만져주지 않을거야."
"그럼 내 머리는 항상 흐트러져 있겠군."
"그 꼴을 못보는 건 나일테고?"
"잘 아네."
웃음을 지으며 와락 끌어안는 스란두일의 팔이 단단했다. 덩달아 미소를 띄운 얼굴이 금빛 정원에 파묻혔다. 목덜미에서 배어나오는 살냄새를 가득 맡으며 엘론드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움직이고 싶지 않아."
"가지마."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아."
"떨어지지 마."
"혼자 있기 싫어."
"내가 계속 안아줄께."
"돌려말하는 청혼같아."
"청혼해줄게."
"할게도 아니고 해줄게?"
"네가 원한다면 나는 언제든지 해줄 수 있어."
"거짓말."
"진심인데."
"해봐 그럼."
"나랑 결혼해줄래?"
"......."
살갑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굳어진 몸이 미동없이 그대로 안겼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어찌할 줄 모르는 눈동자가 조용히 감겼다. 어깨 위로 따스함이 밀려들었다.
"대답도 못할 거면서 조르긴."
"....미안."
"괜찮아."
"미안해...미안해."
"뭘 이런걸 가지고. 정말 괜찮아."
"...좋아해."
"...다시 한번 말해줘."
"좋아해. 스란두일."
밀쳐져 새로운 공간이 생기고 비어버린 품안에 놀라 눈뜬 엘론드의 앞엔 발그랗게 열오른 스란두일이 있었다. 세상 모든 온기를 모아둔 것 같이 붉어진 얼굴에 엘론드마저 달아올랐다.
"다시 한 번만 더."
".... 좋아해. 스란두일."
"나도 좋아해. 엘론드."
두 눈을 바라본 채로 또박또박 내뱉어진 말이 가슴에 닿았다. 새삼스럽게 두근거리는 가슴에 기분이 좋아졌다. 누구랄 것 없이 둘은 웃어버렸다. 좋아서 울어버리기엔 너무나도 나이를 먹었으니까. 세월을 지나 이겨낸 둘은 그저 소리내어 웃었다.
"기분이다. 내가 씻겨줄게."
"됐거든."
"신혼 첫날밤이라고 생각해."
"누구맘대로?"
"당연히 내 맘대로지."
자리에서 일어난 스란두일이 엘론드를 안아들었다. 맨몸의 엘프 둘이 스스럼 없이 엉겼다. 어깨에 팔을 두르다 흠칫 놀란 엘론드를 바라보다가 무언가 깨달았는지 스란두일은 몸을 굽혀 침대 저 멀리 널부러진 자신의 로브를 끌어올려 엘론드를 감쌌다. 둘둘 감아 얼굴만 빼꼼하게 나온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같았다. 그렇게 소중하게 감싼 연인을 껴안고 맨몸의 왕은 걸음을 옮겼다. 둘이 함께 걸어야 할 길을 별들이 찬란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벌써 이른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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