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드로스가 핀곤에게 구출되고 몇년동안 핀곤의 휘하에 있었는데 사실 고분고분하게 있던게 아니면 좋겠다. 오만가지 능욕과 조교와 고통을 모르고스에게 당하고 살았나 싶었더니 핀곤이 기다리고 있었음. 근데 마에드로스에겐 반항할 여지도 없었음. 목숨을 거두지않고 살려준 것은 핀곤이 맞았으니. 더군다나 아비의 원죄로 고개조차 들 수 없어서 그냥 마에드로스는 핀곤이 하자는 대로 다 함. 서라면 서고 먹으라면 먹고 자자그러면 자고. 근데 그 내려놓음이 가학심이 될줄은 몰랐음.
핀곤은 핀곤대로 잘 지내보려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음. 히슬룸의 군사들도 그러했음. 점차 마에드로스는 고립됬음. 핀곤조차 막대하고 형님에겐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더이상 불명예스러운 페아노르의핏줄이 살아나선 안된다며 세뇌교육부터 다시 하면 좋겠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빛과 같이 다가온 핀곤의 말이 그대로 귀에 박히고 결국 내 밑에서 다리나 벌리고 살라는 모욕적인 언사도 그대로 받아들여서 그것에 한없이 안주하고 길들여지는 마에드로스 보고싶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오직 핀곤만 곁에서 자신을 돌봐주고 있으니 듣고 볼 수 있는건 핀곤 뿐이었고 7여년동안 온통 차가운 곳에서 지내온 자신의 몸을 데우고 뜨겁게 만들어줄 이 또한 핀곤이었다는걸 스스로 스톡홀름신드롬처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좋겠다. 다리에 힘이 돌아오고 숙소 바깥을 걸어 다닐수있을정도가 되었을 땐, 그 잘난 페아노르의 아들께서 이젠 정부노릇을 하시려드는군. 같은 수군수군함을 들어도 어자피 나는 어린 사촌에게 매인 목숨이니 그런말 듣는것에 분노도 표출하지 못하고. 그 모습을 보는 핀곤도 더더욱 화가나서 잔혹하게 마에드로스를 다루는거. 상황은 되게 싱겁게 끝나는데 핀곤이 나간 틈을 타 핀골핀이 직접 마에드로스를 찾아왔음. 전날도 잔인한 밤을 보낸 뒤에 뒷처리도 하지 못하고 나간 핀곤덕에 마에드로스는 침대기둥에 손이 묶인 채 알몸으로 천정만 멍하니 바라보고있음. 되도록 보지 않은 채 손을 끌러주면 그제서야 조금 놀란 얼굴로 마에드로스는 가볍게 가운이라도 걸쳐입음. 그 모습을 보며 핀골핀은 경멸의 눈빛을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음. 네 꼴을 형님께서 보셨으면 굉장히 좋아하셨겠구나. 형님. 그 한마디에 텅 비어버린 눈동자에 빛이 서림. 잘난 페아노르가 원수처럼 생각하는 이복형제의 아들에게 다리를 벌리는 꼴이라니. 눈 뜨고는 못봐줄 광경이구나. 아무리 비웃어도 마에는 침묵을 지켰음. 대놓고 조롱하지는 못했다면 이런이야기를 듣는것이 처음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핀골핀은 아랑곳하지 않았음. 품 속에서 주머니를 꺼내 마에드로스의 앞에 던졌음. 어릴적의 정을 생각해 마지막 자비를 베풀겠다. 말과 간단한 식량 정도는 챙겨주지.당장 이곳에서 나가라. 더이상 더러운 핏줄에 내 아들이 농락당하는것을 보고 싶지 않구나. 조금 당황한 것은 사실이었음 하지만 마에드로스는 아무런 말도 못했음. 더러운 핏줄. 아들을 위한 길. 자신이 물러나는것이 맞는 경우였음. 하지만 어디로? 몸을 의탁할 곳이 아직 있었던가. 그 생각을 하니 아득해져 옴. 그때 핀골핀 역시 생각해둔걸 말함.
적범한 승계권을 내놓거라. 그것을 내놓고 돌아간다면 너는 아마도 네 핏줄에게로 갈 수 있겠지. 사촌 형님을 위한 마음씀씀이가 드넓은 용맹한 핀곤에게 구출당한 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몸을 추스린 후에 지극히 감동을 받고 왕위계승권을 넘겨주었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대부분의 놀도르들은 수긍할테지. 거기엔 물론 네 핏줄도 포함되어 있을테고. 마칼라우레에게 서신을 넣어두마. 그 아이도 양심이 있다면 널 그냥 내버려두진 않을테니 말이다. 내 용건은 끝났다. 핀데카노가 돌아오기 전까지 반나절이 남았구나. 그 전에 작별인사를 들었으면 좋겠군. 아, 그 더러운 몸뚱이 씻을 시간은 허하지. 그럼 이만.

그렇게 마에드로스는 정말 가벼운 손으로 쫒겨나는거. 연락을 받은 마칼라우레가 쏜살같이 달려와 형님을 마중했지만 이미 예전의 형님이 아닌거지. 대강 아버지가 계실 때 주기적으로 폭력과 같은 관계를 지속해왔던 형님의 눈동자를 또다시 마주하면서 깨닫는거지. 이미 늦었구나. 아무말도 하지않고 일단 쉬라고 보살피는데 다른 동생들은 왕권이 넘어갔다는 말에 울분을 토하고 마칼라우레는 일단 형님이 몸조리 하실때까지 기다리자고 하고. 핀곤은 핀곤대로 아버지 명따라 잠깐 나갔다왔는데 마에드로스가 사라져서 성질내는데 핀골핀이 싸대기 날리면서 작은거에 연연해히지 말고 숲을 보라고. 상급왕이 된 뒤에 공적으로 마주칠 궁리를 하는게 더 효과적일거라 소리치지. 분하게도 맞는말인지리 꿍하고 있음. 그러나 핀골핀도 생각이 있었음. 마칼라우레나 다른이들이 쉽게 마에드로스을 내주지 않을거란걸 ㅇㅇ 그리고 마에 본인도 보는 눈들이 달라지고 현실을 깨달을 수 밖에 없는 곳이라면 여태 해왔던 일들이 잘못된 것이란 걸 깨닫겠지 ㅇㅇ 하여튼 핀골핀의 꿍꿍이대로 시간은 흘러감.
어찌되었든 마에도 점차 기운을 차렸고 핀곤도 제 페이스로 돌아왔음 하지만 겉으로 우호적 관계를 만들어 뒀던 두 집안은 종종 사절을 보내고 서로의 진영에 오감. 그때마다 핀곤은 본인이 나서서 갔음. 그러니 저쪽에서도 마에드로스를 보낼 수 밖에 없었음. 얼마나 우애깊은 사이냐고 미담삼아 이야기 하는데 겉으로 웃던 핀곤은 주변이 어스름해지기도전에 여독을 풀어야겠다며 방으로 향했고 은밀히 마에드로스도 발걸음을 옮겼음.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조심스레 문을 여는데 열자마자 강한 힘이 마에드로스의 머리칼을 잡아당겼음.

악소리가 날정도로 세게 움켜쥔 손은 가차없이 그를 침대 위로 던졌음. 바로 공포에 질린 얼굴이 핀곤과 마주했음. 많이 좋아보여 마이티모. 살도 적당히 오르고. 이젠 나 없이도 살겠나봐?  솔직히 핀곤이 상냥하게 대해준것은 아니었음 죽도록 자신을 괴롭혔던 모르고스보다 약했을 뿐이었지 게다가 마에드로스는 꼬박꼬박 마이티모라 부르는 어절에 약했음.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느낌. 바들바들 떠는 마에의 옷을 난폭하게 벗기며 밀어붙인 핀곤은 으르렁댔음. 서방님을 오랫만에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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