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란소린. 덫 1

톨킨버스 2014. 12. 30. 17:19



처음에는 누구나 에레보르의 백성들을 동정했다. 당장 이쪽 땅으로 넘어오라 채근하는 이들도 있었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손길이 넘쳐났다. 그러나 그것이 불쌍한 에레보르의 백성들과 아비와 나라를 동시에 잃은 어린 왕자에 대한 동정때문이 아니라 에레보르에 남은 수많은 보물때문이라는 것을 어린 소린은 아직 몰랐다. 그 용이 사라지기만 한다면, 변덕을 내고 날아가 버린다면 소린과 백성들은 다시 삶의 터전을 찾을 수 있을것이고 그때가 되면 도움을 주었던 손길들을 잊지 않을거라고 예견한 움직임일 뿐이었다. 그러나 생각외로 금방 해결될 양상을 보이지 않았던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금방 무찌르거나 내쫒을 수 있을거라 여겼던 고대의 용 스마우그는 너무도 강력했고 삶의 터전을 되찾으려던 전투는 허망하리만치 무력하게 끝났다.

드워프들은 점점 희망을 잃기 시작했다. 재빠른 이들은 먹고살 만한 방법을 찾으려 빠르게 모든것을 단념한 뒤 살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몇몇은 인간들의 틈으로 흡수되었다. 지치고 배고픈 백성들은 너무도 손쉽게 수를 줄여갔고 이곳 저곳으로 흩어졌다. 하루 하루 눈을 뜨는것이 고역이라고 할 정도로 소린은 지쳐갔다. 아버지는 사라졌고 자신은 더 이상 에레보르의 왕자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흩어지는 백성들을 막을 방도는 존재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에게는 책임져야 할 두 조카가 함께 있었다. 난생 처음 소린은 비단신이 아닌 투박한 가죽으로 얼기설기 엮은 신을 신었고. 섬세하게 보석을 세공하던 손 끝은 뭉툭한 망치를 잡은 채 열기에 데여가며 대장간에서 밤새도록 일을 해야했다. 미학과는 상관도 없는 멋들어지지 못한 농기구를 만들고, 제대로 다듬어지지 못한 허술한 갑옷을 새 제품이라며 내보내야 했다. 남들보다 배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만들려 고집을 부리면 대장간의 주인은 말없이 문을 열고 그를 쫒아내기 일쑤였고 대가도 떼어먹히기를 여러번 반복하며 소린은 결국 생존의 문제와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
14시간이 넘는 고된 일을 하고도 대가로 받는 돈은 은화 두닢. 겨우 오늘 먹을 식량을 사고 제대로 맞물리지 못한 허름한 쪽방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하루종일 좁은 곳에 갇혀있다가 뛰쳐나오는 말썽쟁이 조카들이 있었다. 허겁지겁 마른 빵을 입에 쑤셔넣은 채, 종알종알 떠드는 필리와 킬리를 바라보면서 소린은 몸에 남은 피로를 억지로나마 떨쳐내려 애썼다. 복수를 하려면 일단 힘을 키워야 했고 그러려면 지금 당장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두 조카가 커서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힘을 키울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이 버텨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렇게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 하며 버텨온 세월이었지만 곧 한계는 찾아오고 있었다.
의욕만으로 버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호의를 가지고 내어주던 돈과 재물의 양은 점점 불어났고 나중에는 소린의 이름 앞으로 달아진 빚 이라는 명목이 되었다. 대장간에서 일하는 틈틈히 여러가지 일을 하며 늘어나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천천히 시작된 압박은 종종 소린을 위협했고 두 조카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 하루하루 불안함 속에 살아가며 아득바득 벼텨내고 있던 소린에게 어느날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무슨.."
"빚을 탕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소."
"스라인의 아들 소린을 무시하는 말이 아니고?"

숨겨두었던 칼을 겨누며 순식간에 달려들었지만 소린은 그 자리에서 억지로 주저앉혔다. 책상에서 놀라지도 않은 힐데가 끌끌 혀를 차올렸다.

"그런 단도를 만들 돈이라도 있었으면 얼른 갚는 편이 좋았잖아."
"닥쳐라. 애초에 네놈이 고리대금으로 설정해 두었기에 금액이 말도 안되는 정도로 불어난 거잖아!"
"그걸 알고도 내게 돈을 빌렸던 건 당신이었지. 참나무 방패의 소린."

멈칫, 몸뚱이가 분노로 덜덜 떨렸다. 한숨을 쉬면서 외알안경을 벗은 힐데가 콧잔등을 꾹꾹 누르곤 안경을 닦기 시작했다.

"애초에 강제로 밀어붙이고 탈탈 털어내보았자 돈이 나올 구멍은 보이질 않으니 해본 말이야. 솔직히 가장 효율적이고 손쉽게 빚을 탕감할 수 있는 방법 아닌가?"

잘 보이지 않아 가늘게 떠진 눈으로 소린을 바라보는 그 시선에 드워프는 거세게 반항했다. 지금 저 자는 에레보르의 적법한 후계에게 고작 돈에 몸을 팔라 요구하고 있었다. 한번에 20굴덴. 특별히 책정한 가격이라며 흥정을 붙이는 모습은 정말 악마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아이들은 꽤나 빨리크지. 아낀다고 해도 비용이 더 들어갈 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 그 아이들이 제대로 된 식사라도 하던가? 또래보다 비쩍 마르고 배우지도 못해 덜떨어진 드워프로 자라난다면 결국 그 공은 모두 자네에게 돌아갈테고. 산밑의 왕의 유일한 후계자 소린이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을 위해 조카들을 매정하게 외면한 채 살고있다. 라는 이야기라도 돌면 흠.. 후원하고 있는 나로서도 기분이 유쾌하진 않거든."
"남의 앞날을 신경쓸 필요까진 없을 것 같은데. 네 걱정이나 하는 편이 효율적이겠군. 이런 모욕을 받고도 참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내 앞날은 말이지 소린. 네게 돈을 받는다면 쉽게 해결될 문제니까 나로서도 여러가지 방법을 찾는 것 뿐이야. 그러나 그 방법이 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나는 제의를 할 뿐이니까. 강요하진 않아. 하지만.."

똑바로 고쳐쓴 안경의 유리 사이로 크게 떠진 눈이 소린과 마주했다. 뱀같이 교활한 입술이 열렸다.

"상환이 조금이라도 늦어진다거나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나는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어. 스스로 가느냐, 혹은 끌려가느냐. 그 차이 이지 않을까?"

높게 비웃는 목소리는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무어라 욕지거리라도 한번 제대로 날려보지 못한 채 소린은 힐데의 사병들에 의해 질질 밖으로 끌려나갔다. 애써 만든 작은 단도조차 빼앗긴 채, 말그대로 소린을 바닥에 내던져 버린채, 문은 냉정하게 닫혔다.

"언제든 생각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다음 상환일 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처음은 특별히 50굴덴이라고 했다.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흥정을 한 결과였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했지만 누군가의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소린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에 등을 꼿꼿이 편 채 협상에 임했다. 킬킬거리며 손을 비비는 힐데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후에 다시 일어선다면 제일 먼저 돌로 쳐죽이리라 생각했다. 이를 악물며 노예문서보다 더한 내용에 인장을 찍었고 그 후에 바로 이 방으로 끌려왔다. 처음이냐는 물음에 답하지 않았지만 힐데는 충분히 알겠다며 음흉한 얼굴로 웃어보였다. 에레보르에 스마우그가 침범했을 시기에 소린은 미성년이었고 방랑하며 성인의 시기를 지나쳤으니 상황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쉽게 얻을 정보였을 터였다. 얼굴을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힘겨운 부탁을 들어준 것이 그나마 소린의 마음을 위안되게 했다. 사전 정보도 없이 불안해진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 소린은 좁은 방 안을 몇 번이고 오갔다.
방 한구석의 침대와 간단한 탁자. 그리고 싸구려 술. 마시는 편이 좋을거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한잔 따라내어 입에 대어 보았지만 차라리 이 치욕을 몸에 새기는 편이 더 좋을거라는 말도 안되는 자존심에 소린은 도로 손을 거뒀다. 누가 이런곳을 올런지는 몰랐지만 제발 아는 이가 아니기를. 한참을 그렇게 홀로 상념하며 있던 방의 문이 열린 것은 조금 전 이었다.

다짜고짜 달려든 인간들의 손에 간단히 제압당한 소린은 손을 구속당한 채 안대가 씌워졌다. 버둥거리는 몸을 엎드리게 만든 뒤 움직일 수 없게 구석구석 짓누른 손에 극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빠르게 벗겨진 하체에 차가운 바람이 들었고 그만 하라고 소리지르는 입에는 재갈까지 물렸다. 킬킬거리며 몸을 쓰다듬는 손길은 뱀과 같은 느낌이어서 버둥거리며 떨쳐내려 노력했지만 벌써부터 발정나 몸을 헤프게 조롱까지 받았다.

"너무 겁 먹지 마쇼. 하다가 좋아서 더 해달라고 엉덩이를 흔들게 될 지 누가 알아 응?"

반쯤 벗겨진 바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잡아내린 사내는 드러난 속살에 쩍 소리가 나도록 손바닥 자국을 새겨두었다. 작은 신음소리가 앞에서 들려왔지만 그 소리를 내는 행위마저도 치욕스럽다는 듯, 몸을 웅크린 드워프는 눈을 꾹 감은 채 바들바들 떨어대고 있었다. 이런 거였다면.. 하지 않는거였어. 이럴 생각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러나 그런 소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특별히 첫 손님이라 귀하신 분으로 모셨다고. 잠자코 그분께서 만족하실 수 있도록 잘 모시라는 이야기를 내뱉곤 힐데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소린은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싫다고. 없는것으로 하자고 소리를 지르며 이야기를 해도 소리는 재갈에 막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불안함에 공포는 배가되면서 이런 선택을 내린 자신을 저주하기 시작했다. 필리와 킬리의 얼굴이 교차되고 아버지 또한 뇌리에 스쳤지만 진정보다 원망이 앞섰고 깎여나간 자존심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당장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거리며 제대로 아귀가 맞지 않는 문소리가 들리자 반사적으로 몸이 굳었다. 질겁하며 뒤로 물러서려는 본능적인 모습에도 방 안으로 한걸음 들어온 이는 아무 반응도 보이질 않았다. 심장 뛰는 소리가 너무도 커서 그 발자국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건지도 몰랐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의자를 가볍게 끌어당기는 소리가 들렸고 고급재질의 원단이 겹쳐져 걸쳐지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지도 못한 절경이군."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였다. 아니, 들어본게 다가 아니었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 저주스러운 목소리를. 가장 보고싶지 않은 상대를 가장 치욕스러운 순간에 소린은 마주하고 말았다. 이 목소리는 분명 스란두일의 목소리였다.







"귀한 것을 구했다고 하도 하도 호들갑을 떨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수다스러운 입을 도려내버릴까 했는데."
"그래도 이만하면 귀한 것이 아닙니까요."

뒤따라 들어온 힐데는 흘끗흘끗 숲의 군주를 올려다보며 손바닥을 비벼댔다. 인간이긴 했지만 힐데는 숲의 가능성을 보고 대담하게 사업에 뛰어든 참이었다. 다른 이었다면 감히 시도도 하지 못했을 일을 그는 저질렀다. 폐쇄적이기로 소문난 어둠숲의 군주를 과감히 끌어내 테이블에 앉히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요정들이 구하고 있는 잘 말린 과일들과 질좋은 포도주의 판로를 제시하며 파격적인 조건으로 딜을 건 것과 동시에 왕께 진상할 귀한 선물이 있으니 친히 발걸음을 해주신다면 더 없이 기쁠 것이라고 하루가 멀다하게 연통을 보내 애쓴 보람이 있었다. 숲의 군주의 인장이 찍힌 서신을 받았을 때 힐데는 당장이라도 거래가 이루어 진 것 같은 기쁨이 도취되어 있었다. 스란두일의 흰 보석을 가로채간 것이 에레보르의 드워프들이라는 것은 알음알음 퍼져있는 사실이었고 결국 스란두일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드워프와 요정의 사이가 나빠진 계기라는걸 어렵사리 캐낸 힐데는 숲의 군주에게 그 왕자를 직접 취하게 하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도 어린 왕자를 짓밟는 것 자체가 훌륭한 화풀이가 될 수 있었고 마음에 들어 취한다면 그것대로 좋았다. 손 안에 이미 들어온 순진한 드워프 하나를 휘말리게 하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고, 성인도 아닌 어린 드워프 둘은 노예로 팔아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계획된 일이었다.

"듣자하니 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몸이라 합니다."

아직 피우지도 못한 몸입지요. 힐데는 성큼성큼 걸어가 소린이 발버둥쳐 엉망이 되어버린 이불을 거칠게 걷어냈다. 순식간에 헐벗은 하반신이 그대로 노출되어버렸다. 움찔거리는 움직임 모두를 눈에 담은 스란두일의 얼굴에 미미한 미소가 감돌자. 힐데는 더욱 흥분해 소린의 엉덩이를 억지로 벌려 스란두일에게 보였다.

"기념할만한 성인식이 아니겠습니까."
"내게 바쳐진 것에 쓸데없는 손을 보태는구나."

순식간에 떨어진 힐데의 손이 다시금 비벼졌다. 눈치를 살살 보면서 스란두일의 앞에 무릎을 꿇은 힐데는 금새 나긋한 목소리로 설탕발린 말들을 꺼내놓았다.

"미천한 인간이 많은 것을 갖고계신 전하께 드릴것이 무에 있겠습니까.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유익한 것을 드리는 것 뿐입니다. 어여삐 봐 주십시요."
"그 성의는 고맙게 받지."
"그럼..."
"일단은 물건의 확인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네만."
"물론입죠, 물론입니다. 이곳에서 확인이 불편하시다면 지금 아예 데리고 돌아가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소린이 별안간 몸부림을 쳤다. 이곳에서만 하기로 했던 계약과는 이야기가 다르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저 자는 지금 자신을 스란두일에게 넘기려고 하고 있었다. 치욕을 당하는것과 팔려가는 것은 달랐다. 소린은 안간힘을 내어 자신의 몸을 묶은 줄을 풀어내려 애쓰며 소리질렀다.

"저자도 기대가 되는지 기쁨의 몸부림을 치는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손을 비벼오는 힐데를 스란두일은 느긋하게 내려다보았다. 악취미로군. 어쨌거나 선물은 선물이니 선물의 의지같은 건 살필 필요 없겠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투로 스란두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대로 포장해서 마차에 싣거라. 돌아가서 느긋하게 확인해보지."

발소리가 나지 않는 가벼운 몸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다시 끼익 소리를 내며 닫힌 문 틈에서 울부짖는 비명소리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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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잠식된 몸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몇번이고 내리 찍은 단검에 솟구친 핏줄기는 핀데카노의 얼굴, 몸 할것 없이 모두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미끄러진 검을 고쳐잡는 손에 흔들림은 없었다. 퍽, 제대로 박혀들어간 칼날의 반동에 새된 신음을 흘리며 마에드로스가 축 늘어지자 핀곤은 치켜들던 검을 허리춤에 아무렇게나 꽂아 둔 채, 너덜거리는 마에드로스의 손목을 눌러 잡았다. 사냥 중이다. 핀데카노. 튼실한 숫사슴이 이미 화살에 맞은 터라 고통스럽지 않게 목숨을 미리 끊어 주려는 것 뿐이다.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되뇌이고서야 움켜쥔 손에 힘을 실었다. 아슬아슬하게 소론도르의 등에서 흔들리면서도 한쪽 팔로 늘어진 마에드로스를 끌어안아 고정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나, 둘, 셋. 전사의 손에서 무력하게 부러져 덜렁거리며 절벽 밑으로 떨어진 것은 숫사슴의 목뼈가 아닌 마에드로스의 손목뼈였다.

기절한 상태에서조차 쇼크가 몰려왔는지 이미 혼절한 마에드로스의 몸이 크게 튕겨졌다. 덕분에 중심을 잃고 무너진 핀곤이 주저앉으며 소론도르의 어깨죽지를 움켜쥐었다. 몇 번 크게 날개짓을 해 보았지만 무게를 견디지 못한 소론도르가 빠른 속도로 급하강 했고 핀곤은 그저 품에 가득 찬 마에드로스를 끌어안은 채 눈을 감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모두가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마에드로스가 눈을 뜬 것은 한 달도 더 지난 시기였다. 깨끗하고 푹신한 침대. 훈훈한 온기가 도는 공기.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절로 떠진 눈보다 입술이 먼저 깊게 숨을 들이마셨고 매캐한 냄새가 아닌 고소한 장작이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치자 굳어있던 머릿속이 삐걱거리며 상황을 판단하려 애썼다. 꿈은 아니었다. 그건 확신할 수 있었다. 꿈이라면 이렇게 온기까지 와닿을 순 없었다. 상고로드림의 혹독한 추위를 버텨왔던 그 아득한 시간동안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났다. 매번 누군가에게 구해지는 환상. 따듯한 곳에 들어와 있는 환상. 착각. 그리고 나타나는 환영.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듯 나타난 것들에 처음에는 분노하고, 슬퍼하고, 힘들어했지만 나중에 가선 그저 부질없는 시간 속에서 버팀목이 되었다.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면 정신을 놓아버려야 했을테니까. 상고로드림은 그런 곳이었기에 마에드로스는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연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온 몸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꿈이 아니야. 어쩔 줄 모르는 불안한 얼굴이 재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부질 없었다. 너무도 오랫만에 온 몸으로 동일하게 퍼진 고통의 크기는 이전보다 줄어들었지만 마에드로스를 눈물나게 만들었다. 똑같이 느껴지는 고통. 한쪽 어깨로 쏠리지 않은 감각. 아주 오랜 시간동안 잊고 지낸 균형감각이 몸 전체에 아픔과 함께 퍼져나갔다. 이곳은 상고로드림이 아니었다. 어디인지, 무슨 연유인지는 몰랐다. 그러나 그 곳에서 벗어났다는 건 확실했다.
저도 모르게 흐른 눈물에 시야가 일그러졌다. 무심코 올라간 손이 얼굴을 문질렀다. 하지만 이상하게 닿질 않았다. 붕대로 감겨버린 손목이 유달리 이질적으로 보였다. 머릿속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손가락이 눈에 보이질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놀라기도 전에 벌컥 열린 문으로 그리운 얼굴이 들이닥쳤다.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는 핀곤의 얼굴. 급히 소리를 질러 치료사를 부르고 어쩔줄을 몰라하며 강하게 어깨를 부여잡는 손길에 미간을 찌푸리면 황급히 떨어져나갔다. 그제서야 그 깎아지른듯한 절벽의 끝에서 핀곤의 얼굴을 보았던 것이 기억났다. 네가 나를 구했구나. 수많은 궁금증보다 살아있는 존재 자체가 유독 반가웠던 '핀데카노'이기에 마에드로스는 서글픔과 안도, 그리고 기쁨을 담아 웃으며 그를 맞았다.

"핀데카노."
"마이티모.."

어쩔줄을 모르며 숫제 울먹이기까지 하는 핀곤을 어색하게 바라보며 마에드로스는 손을 뻗어 사촌의 눈물을 훔치려 얼굴을 어루만졌다. 상처투성이의 손. 그리고 여전히 반대쪽은 보이지 않는 이상한 시야. 한참을 주저하던 마에드로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핀데카노. 이상해. 나 눈을 다쳤나봐."

한쪽 손이 보이질 않아. 이렇게 움직여지는데. 하도 매달려 혹사당하다보니 아예 눈앞에서 사라진걸까?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이야기하는 마에드로스의 물음에 차마 답하지 못한 핀곤이 기어이 참아내던 눈물을 떨구고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어쩔줄을 몰라하던 마에드로스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핀곤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여전히 닿질 않았다. 몇 번을 허우적거린 손목을 핀곤이 잡아채고 나서야 잊혀진 기억들이 순식간에 되살아났다.핀곤의 울것같은 얼굴. 끊어져버리기라도 한 듯 아파오는 손목. 쿵쿵소리를 내며 온 몸을 고통으로 몰아가던 쇠붙이의 날카로움. 머릿속이 순식간에 뒤엉켜 혼미해졌다. 깨질듯 아파오는 머리를 움켜쥔 채 신음을 내지르던 마에드로스의 몸이 어느순간 픽 쓰러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핀곤의 고함소리에도 몸은 일어날 수 없었다.






겨우 추스리고서야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된 마에드로스는 핀곤의 수발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너무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목숨을 부지한 것 조차 기적이었기에 정신이 또렷해지는 순간 이후 더더욱 낯을 들 수가 없었다. 원죄. 그렇게 이름붙여도 과하지 않는 페아노리안의 죗값.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지금 그 죄는 모두 장자인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게로 돌아왔다는것을 마에드로스는 잘 알고 있었다. 치료를 받으러 숙소 밖으로 한 걸음만 떼어도 날카롭게 쏟아지는 살기는 그로서도 견디기 힘든 것들이었다. 상고로드림의 그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서 온갖 모욕과 절망을 느꼈지만 가장 크고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세상에게서 소외된 것 같은 고독함이었다. 그 절망적인 고독함에서 해방된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이제는 너무 많은 시선들이 마에드로스를 주목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입을 다무는 법을 택했다. 귀머거리가 되고 장님인 척 살았다. 이미 죽은 목숨. 누구도 구하러 오지 않은 잊혀진 몸뚱아리를 억지로 끌어내 살려놓은 건 직계혈육도 아닌 핀데카노였다. 자신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제멋대로 떠들어 댈 것이라는 건 보지않아도 알수있었다. 둔해진 머리였지만 그 정도도 추론해내지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도 서슬퍼런 욕과 폭력이 난무하던 상고로드림의 절벽에서 눈을 뜨는 꿈에 시달리는 자신이 욕 한마디 더 듣는것은 아무렇지도 않았으나 그의 사촌에게까지 욕 보여서는 안됐다. 그건 마에드로스가 핀곤에게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몇번이고 말을 붙이려 노력해보았지만 좀체 입을 열지 않는 마에드로스덕분에 핀곤은 역시 침묵으로 그를 대했다. 때론 급변하는 상황에 익숙해질 시간도 필요한 법이라는 치료사의 조언 덕이기도 했지만 도통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사촌 형님의 모습은 그로서도 충격적인 모습이었기에 그 생활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십여년 동안 온갖 풍파를 겪고 기어이 살아남은 몸은 한없이 약해져있었고 그의 이름대신 불리던 붉은머리의 전사의 뜻은 퇴색된 지 오래였다. 전에없이 비쩍마른 몸뚱이에는 온기라곤 들지 않았고 그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건 온 몸에 가득한 상처들이었다. 핀곤은 이런 류의 상처들이 어떻게 생기는지 알고 있었다. 오히려 정식으로 대련을 하거나 전투를 벌였다면 절대 생기지 않았을 그저 일방적인 구타와 심심풀이로 이루어지는 폭력의 증거. 빼곡히 앞뒤로 채우고 있는 자상, 화상. 아물지 못해 곪아 썩고 부러졌던 뼈 마저도 제대로 맞물리지 못한 채 아물어버렸다. 오히려 그가 손목을 잘린 쇼크에 기절했을 때에 서둘러 돌아와 수술을 진행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까. 깨어나자마자 소리를 지르고 경련을 하는 몸뚱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진땀흘렸던 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했다.
소리를 지르고 분노하며 어쩔 줄을 모르던 시기를 지나 입을 다물고 있으니 차라리 조용하고 편하다면 편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에드로스는 그를 챙겨주던 손길 전부를 거절했다. 무언가를 물어도 답하지 않았고 그저 침묵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이 알고있는 소수의 얼굴이 아닌 '타인'의 존재에 흠칫흠칫 놀라며 겁에 질린 아이처럼 당황했다. 말도 없이 그저 홀로 두려움에 떠는 사촌을 위해 핀곤이 해줄 수 있는 일은 그의 곁에서 놀라지 않게 진정시켜주는 것 뿐이었다.

날짜를 헤아리는 것은 무의미할 정도로 수많은 시간들이 그대로 흘렀다. 겨우 요정꼴로 만들어 놓은 몸이 이제는 스스로 일어서고 조금씩 움직여댔다. 여전히 방문 밖을 나서는 것을 꺼려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다른 이들과 섞여있어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이제는 핀곤이 잠깐씩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도 크게 놀라지 않는 마에드로스의 모습에 그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조금 있으면 제 자리로 돌아오겠지. 원래의 마에드로스로 돌아올거야. 가벼웠던 마음에 방심의 틈이 생긴거였을까. 바빴던 오전의 일 처리를 끝내고선 손목의 붕대와 화상자국을 보살피러 들어온 핀곤이 마에드로스가 있는 방문을 열자마자 무언가가 얼굴로 날아와 반사적으로 얼굴을 감쌌다. 침입자..? 당황한 얼굴로 재빨리 마에드로스부터 찾는데 이상하게 방 안은 깔끔했다. 자신의 얼굴로 날아온 것은 얇은 웃옷. 고개를 들자마자 벗은 마에드로스의 나신이 보였다. 단단히 화가 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마에드로스의 모습은 과거 핀곤의 기억속에 자리한 이의 모습 그대로였다.

"마이티모?"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 핀데카노."

사나운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마이티모야. 내가 알고 있는 마에드로스. 나의 사촌 형님. 핀곤은 평정을 가장하고는 허리를 굽혀 떨어뜨린 붕대와 약을 주웠다. 두근대는 가슴 속의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너무도 오랫만에 듣는 목소리. 나의 마에드로스. 얼굴근육을 간신히 긴장시키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의 사촌 동생으로서, 유순하고 착한 핀데카노의 얼굴로.

"무슨 일이야. 옷은 왜.."
"너, 일부러 그랬지."
"응?"

주어가 없는 물음에 답을 할 수는 없었다.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도 핀곤은 다가오는걸 멈추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빠른 눈으로 벗은 마에드로스의 몸을 훑었다. 씻을때조차 부득부득 우겨서 몇 번 같이 들어가긴 했지만 움직이기 시작하고 난 뒤의 마에드로스는 늘 스스로 씻겠다며 문을 닫아걸었기에 다 나은 뒤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순 없었다. 거진 아물어 흉터만 남은 상처들을 꼼꼼히 눈으로 확인한 뒤 핀곤은 침대 위에 던져진 로브를 들어올려 넓게 펼쳤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들어봐야겠지만 우선 몸에 간신히 자리잡은 체온 유지가 더 급했다. 그러나 상황은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날카로운 손끝이 핀곤이 펼쳐쥔 로브를 후려쳤고 그 반동에 우습게도 마에드로스 자신이 휘청거리며 무너졌다. 몸뚱이가 주저 앉기 전 낚아챈 핀곤덕에 엉거주춤 매달리게된 마에드로스가 몇 번 반항하다가 그대로 축 늘어졌다. 결국 바닥에 그대로 웅크린 마에드로스 덕에 핀곤도 함께 그 곁에 무릎을 꿇었다. 가늘게 경련하는 몸뚱이가 품 안에 바싹 들어왔다. 벗은 등을 쓰다듬고 고개를 숙여 보여주지 않으려는 마에드로스의 머리칼을 한쪽으로 모아 넘겨주며 다독거렸다. 무슨일인데. 말을 해야 알지. 응? 형님. 왜그러는데.

"스스로를 괴롭히던 기억은 지워지기도 한다더군."

흠칫, 등을 쓰다듬던 핀곤의 손끝이 떨려왔다. 그 반응이 우습다는 듯, 작게 웃어보인 마에드로스가 고개를 바짝 들었다. 한층 가까워진 얼굴에 시선이 바로 겹쳤다. 서슬퍼렇게 쳐다보는 그 위압에 저도 모르게 물러선 핀곤이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그 입술이 열렸다.

"내 등에 낙인이 찍혀있다고 왜 말하지 않았지?"

크게 떠진 눈동자는 이제 자신을 힐난하고 있었다. 손목에 칼을 댈 때도 구하러 온 자신을 향해 다가오지 말라고 잔인한 말들을 내뱉을 때도 마에드로스는 이런 눈을 한 적이 없었다. 아니 핀곤의 기억 속에 자리한 마에드로스는 타인에게 결코 이런 눈을 한 적이 없었다. 쏟아지는 무언의 비난. 슬픔. 바닥까지 내쳐진 절망. 모든 감정들이 화살로 변해 오롯이 자신에게 꽂혔다. 그의 등에 올린 손이 심하게 떨려왔다. 낙인은 바로 그 손바닥 밑에 펼쳐져 있었다.

모를수가 없었다. 온 힘을 다해 펄떡이며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 손목을 꺾고 핀곤의 품으로 떨어진 마에드로스의 몸을 끌어안고 추락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마주한 현실에 그는 눈을 몇번이고 감았다 뜨며 현실을 부정했다. 다 삭아 없어지다시피 한 옷감들 사이로 매끈한 등은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상처는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건 그가 상상했던 정도가 아니었다. 꽃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일그러지고 비틀린 문양들. 어둠의 힘을 양분삼아 피어난 수 많은 악마의 열매. 보기만 해도 소름돋을 정도로 징그러운 낙인들이 하나하나 밖으로 드러났다. 빼곡하게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새겨진 등을 수놓은 꽃들은 그동안 마에드로스가 견뎌온 일들을 자연스레 깨닫게 했다. 울컥울컥 나오는 구역질을 참을 수 없어 핀곤은 몇 번이고 토악질을 해댔었다. 그러니 그가 말하는 뜻을 모를 수가 없었다. 언젠간 말하겠지 싶다가도 침묵하는 마에드로스의 모습에 안일하게 마음을 놓은 채 대비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었다. 설마 기억하지 못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나만 묻자. 날 동정했니?"

벼락같이 떨어진 물음에 핀곤의 얼굴이 번개같이 들렸다. 아니라고 거세게 도리질치며 변명했지만 싸늘한 눈동자는 자신을 오래도록 주시했다. 그가 원하는 만큼 시선을 마주한 채 핀곤이 끊임없이 속삭여 주었지만 먼저 고개를 돌린 것은 마에드로스 쪽이었다. 가만히 허공을 향하는 텅 빈 눈동자를 걱정하면서도 핀곤은 그를 부여잡은 손을 떼지 않았다.




"부탁 하나만 하자."

적막한 공간을 울리는 목소리에 숙여진 핀곤의 고개가 다시 들렸다. 불안한 눈으로 올려다보면 마에드로스는 평소같이 텅 비어버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다 몸을 일으켰다. 비틀거리면서도 스스로 일어선 후에 그는 천천히 벽난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편의 숙소는 조용했지만 외풍이 심해 겨울에는 빛이 드는 낮에도 벽난로에 불을 지펴야했기에 일찌감치 넣어두었던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타닥타닥 빨갛게 익어가는 난로 앞에 멈춘 마에드로스를 따라 핀곤 역시 걸음을 옮겼다. 그의 등 뒤에 바짝 다가서자마자 마에드로스는 몸을 돌려 핀곤을 쳐다보았다. 결연한 의지. 살짝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더이상 떨리고 있지 않았다.

"내 기억을 지울거야. 그러려면 증거도 없어야 돼."
"마에드로스."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야. 내가 몰랐던 때로."
"...."
"상처 한두개 쯤 더 늘어난다고 해서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테지. 이미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데."
"잠깐, 잠깐만 마에드로스."
"한번에 없애려면 자상보다는 화상이 더 빠르겠지?"

마에드로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곁에 놓인 부지깽이를 들고 이미 숯이 되어버린 벽난로의 안쪽을 뒤적였다. 두꺼운 쇳조각이 금새 빨갛게 달구어졌다. 그가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은 핀데카노가 황급히 그를 벽난로에서 떨어뜨리려 당겼으나 마에드로스는 손에 들린 부지깽이를 놓지 않았다. 뜨거운 것을 들고 휘청이는 그가 다칠까 두려워 금세 행동을 멈춘 핀곤이 천천히 마에드로스의 하나남은 손을 부여잡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하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응? 네 몸이 온전히 회복되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아. 지금 몸상태로는 그 상처들을 이겨낼 수 없어!"
"그 때는 정신적으로조차 이겨낼 수 없을지도 몰라."
"마에드로스!"
"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나 혼자서라도 할거야. 엉망이 되더라도 상관 없어. 오히려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

강경하게 나오는 마에드로스의 서슬퍼런 태도에 부지깽이를 빼앗으려던 핀곤의 움직임이 멈췄다. 놀랄만큼 냉정한 목소리. 그건 우발적으로 나온 말들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피스틸이고 스테먼이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그날 밤 까지는."
"...."
"너무도 생생해. 역겨운 기억들. 억지로 몸을 비틀어 나조차 생경한 곳을 제멋대로 헤집더군."
"..나도 그 끔찍한 기억을 네게 심어줬어."
"그래서 네게 부탁하는거야."

입술을 깨물며 그를 놓친 손끝을 바라보았다. 결국 자신도 같은 부류였다. 싫다던 마에드로스를 끌어안고 욕심껏 그를 안았다. 결국 마에드로스는 나와 나누었던 그 밤의 시간을 인정했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거다. 이따위 입에 발린말들은 필요 없었다. 시작은 그들과 같았을 것이다. 나처럼 싫다는 그를 끌어안았을테고 입을 맞췄겠지. 등을 가득 메우다시피 한 꽃들을 발견한 당시에는 끓어오른 스테먼으로서의 살기가 사방으로 뻗치며 그를 향한 독점욕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분노는 점점 자취를 감췄고 죄책감은 커져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다. 그의 등 한쪽에 자리한 그의 꽃을 발견한 직후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꽃들과 엉켜 마에드로스의 등에 찍혀있는 핀곤의 낙인. 마에드로스의 깨끗했던 등에 피워진 최초의 꽃. 결국 너도 그들과 똑같다며 자신을 혐오하는 눈으로 보는 마에드로스의 환영이 매일밤 나타났다. 아니라고, 나는 결코 마에드로스를 '그런 식으로' 본 적이 없다 몇 번을 부인하고 싶었으나 입은 열리지 않았다. 마에드로스의 등에 피워진 꽃은 그에 대한 동경과 사랑과 애정의 증표이자 그를 억지로 취한 자신의 추악한 죄의 낙인이란걸 스스로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핀데카노."

부지깽이를 천천히 내려놓은 마에드로스가 핀곤의 손을 잡아올렸다. 힘없이 끌려올라온 손끝을 감아 억지로 깍지를 낀 마에드로스는 한걸음 다가가 붕대로 감긴 손목 끝으로 그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울 것 같은 모습으로 시선도 마주치지 못하는 핀데카노에게서 마에드로스는 그와 처음으로 함께 했던 아침의 핀곤을 떠올렸다. 어른이 됐건만 속은 전혀 변하질 않는구나. 가만히 핀곤이 자신과 눈을 맞춰줄때까지 기다리던 마에드로스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너를 탓하려는게 아니야."
"..."
"정말이야 카노."
"미안해."

처음의 사과였다. 그날의 핀곤은 미안하다는 말보다 사랑한다는 말을 먼저 올렸었다. 눈이 퉁퉁 붓도록 울면서도 아득바득 고집을 부렸다. 절대로 후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을거라고 이야기 했었다. 어린날의 치기로 밀치고 들어온 사촌은 앞뒤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신을 사랑한다며 이해받지 못해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런 당돌했던 모습에 휩쓸린 건 마에드로스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사촌은 그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았지만.

"나는 그 사과를 받을 수 없어."
"....."
"그 말은 나를 우습게 봤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으니까."
"그게 아니고..!"
"이 내가!"

내지른 소리에 변명하려던 입술이 닫혔다. 순식간에 날카로워진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까보단 조금 누그러진 태도였지만 마에드로스는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페아노르의 장자 마에드로스가 고작 사촌 꼬맹이 완력 하나 이기지 못했을거라 생각하는건가?"
"....."
"그런 사고방식 자체가 나를 무시하는 방법이야. 잘 알고 있을텐데?"
"그러니까.."
"네게 하는 말이 아니라고 했잖아."

평소의 나긋한 말투로 돌아온 마에드로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핀곤의 손을 놓았다. 이제는 한 손으로 가려지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그동안 용케 익숙해졌는지 마에드로스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벽에 몸을 기대어 둔 채 가만히 허공을 주시하던 시선이 다시 핀곤에게로 돌아와 꽂혔다.

"시작이 혼자였지만 끝은 함께였어."
"...마에드로스."
"그리고 그 문제는 지금 중요하지 않아. 나는 네게 부탁을 했고 너는 대답을 해주면 돼."

단호하게 끊는 마에드로스 덕분에 핀곤은 몇 번이나 입술을 우물거렸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조차 핀곤은 그를 상처입혀야 하는 괴로운 마음과 그 상처를 낼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성취감을 동시에 맛봤다. 결국 마에드로스의 부탁은 거절할 수 없을 터였다. 그리고 마에드로스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핀곤을 이용했다.

"일주일만 더.."
"오늘 당장. 더 이상 질질 끌고싶지 않아."

짓씹듯 내뱉었지만 그 얼굴은 너무도 지쳐보였다. 오랜시간 서 있었던 데다 갑자기 활동량도 늘었고 날카로운 신경을 유지하기엔 아직은 체력이 부족했다. 힘빠진 시선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눈에 핀곤은 허리를 굽혀 떨어진 로브를 주워들어 마에드로스를 감쌌다.

"잠시만.. 이러고 있자."

데리고 올 때만 해도 품 안에 쏙 들어올 정도로 말라있던 몸이 많이 단단해졌다. 꽉 차 넘치는 몸을 바스러지게 끌어안은 핀곤은 한참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마에드로스를 보듬었다. 닿은 온기가 너무도 따듯해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치익-

끔찍한 냄새와 소리들이 뒤엉켜 예민한 요정의 오감을 고문했다. 고문. 말그대로 고문의 현장이었다. 베겟잇을 짓씹으며 고통을 감내하던 마에드로스는 계속 혼절과 각성을 반복했지만 핀곤은 애써 모른 척 상처 위로 수건을 가져다 대 핏자국을 지웠다. 깊고도 진하게 새겨진 꽃들의 흔적은 검으로 얕게 베어내서도 자잘히 지져내서도 안됐다. 오랜 시간동안 화로에 무쇠로 만들어진 인두가 들락거렸다. 붉게 달아오른 쇳덩이가 목 뒤에서부터 천천히 피부를 엉겨붙이고 그 껍질을 벗겨냈다. 아직도 너무 많은 부분이 남아 있었다.
화상에 효능이 있는 약초와 필요한 물품들. 최대한 많은 수의 치유사. 단시간에 빠르게 끝내려 부산스럽게 준비하던 핀곤을 막아선 이는 마에드로스 본인이었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그저 혼자서 천천히 해달라 이야기하는 텅빈 눈동자는 모든 치료를 거부했다. 언성이 높아지고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핀곤은 마에드로스에게 질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원하는 방법이었으니까. 다른 방법은 필요 없었다.
등 전체를 인두로 지져내는 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흉터가 드세게 남을수도 있어 핀곤은 마에드로스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몰래 들여온 약초가루를 짓이겨 넓게 펴바른 뒤 힘껏 수건으로 감싸 지혈을 했다. 그리고 다시금 인두가 달궈지면 다음 부위에 대고 힘주어 눌렀다. 열린 창문으로 추위가 몰아쳐 찬 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는 곳에서 핀곤은 더운 땀방울을 흘렸다. 어자피 이곳에는 추위를 느낄만한 요정은 남아있지 않았다.


한참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면적이 점점 줄어 많은 부분이 피투성이로 변했다. 기계적으로 다음 부분에 인두를 대어 힘을 주려던 손끝이 움찔, 하고 떨렸다. 자신의 문양이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작게 피어난 꽃. 바로 곁에 엉겨붙은 누군가의 꽃이 크게 피어나 자신의 꽃을 위협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 그 위협적인 꽃을 먼저 짓눌렀다. 흐윽, 흡. 짓눌린 어금니 사이로 다시 비명소리가 새어나왔고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핀곤은 그 부분을 반복해서 몇 번이고 지졌다. 연기가 나지 않을 무렵까지 무게를 싣던 손이 화들짝 떨어졌고 벌겋게 익은 상처 곁에 남은 자신의 꽃이 눈에 들어왔다. 핀곤은 입술을 깨물며 인두를 화로에 던졌고 모른척 그 꽃이 있었던 부분에 겹쳐 수건을 대고 눌렀다. 화끈화끈하게 열오른 상처. 그 짓누른 손가락 사이로 피어난 꽃. 자신이 저지른 죄의 증거.

"욕심내는 건 이번 한 번 뿐이야. 용서해줘 마이티모."

이미 혼절한 마에드로스의 등 뒤에서 핀곤은 조용히 내뱉었고 대답을 바라지는 않았다는 듯, 굳은 얼굴로 화로안의 숯을 뒤적였다. 곧 빨갛게 달아오른 인두에서 열기가 피어올라 준비가 되었음을 알렸고 그는 지체없이 지혈하던 수건을 떼어놓은 채 손잡이를 들어올렸다. 피범벅이 된 등을 가만히 바라보던 핀곤은 손아귀에 힘을 실어 또 한 송이의 꽃을 뭉그러뜨렸다. 땀인지 눈물일지 모를 액체가 후두둑 떨어져 계속 시야를 방해했다. 지독히도 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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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엘. 피스틸버스 2

2014. 11. 2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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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틸버스 간략요약 => 피스틸(오메가,수)과 스테먼(알파,공)으로 나뉨.  관계 시, 각성 과정에서 새겨진 나무의 가지에는 상대 스테먼의 고유의 꽃이 새겨진다. - 관계의 횟수와 자신에게 새겨지는 꽃 송이의 수는 비례한다. 참고 블로그 http://blog.naver.com/ywtvxq93/220085632767

 

 

피스틸버스로 스란엘+안나 보고싶다. 방탕한 왕자께서 안나타르의 주선으로 만난 엘론드에게 마음을 빼앗겨 밀어를 속삭이는데 낮엔 그렇게 차갑던 얼굴이 밤만되면 요부로 변하는 모습에 홀리는거. 낮에도 상냥하게 대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엘론드. 결국 동침에 성공하는데 등 위에 피어난 꽃들을 보며 절망하는? 내심 실망하는 스란두일 보고싶다. 그러나 그의 등에 자신의 자리한곳이 있음에 만족하고 관계를 이어가는데 문제는 자신의 꽃 말고도 다른이의 꽃들이 피어난다는것. 과거는 상관없지만 내게 충실하지 않다는 것에 화가난 스란두일이 엘론드더러 그 값싼몸 이젠 필요없다고, 그 등에 피워진 내 꽃이 아깝다며 뻥 차버리면 좋겠다.

 

그렇게 헤어졌는데 다음날 엘론드가 숙소로 찾아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이야기를하면 조금의 호감이 섞인 말들을 하는 엘론드는 다른사람같음. 그래서 일부러 비꼬았는데 대놓고 넘 상처받은얼굴인거. 낌새가 이상해서 물어보니 우리가 언제 그렇게 친밀한 관계였냐며 반문하는 엘론드. 그제서야 그동안 이상했던 점들이 하나둘 생각나고 그런짓을 할수있는 자는 안나타르밖에 없단 사실을 깨달음. 그럼 내앞의 엘론드가 진짜란 말이잖아. 당황한 스란이 사과하고 착각을 했다며 달램. 조금의 호감을 보여준 엘론드에게 다시 두근거리고 안나타르에게 증오를 느낌. 그렇게 엘론드와 사귀게 되고 스른두일은 그길로 안나타르의 멱살을 잡으러감. 어두운 길목. 늘 만났던 장소로 향하는데 이제껏 눈에띄지않던 새 길이 보이는 거. 그동안 은밀한 곳에서 만났다고생각했는데 바로 곁에 큰 홀이 있었음. 말소리가 들리길래 그리 로향했더니 정말 충격적이게도 안나타르가 여럿과 얽혀있었음. 아무렇지도 않게 입을 맞추고 배를 맞추며 나른하게 웃어보이는 얼굴은 지독하게 색정적이었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안나타르가 뒤에 있는 이에게 키스하려 몸을 트는 순간 자신의 꽃과함께 익숙한 문양들이 보임. 그제서야 정말로 엘론드인척 했다는 걸 깨달은 스란이 다가가 멱살을 쥠. 감히 네놈따위가 엘론드를 사칭해? 순식간에 고요해진 사방에 상대들은 슬금슬금 물러섰음 안나타르만이 가보라며 손을 내저었지. 화가난 손아귀에서 도망칠 여력을보이지않자 스란은 슬쩍 물러나는 이들을 버라보는데 그들은 일반인도 아닌 노예들이었음. 노예중에서도 제일 하층민인 성노.

 

맥이 탁 풀려 안나를 놓아 던져버리곤 막 등에 새겨져새빻갛게 피를 배고있는 문양을 주시함. 새로운 꽃이 아니야. 수많은 꽃들 중 간간히 섞여있어 익숙했던 꽃. 엘론드라 생각하면 수많은 밤을 함께 동침하고 문양을 쓰다듬었어. 모를리가 없지. 나와 만나고 있던 와중에도 성노와 동침한거야. 창녀같이 구는 모습이 닳고닳았다고 생각했더니 오는이 막지않는 싸구려 몸뚱아리였군.귀하다 여긴 내 시간이 아깝다고 스란두일은 침을뱉었지. 다행히 히트싸이클이 오기전이었고 그몸에 꽃이 새겨졌을지언정 수정은 이뤄지지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하고 돌아나와버림. 우아하게 사람을 짓밟는건 취미가 아님. 전방위로 그가하는 모든일에 태클걸고 압박을 주면 됨. 그리고돌아와 엘론드와 어브러브.확실히 그보다 조금 더 우아하고 품위넘치는 느낌이랄 비로소 안도함. 그 악마같은 녀석의 꿍꿍이는 모르겠지만 그대가 내 곁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끌어안음. 무슨일인지 궁금해하는 눈치였지만 엘론드는 굳이 묻지않음. 그저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니 마음 잘 추스리라는 말로써 달랠 뿐이었지. 그러다 결국 동침하게 되었는데 엘론드의 등에는 오로지 한 종류의 꽃만 피어있었음. 수가 많은것도 아닌 딱 세송이. 내심 궁금했지만 긴 세월 지나오면서 없는것이 더 이상했기에 그저 스테디한 관계가 있었구나 싶을 뿐. 그 곧은 등에 자신의 꽃을 새기며 괴로움에 울부짖는 몸뚱이를 달래던 스란두일의 얼굴에는 어느새 환희의 미소가 피어올랐지. 아직은 남들 눈이 두렵다는 말에 그들의 관계는 비밀이었지만 점치 낮에도 서로 아는척을하고 웃음을 건네는 일들이 잦아질 즈음 스란은 슬슬 각인을 생각함. 힛싸가 오지않았으니 대비하는건 어색한일은 아니지. 잠자리가끝난뒤 은근슬쩍 꺼내는 말에 엘론드는 수줍다는듯 웃어보임. 아이가 들어서면 이야기하는것도 좋겠다며 의중을 내비침. 식을 먼저 올리고싶었던 스란은 조금 당황했으나 아무 의심없이 네 뜻에 따르겠다며 웃어보임. 그렇게 행복한 시간들이 지나고 슬슬 기간이 다가옴.

 

슬슬 준비해야겠다며 몸상태를 봐두는데 힛싸오기 전후같은 모양새가 보임. 퍽 서글서글해진 엘론드를 새삼 사랑스럽다고 느끼면서 스란두일은 엘론드와 다시 동침함. 직접적으로 말을 해둔 적은 없지만 어느정도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상태였으니 암묵적인 동의를 거쳤다고 생각한 스란두일은 각인을 시도함. 그 과정이 생각보다 길고 고통스러워 엘론드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아무것도 못한 채 바라보며 스란두일은 한번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각인이란게 하면 바로 수정이 되면 좋을텐데 성향에 따라 또 그게 안될 수도 있어서...하여튼 그렇게 길고 긴 각인이 끝나고 늘어져 가쁜숨을 쉬는 엘론드를 끌어안으면서 스란두일은 수고했다며 온 몸에 입맞추고 밀어를 속삭임. 아이를 갖는다는 번식의 욕망과 드디어 소중한 이가 내 사람이 되었다는 충만감이 그를 더 성숙하게 만듦. 슬슬 혼인을 위해 공개해도 괜찮겠다 생각하며 며칠 몸이 좋지 않을수 있으니 스란의 처소에서 머무는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엘론드는 희미하게 웃으며 거절함. 중요한 시기에 몸이 익숙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는것이 더 나을거라는 이야기를 함. 그도 맞는 이야기지. 스란두일은 하루빨리 안정되서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함. 홀로 자랐고 어머니가 없는 상황에서 그가 가장 바랬던 일은 책임지고 함께할 수 있는 가족이 생기는 일이었으니까. 여튼 유독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집 앞까지 엘론드를 데려다주고 스란은 집으로 돌아감.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서신이 도착함. 일때문에 방문을 요청한다는 공식서한이었음.

 

그 몸으로 설마 밤새 무리하며 일을 한거야? 당혹스러운 마음 반, 아침부터 엘론드를 볼 수 있다는 설렘 반으로 스란두일은 서둘러 나감. 평소의 살갑던 분위기와는 180도 다른 엘론드가 스란을 기다리고 있었음. 일적으로 문제가 크게 났기 때문ㅔ 스란두일은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회의에 열중했음. 문득문득 엘론드를 훔쳐보면 낯빛은 파리하게 질린 채, 일처리에 열중하고 있어 안쓰러웠음. 설마 밤새 자지도 못하고 저렇게 일한건가 싶어 얼추 마무리에 들어갈 때 스란두일은 엘론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에 에레스토르에게 넌지시 물어보는거지. 엘론드 얼굴이 많이 안좋다고 혹시 어제 잠도 못자고 계속 밤샌거냐고 하는데 에레스토르가 잘 만났다는 듯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함. 말도마세요 얼마나 골칫덩이인지 모르겠어요. 주무시라고 말씀올려도 귓등으로 들으시곤 벌써 삼일째 저러고 계신다니까요. 아무리 워커홀릭이어도 그렇지.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꼬박 집무실에 붙어있는데 잠깐 숨조차 돌리질 않으세요.

스란두일 얼굴에 핏기가 가시지. 3일? 계속? 반문하는 모습에 역시 심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에레스토르는 계속 떠들어댐. 스란두일님이 말씀좀 해주세요. 일 해결하는것도 좋지만 본인도 스스로 챙기셔야죠. 진짜 사무실에서 한발자국도 안나오고 저러시니 걱정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구요. 이쪽에서 먼저 초상치를일 있나.. 한창 중얼중얼 푸념하는데 엘론드가 다시 돌아왔음. 식겁하며 입을 다문 에레스토르가 총총 나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던 엘론드를 스란두일은 멍하니 쳐다보았음.

어젯밤까지 품 안에서 끌어안고 있던 이가 아닌것 같음. 이질적인 분위기.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더니 엘론드가 막 서류를 넘기다가 그 시선을 눈치챔.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습니까? 살가운 말이었지만 아무도 없는데 연인사이에 건네는 말이라기엔 어색하기 짝이 없었음. 스란두일은 아니길 바라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음. 어제는 잘 들어가셨습니까? 막 서류를 읽던 눈을 들어올린 엘론드가 웃어보였다. 그럼 그렇지. 과장된 거.."어제요?" 그 순간 스란두일은 정신을 놓을 뻔 했음.

어제 새겨진 꽃은 분명 목 뒤쪽 조금 밑에 피어났음. 그걸 잊을리가 없었음. 스란두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엘론드에게 다가갔음. 잠시. 엘론드. 잠시. 실례좀 하곘습니다. 성급한 손이 엘론드의 옷 새로 들어왔음. 당황해 말리려는 엘론드가 큰 소리를 내기도 전에 로브의 깃이 젖혀졌음. 큰 소리를 듣고 달려온 에레스토르와 글로르핀델이 경악에 가득찬 얼굴로 달려오는 동안 엘론드의 옷가지는 찢어질 듯 팽팽히 당겨져 등을 내보였음. 제발.. 제발.. 제발. 그렇게 떨리는 손끝으로 더듬는 끝에 제발 한 송이만

걸리길. 조금 더 밑일지도 몰라. 내가 착각했을지도 몰라. 하며 양쪽에서 가신들이 잡은 손을 뿌리치고 스란두일은 기어코 엘론드의 상의를 주욱 벗겼음. 그리고 눈 앞에 나타난 등에 피어난 오직 한송이의 꽃을 확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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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엘. 무제

톨킨버스 2014. 11. 12. 13:37

낌새가 이상했다. 유난히 온화한 린돈의 엘프들은 오늘따라 몸에 배인 친절함의 끝을 보였고 처리해야할 서류들이 산더미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유가 있다며 결재를 올리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숨쉬듯 넘겨도 제 시간에 처리하지 못할 결재서류들이 올라오지 않는 사태에 관하여 엘론드는 답지않게 미간을 찌푸리고 항의해 보았지만 말갛게 웃는 대신들의 얼굴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을 것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해내고 있었다.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 눈치빠른 엘론드는 바로 이곳 저곳을 찌르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를 써 보았지만 정작 이 일의 주도권을 가진 길 갈라드는 그저 휘파람을 불며 짧게 주어진 휴식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합니다."

 

한참동안이나 서기관들을 닥달해 보았지만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엘론드의 불퉁한 말투가 들려왔다. 책상 위에 다리를 꼬아 올린 채 휴식을 즐기던 길 갈라드는 오래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을 수 있다며 배싯 웃음을 보였다. 지금 웃으실 때 입니까? 라며 툴툴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길 갈라드는 그저 자장가인 것 마냥 그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아보였다. 주군께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머쓱해진 엘론드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턱을 괴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언제나 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크지 않은 서재에서 익숙하리만치 마음 편해지는 종이넘기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어색했다. 한참이고 바쁠 시기에도 바쁘지 않을 시기에도 엘론드는 주군과 함께 방 안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산더미같이 쌓인 서류를 정리하고 바라보는 그 바쁜 틈틈이 미간을 찌푸려 집중한 대왕의 모습을 훔쳐보는 것은 엘론드의 비밀스러운 습관 중 하나였지만, 지금처럼 대놓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처음이었기에 엘론드는 혹여나 크게 울리고 있는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혼인 서약을 올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침대는 여전히 두 개였고, 길 갈라드와 엘론드는 다른 두 개의 침대에서 각자 잠을 청했다. 그것이 같은 방이라는 것은 그동안 함께 해온 시간에 비하면 대단한 변화가 있는 것이었지만 그 특별한 설렘을 의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둘은 바빴고 바빴다. 침실까지 서류더미를 챙겨오는것이 다반사였고 잠에지쳐 꾸벅꾸벅 졸고있을때 슬그머니 이불을 덮어줄 수 있는 관계. 그것이 지금의 엘론드와 길 갈라드를 설명할 수 있는 관계의 전부였다. 한때는 불같이 뜨겁고 달콤한 입맞춤을 생각한 적도 있었지.. 하지만 엘론드는 곧 씁쓸히 웃으며 가볍게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털어냈다. 남들이 이야기 하기에 대왕과 자신은 소위 신혼생활 중이었지만 그런 평범한 것을 요구하기에는 자신의 성별은 남자였고 길 갈라드는 너무도 지위가 높았다. 정략결혼. 그래, 가신이 주군께 충성하기 위해 기사의 예를 갖추듯 자신 또한 비슷한 방식의 예를 갖추었다고 엘론드는 늘 스스로를 다독였다. 좀더 든든하고 안정된 린돈을 지켜나가기 위해 몸소 뛰며 실천하고 있는 길 갈라드의 앞날을 스스로 막아선 안됐다. 그것은 주군으로서, 혹은 남몰래 연모하는 이로서 모셔야 할 이에 대한 엘론드의 굳건한 다짐였다.


어색한 분위기에 숨 조차 쉬지 못한 채, 길 갈라드의 눈 감은 모습을 훔쳐보던 엘론드를 구한 것은 다름아닌 글로르핀델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쉬는 날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유의 서글서글한 미소를 보이며 대왕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던 글로르핀델은 주무시는 대왕을 뒤로 한 채 욕실로 엘론드의 등을 떠밀었다. 크고 화려한 욕조의 입구에는 사자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조각했고 섬세하게 장식된 벽들은 이른 새벽녘에 따온 향 좋은 장미로 꾸며져 있었다. 평소와는 현저히 다른 욕실의 모습에 당혹감을 보인 엘론드였지만 꿀을 바른듯 달콤하게 이끄는 글로르핀델의 말에 오늘은 그저 잠자코 있기로 했다.


더운 물을 욕조 가득 손수 채우며 꽃잎을 띄운 글로르핀델은 피로를 푸시라며 목욕을 권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시간들 속에 이런 여유는 정말이지 오랫만이었다. 혼인 서약 후 공식적으로 대왕의 결재가 필요한 것들이 자신에게로 분배되기 시작하며 엘론드는 그 흔한 산책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 혹 이렇게 서류가 올려지지 않는 것이 글로르핀델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 엘론드는 불편했던 마음을 편히 갖기로 했다. 뜨끈한 물이 온 몸을 적시고 마음까지 노곤하게 풀어질 무렵까지 참으로 오랫만에 엘론드는 한낮의 느긋함을 즐겼다.

 

 

급하게 두드려진 노크소리에 채 마르지 않은 머리를 수건으로 슬쩍 감싼 엘론드의 양 뺨이 열기에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가벼운 가운만 입고 있던 터라 갑작스러운 손님에 당황했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에레스토르가 유들하게 웃으며 별다른 일이 없을듯 하니 바로 침실로 오라는 길 갈라드의 전언을 전했다.

 

"...방 구조가 변하였구나."
"...그렇네요."
"날 왜 보자 하였느냐?"
"...대왕께서 절 부르시지 않으셨습니까? 옷도 못 갈아입고 오는 길이었는데.."

불안한 눈빛이 서로를 마주했다. 어색한 기분이 양 옆을 휙휙 돌아보았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야 할 서류들이 모조리 사라졌고 책장에 가득 꽂힌 책들 또한 사라졌다. 늘 바깥을 볼 수 있게 열어둔 창문은 꼭꼭 닫힌 채 커튼까지 내려져 있었고 가끔 차를 마시던 작은 탁자와 의자 또한 없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방 안에 있는것은 엘론드가 쓰던 작은 침대 하나 뿐 이었다.

 

"뭔가 이상합니다.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황급히 문으로 다가가 열어제치려는데, 문이 움직이질 않았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몇번 덜컹여 밀어보았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 문에 엘론드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글로르핀델? 에레스토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문을 두드리던 엘론드가 급하게 몸을 숙였다. 문 아래 좁은 틈으로 무언가 삐죽 나와 있었다. 얇은 종이였다.
어느새 다가온 길 갈라드가 엘론드의 손에서 그 종이를 건네받았다. 유려한 필기체로 써진 내용은 단 한 줄이었다. [좋은 밤 보내시길.]

새빨갛게 달아오른 엘론드의 시선이 한 곳에 머물질 못하고 파르라니 흔들렸다. 종이를 들고 있던 길 갈라드 조차 조금씩 우그러지는 종이를 바라보며 당혹감에 젖었다. 동시에 고개를 돌려 바라본 곳에는 아주 작은 침대가 있었다. 엘론드의 침대였다.

 

 

 

+ 4월에 썼던건데 왜 비공개로 되어있는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끌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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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바쁜일이 겨우 끝났네요 ㅠㅠㅠㅠㅠ
그새에 호빗3 포스터도 떴고 이런저런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네요 ㅠㅠㅠ 드디어 나오긴 나오는구나..어흐흑 ㅠㅠㅠ


이건 지금 아이패드에서 쓰고 있는거에요! 아니 티스토리를 그렇게 썼으면서 어플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지뭐예요. 그냥 사파리에서 켜서 했더니 스크롤바도 안 뜨고 그래서 몇번을 날려먹고 그랬거든요 ㅠㅠㅠㅠ 물론 아이패드 앱은 유료로 있긴 했지만 너무 평이 안좋아서 망설이던 찰나에 아이폰 버젼이 무료가 있더라구요. 열고보니 이런 신세계..?!
아니 댓글달리면 바로 떠요 ㅠ 우와 ㅠㅠㅠ 싱기해 ㅋㅋㅋㅋㅋ

실마 온리전이 못 열리게 된건 정말 너무 아쉽지만 그 대신 1월 중 엘론드 배포가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상세히 정해진 것은 없어보이지만요 'ㅠ'!

그래도 완결이라고 하니까 시원섭섭하네요 좀.
전투씬만 45분이라는데 그 중에 3초만 스란엘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 ㅠ

글 안쓴지 너무 오래되서 뭘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스란엘이 보고싶다 으앙 ㅠㅠㅠㅠ 요즘 핀마에도 너무 좋고 안나타르도 보고싶은데 ㅠㅠ 완전 고자가 되어버렸어요 ㅠㅠㅠㅠ

왕아맥에서 호빗2 재개봉도 이벤트로 하나보더라구요. 얼마 전 예매가 떴다그래서 또 화들짝 놀랐구 ㅎㅎㅎ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어요! 그동안 다시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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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죠 ㅠㅠㅠㅠㅠㅠㅠㅠ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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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조사는 이후에 이루어질 정식 부스 모집에 참고하기 위하여 시행됩니다.
행사에 참가 계획이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설문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께는 정식 부스 신청 때 우선권을 드릴 예정입니다.
정식 부스 모집 관련 상세한 안내는 기재된 연락처로 드리게 되니 되도록 정확한 연락처를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사에 참가해 주실 분께서는 하단의 네이버 폼 주소를 이용해 주시면 됩니다.

 

http://me2.do/IIr5I9N2

===============================================================================================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고대로 퍼왔습니다.
흐어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실마릴 쁘띠온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참여할 수 있는 캐릭터는 실마릴리온 에 한번이라도 이름이 등장한 인물 이라고 하니 생각보다 폭이 넓어지겠네요 ㅠ
호빗1개봉 후 나왔던 반지,호빗 온리는 뒤로갈수록 실마릴 허용이었으니 수가 많지 않았고.
어숲전 같은 경우는 머크우드 3대 기준이다보니 실마릴 인물들이 나오기에는 제한적이었고.
그동안 실마릴리온이나 선대 파시는 분들께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_+
저도 잠수중이라 얌전히 있긴 하지만..일단 가참가 조사는 신청해 둔 상태이구요.
뭐 나중에라도 참가 못하게 된다면 어디 위탁이라도 받으실 분이 계시겠죠(멜코안나를 영업할 기회다ㅜㅜ)

스란두일도 아슬아슬하게 딱 한번(!) 이름이 나온다고 하니 스란엘 전선 이상 무겠고.
개인적으론 핀마에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ㅠㅠㅠㅠ핀마에 ㅠㅠㅠ흑흑흑 마에핀마에도 좋고 ㅠㅠㅠ
아니면 페아마에 라던지 마글마에 라던지 페아핀골페아 라던지... 윗대들 ㅠㅠ 흑흑흑
존잘님 분들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ㅠㅠㅠ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어요 ㅠㅠㅠㅠ어흫ㄱ흑흐규ㅠㅠㅠㅠㅠ아 홍보해서 제가 주최하나 싶으실것도 같은데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D 그저 팬으로서 후후( mm)

 

그리고 트위터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까 모르겠는데 요즘 유행하는 ~ 전력 60분 ~ 이 톨킨 장르로도 있습니다!

아이디는 ===> @middle_earth_kr  이쪽이구요. 장르설명을 하자면 정해진 60분 안에 연성(그림, 글, 시, 배경 등등 연성할수 있는 종류는 모두 포용)을 완성하셔서 트위터로 올리고 연성 공유를 하는 장르인데요. 물론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일종의 이벤트로 간만에 존잘님들의 연성을 모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더라구요.

당장 다가오는 8월 8일부터 시작하는 모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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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금요일 11시에 진행하는 톨킨전력60분! 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명대사, 인상깊은 대사
ex)마이 프레셔스
2. 아이콘, 대표하는 장신구/무기/마크 등이 있는 캐릭터.
ex)스팅-빌보,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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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트위터에서 퍼왔습니다.
주제는 매주 바뀐다고 하니까 관심 있으신분들은 한번쯤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_<
물론 이것도 제가 하는게 아닙니다 ㅋㅋㅋㅋㅋ 어쩐지 홍보봇이 되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건 뱀발이지만 기어코 발을 들이지 않던 텀블러에 발을 들여놓은 후 눈팅만 간간히 하고있습니다 ㅠㅠ

 

연성이 없으니 굶어죽겠어서 당분간은 좀 살아보고자 ㅠㅠ

근데 국내에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멜코안나(멜코르X마이론, 멜코르X사우론, 멜코르,모르고스)존잘님이 혜성처럼 등장하셔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흐으으으ㅡ헝어으어으허으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좋아요 ㅠㅠㅠ

막 애니체? 로도 그려주시고ㅠㅠㅠㅠㅠㅠㅠ

여러가지 버전을 파시는것 같은데 그림만 보고서라도 저랑 설정이나 캐해석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보여서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네요 어흑흑 ㅠㅠㅠㅠㅠ좋아 이제 일본어를 공부해야지(?)

이맛에 존잘님을 파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참 존잘님 텀블러 주소 ===> http://tokidokitidori.tumblr.com/

결론은 멜코안나 파주세요..(?) 아 스란엘도..^.^!

또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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