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글

페아마에. 순종.

2015. 4. 5. 06:29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페라님, 저, 팥자님 연성 릴레이 글입니다.

아직 완결은 나지 않았지만 너무 혼파망으로 흘러가서 ㅎㅎㅎㅎ

언젠간 다시 쓰겠죠!

트랙백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ㅋㅋㅋㅋ

스란엘, 길갈라드, 엘로마글, 켈레브림보르 등등 등장합니다 ㅎㅎ

 

http://prospera.tistory.com/trackback/104

'톨킨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핀마에. 합작. 맹세.  (2) 2015.05.04
페아마에. 순종.  (0) 2015.04.05
스란엘. April fools' day  (0) 2015.04.02
스란엘. 바다.  (0) 2015.02.08
아라레골. 무제./ 할디레골. 무제.  (0) 2015.01.12

설정

트랙백

댓글

"그거 알고 있나?"

있는대로 소파 뒤로 제껴져 보이질 않는 얼굴을 흘낏 바라보면서 엘론드는 작게 한숨을 내 쉬었다. 다짜고짜 찾아오더니 술을 내놓으라 한마디 던지곤 처음 하는 대화였다.

"모르지."
"그렇게 답할 거라고 생각했어."

손 끝에 걸려 위태롭게 흔들리던 잔이 가까스로 탁자위에 안착하는 소리에 엘론드는 고개를 돌려 정면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긴 한숨과 함께 몸을 일으킨 이의 금발이 어깨위에 흐드러졌다. 겨우 마주한 푸른 눈동자를 보며 엘론드는 왼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불쾌함을 표현했지만 스란두일은 여전히 묵묵 부답으로 훌쩍 밀어둔 잔 속의 술을 마셔버렸다.

"오늘은 거짓말을 해도 되는 날이야."
"거짓말?"

그래 거짓말. 흡사 혼잣말이나 하는 듯한 목소리로 또 다시 눈길도 주지않고 술을 기울이는 모습에 엘론드는 조용히 자세를 바로한 채 다시 서류를 바라보았다.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아침부터 아르웬과 옷을 뒤바꿔 입은 건장한 아들들의 애교 넘치는 문안인사를 받고 에레스토르의 자리에 서서 아침 회의를 주재하던 글로르핀델은 충분히 새롭고도 우스워서 진지하게 보직변경을 이야기할 뻔했으니까 말이다. 물론 서재 의자에 고의성을 보이며 대자로 기절해 누워있던 개구리는 덤이지 않았을까. 그러니 아무리 무덤덤한 나였어도 모를리 없었다고 답하고 싶긴 했지만 정작 들을 생각을 하지 않는 이의 앞이니 그저 입을 다물고 있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시간은 흘러 자정에 가까울 때인데 얼마 남지 않은 오늘이 만우절이었다는것을 상기시키는 이야기는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대의 금발이 오늘따라 눈이 부시군."

이런 말이 나오기 전 까지는 말이다.

"지금 혹시 그걸 거짓말이라고 하고 있는건가?"
"거짓말이라니. 나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

다시 마주한 숲의 왕은 스스로가 내뱉고도 그 말이 우스운지 홀로 웃고 있었다. 대체 뭘 어떻게 반응해주길 바라는거야. 절로 찌푸려지는 미간을 바라보면서도 멈출 생각이 들진 않았는지 스란두일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역시 에아렌딜님을 많이 닮았어. 그 꿀 같은 금발 말이야."
"아들이 그 아비를 닮은 것이 거짓말은 아닐텐데?"
"그렇게 대답하면 어떡하나? 이왕 하는거 좀 맞춰줘."
"...자네의 그 흑발은 언제보아도 탐스럽군."

질렸다는 듯 고개를 흔들면서도 또 맞추어 주는 엘론드를 보며 스란두일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아예 일어나 흔들거리며 다가온 몸이 가볍게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또렷한 금안도 그대와 참 잘어울려."
"고맙네."
"그대도 한마디 더 해야지."
"내 책상에서 엉덩이 좀 치워주지 않겠나?"
"그럴까?"

훅 끼치는 짙은 포도향에도 엘론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상은 마치 제 자리였다는 듯 자연스럽게 기대어 앉은 무릎 위에서 웃는 이의 모습에 오히려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몇 번을 마주했지만 아직도 이렇게 가까운 거리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더불어 저렇게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어 보이는 눈을 마주하는 것 또한 그랬다.

"스란두일."
"난 그대를 좋아해."

만우절이랬잖아?

"늘 함께 있고 싶어."

마주했던 시선이 자연스레 비껴졌다.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하면 좋을지 몰랐다. 무슨 대답을 해야할까. 만우절이랬잖아. 거짓말.. 거짓.. 무슨 말이 하고싶은거야.

"한번도 말했던 적 없었지만 이제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어."
"... 안 들을래."
"들어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싫어."

두려움이 깃든 눈을 들킬세라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주한 이의 표정이 보이지 않을리 없었다. 진지하고도 올곧은 강한 신념으로 차 있는 그 푸른 눈. 술주정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넘기며 농담이 재미 없는 건 여전하다고 이야기 해야 할까.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갔지만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엘론드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스란두일은 작게 소리내어 웃어보였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마주했다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숨기기 어려워 했을 그 얼굴이겠지. 어쩌지도 못하고 바짝 긴장한 몸뚱이에 그 손이 닿았다. 숨소리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손 끝에 온기가 배어들 때 즈음, 스란두일은 입을 열었다.

"사랑해. 엘론드."

흠칫, 굳은 몸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장난일까? 라고 치부하기엔 더없이 진지하고 단호했다. 술기운조차 제대로 배이지 않은 목소리의 의도를 구분해 내는것은 너무도 간단한 일이었는데. 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엘론드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난.."
"응."
"거짓말은 못해."
"알아."

운을 띄워놓고도 벙어리처럼 말문이 막혀 소리가 나오지 않는 입을 벌린 채 엘론드는 결국 스란두일을 마주해야했다. 어느새 잡혀버린 손목에 덜덜 떨면서 앞으로 닥칠 일을 두려워하는 감정이 앞섰다. 진심인 걸까 거짓말인걸까. 불안정한 시선을 담은 눈 속에 스란두일은 웃으며 들이찼다.

"답은?"
"......"
"아쉬운데. 모처럼의 고백인데."
"....무슨 대답을 원해?"
"날 사랑한다는 대답."

고민도 하지 않고 답을 내놓은 스란두일의 얼굴엔 잔잔한 미소마저 걸려있었다. 영겁과 같은 일분, 일초. 얼마나 지났는지 깨닫지 못하고 토하지 못한 숨만이 가슴을 두드려 온몸을 경련하게 만들기 전 까지 엘론드는 멈추어 있었다. 그 어쩔줄 모르는 얼굴을 바라보며 스란두일은 한참동안 기다렸다 이윽고 반대쪽 손을 뻗어 책상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톡. 톡. 톡. 까딱이며 꺾어지는 시선. 그 모습을 따라 자연스레 돌아간 시야에는 자정이 한참 지났음을 알리는 시계가 움직이고 있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군."
"...."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날의 다음날은 진실만을 말 해야 하는 날이야."
"....."
"대답 안 해줄거야?"

급하게 의자 끄는 소리가 들리고 어이쿠, 하는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분주한 발걸음소리가 들려왔다. 단숨에 일어나 테라스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평소답지 않은 무게가 실려 있었다. 거칠게 문을 닫으려 뿌리치는 손길의 끝을 스란두일은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그러나 만만찮은 순발력은 그 손길을 피하고 스란두일을 벽으로 밀어붙였다.

"가지고 놀아보니 어떤가. 재밌었나?"
"과대망상이야."
"우습게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군요.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귀공의 유희에 말려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단숨에 딱딱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존대를 하는 얼굴엔 분노가 서려 있었다. 마주하던 스란두일이 아랑곳 하지 않고 끌어 안으려 하자 엘론드는 그 팔을 붙잡은 손을 비틀어 힘을 실었다. 아야아 소리가 나오고 스란두일이 어줍잖은 동작을 멈추고 나서야 엘론드 또한 힘을 풀었다. 아까보단 조금 덜 가까워진, 그러나 여전히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은 뜨겁게 교차하고 있었다.

"어느 누가 리븐델의 영주를 우습게 볼까."
"귀공께서 그리하고 계시군요."
"사랑한다는 고백이 그대를 우습게 보는 태도인가?"
"오늘은!"

벌컥 화를 낼까 싶던 기분이 가라앉았다. 만우절이랬잖아? 거짓을 말하는 날이라고? 무슨 화를 어떻게 내야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게다가 자존심이 상했다. 이렇게 매달리는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왜 나는 쉽게 대답하질 못했을까.

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을 틈타 스란두일은 다시금 엘론드를 끌어안으려 했다. 반사적인 몸놀림이 더 빨랐지만 저항이 시작되기 전 어렵지 않게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품을 수 있었다.

"만우절의 다음 날이지."
"......"
"아닌가?"
".....놓아주십시오."

냉기가 흐르는 목소리가 방안을 맴돌았다. 어쨌거나 불쾌하고도 부끄러워졌다. 장난을 거는 자와 받는 자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 쯤은 알고 있어야 했다. 쉽게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이 관계는 포기하고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나라고 쉬울리 없잖아."

다시 흠칫, 하고 몸이 떨렸다. 조금 전 보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끌어안은 팔 안쪽이 좀더 옥죄어 가슴이 맞닿았다. 머리칼 사이에 얼굴을 묻고 천천히 문질러 오는 그 온기가 어쩐지 불같이 뜨거워 데일 것만 같아서 엘론드는 뒤로 물러서며 더듬더듬 책상을 짚었다. 그러나 스란두일 또한 한걸음 더 움직였다. 아무도 없는 방. 빛조차 들지 않은 새카만 어둠 속에서 작은 등불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끌어안고 그 품에 자신을 숨겼다.

"가끔은 유치하고 재미없는 장난에 빗대서라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거짓말을 하는 날이라며."
"그대와 이야기를 시작한 때에 이미 밤은 지나고 있었어."

저 멀리 새의 날개짓이 들려왔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가벼운 소리까지 모조리 들릴 것 같은 침묵이 방 안을 감돌았다. 그러나 엘론드는 뛰는 심장소리를 숨길 수가 없었다. 제멋대로 달아오른 귀 끝을 어쩌지도 못한 채, 또다시 한참을 망설였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란두일은 닿은 입술을 움직여 천천히 속삭였다.

"사랑해."

마치 주문이라도 외운 것 처럼 엘론드의 다리힘이 풀렸다. 얼마 만에 들어본 말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았다. 느릿하게 미끄러진 몸이 스란두일의 손이 이끄는대로 무너져내렸다. 방금 전 까지 업무를 보던 책상의 서류들은 거칠게 밀쳐졌고 검은색과 금색의 머리칼이 겹쳐 나풀거리며 그 위로 내려앉았다. 그 틈에 엘론드의 품을 벗어난 스란두일의 얼굴은 달빛에 가려져 보이질 않았다. 천천히 입술을 쓸어낸 손가락이 틈새를 파고들 듯 하다 곁으로 물러섰다.

"대답해줘."

나라고 쉬울리 없잖아. 방금 전 말했던 문장이 귓가에 몇 번이고 울렸다. 나라고 쉬울리가 없는데. 너라고 쉬울리가 없을텐데..

뻗어진 손이 스란두일을 붙잡았다. 끌어당겨진 몸이 순순히 엘론드의 위로 겹쳐졌다. 닿을 듯, 닿지 않는 귓가에 엘론드는 간신히 입술을 움직여 고여있던 말을 내 뱉었다.

"... .... ....."

두 번째 주문이었다는 듯, 열린 입술 틈새로 순식간에 뜨거움이 밀려들어왔다.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고 생각하며 엘론드는 질끈 눈을 감았다.

'톨킨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아마에. 순종.  (0) 2015.04.05
연성릴레이. 올캐러.  (0) 2015.04.03
스란엘. 바다.  (0) 2015.02.08
아라레골. 무제./ 할디레골. 무제.  (0) 2015.01.12
마글로르. 무제.  (0) 2015.01.12

설정

트랙백

댓글

허리를 감싸쥐는 손길을 느끼며 몽롱히 잠에 취해 있는 엘론드가 슬그머니 눈을 깜빡였다. 거짓말처럼 앞에 있는 스란두일의 얼굴이 반짝반짝 빛났다.

"좋은 아침이야. 엘론드."

이마에 느긋히 입맞춰오는 스란두일에게 인사하려 했는데 이상하게도 평소와 다른 향이 전신을 지배했다. 무심코 핥아올린 입술에서 진한 초콜릿 향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게.."
"발렌타인 데이. 인간들의 풍습 중 하나라더군."
"들어 본 적이 있어."
"사랑하는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는 날이라지?"
"그래서 자네가 벌인 일인가?"
"아무렴. 가장 먼저 주고 싶었거든."

엄지로 살살 엘론드의 얼굴을 쓰다듬던 스란두일의 눈꼬리가 깊게 휘었다. 보드라운 손길에 도탑게 녹아버린 초콜릿이 입가 여기저기에 묻어나왔다. 그 달달함에 침이 고여 자꾸 핥게 되는 혀끝을 조신하게 내리누른 스란두일의 입술이 달게 감겨왔다. 조그마한 조각이 슬그머니 입 속으로 밀어 넣어졌고 설왕설래로 녹아내린 달콤함에 엘론드는 가벼운 현기증까지 느끼고 있었다.

사라져 버린 초콜릿, 주변을 가득 채워버린 향에 키득키득 웃으면서도 스란두일은 엘론드에게서 떨어지려 하질 않았다. 몇 번이고 끊임없이 입맞추고 숨을 나눴다. 아침의 흐트러진 모습조차 그에게는 꿈같은 모습이었다. 새벽녘의 희미한 별빛에 얼굴을 확인하고 나선 것이 얼마나 오래 된 일이었을까. 아침 인사를 해 본 것도 처음이었고 새가 지저귀는 이른 시간에 한 침대에서 그가 눈을 뜰 때 까지 있어 본 일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일이었다. 마음을 먹는 것은 어려웠고 남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는 것은 조금 더 어려웠지만 스란두일은 현재에 조금 더 충실하며 살기로 결정했다. 작은 이벤트였지만 마음에 들어 해 주길. 달콤함은 아침의 저혈압에도 좋은 약이 될 터였다. 쪽쪽. 소리를 내면서 잘게 쪼아올린 부딧힘을 마지막으로 스란두일은 엘론드가 자신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도록 조금 떨어져 그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해 주었다.

"아침에 보니까 또 새로워."
"그러게. 더 사랑해야할 것 같고 더 예뻐해야 할 것 같아."
"입에 바른 소리는 제일이지 아주."
"입에 발린건 소리가 아니라 초콜릿이지. 괜찮았어?"
"나쁘진 않았어."

희미하게 웃으며 스란두일의 품을 파고든 엘론드가 슬그머니 잠투정을 시작했다. 깜빡깜빡 눈꺼플을 감고 숫제 더 잠이라도 청하려는 듯, 자리를 잡는 모습에 스란두일은 저도 모르게 이불을 덮어 아이를 재우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었다.

"안 돼, 덮으면."
"왜? 더 자. 아직 이른시간이야."
"조금 있으면 시녀들이 들어올거야."
"리븐델의 시녀들은 참으로 딱딱하기도 하지."
"할 일을 하는 것 뿐인걸."
"조금은 여유로워도 좋을텐데. 로드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억지야 그건."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니.. 하루 정도는 괜찮지 싶기도 해."

슬쩍 얼굴조차 보이지 않게 파묻은 엘론드를 토닥토닥하던 스란두일이 에라 모르겠다 싶어 그대로 이불을 덮어버렸다. 웃음소리가 차마 새어나가지 못한 이불이 조금씩 들썩였지만 순식간에 움직임은 멎었다. 귀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작은 소리들이 서로의 사이에서 오가고 있었다.

"아침부터 초콜릿을 먹은건 오늘이 처음이야."
"나도 아침부터 누구에게 줘 본건 처음이야."
"질 수 없으니까 자네의 첫 밤은 내게 줘."
"오늘 밤을 기대해도 좋은건가?"
"오늘 밤일지는 알 수 없지."
"상관없어. 중요한 건 초콜릿보다 자네가 준다는 걸 테니까."
"하여튼 입발린 소린."
"쉿. 방해꾼이 가까이 왔어."

웅성거리는 소리가 문 앞을 사로잡았다. 삽시간에 고요해진 이불 속에 시녀들이 평소와 달리 열리지 않은 문에 우왕좌왕하며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의하기 시작했다. 똑똑. 육중한 느티나무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불 속 숨 죽인 요정 둘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고 한참을 부산스레 움직이던 문 밖의 불청객들이 약속이나 한 듯, 곧 움직임을 멈췄다. 조금 더 자. 재워줄게. 토닥이는 손길을 느끼며 엘론드가 웃음지었다. 일어났다가 다시 잠드는 아침이라.
혼자였다면 아마 상상도 하지 못했을 굉장한 일이라 생각하며 스란두일의 손을 부여잡은 채 엘론드는 눈을 감았다.
이불 속에는 여전히 달콤한 향내가 감돌고 있었고 오랫만에 둘은 함께였다. 잠깐 일 테지만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설정

트랙백

댓글

엘론드 기린 스란두일 왕 느낌으로 보고싶다.

스란두일을 왕위에 올리고 곁에서 보필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나라를 이끌어가며 태평성대를 이루고 있는데 왕권을 공고히 하려면 속히 혼인을 하고 후계를 세워야 한다며 상소문이 빗발치는거지. 딱 혼인하기 좋은 나이이기도 하고 특히나 외모도 수려하고 빠지는데 없이 완벽한 왕을 싫어할 이 누가 있겠어. 스란두일 본인이 주저하며 아직은 나라를 위해 일을 할 때이지 사사로운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닙니다. 라고 거절하고 있어서 그렇지 노리는 이들이 점점 많아짐. 그걸 보면서 엘기린은 미묘한 감정이 드는거.

 

어두운 밤 둘만이 서재에 앉아 서류를 보는데 넌지시 묻는 엘론드. 외롭지 않으십니까? 혼인을 하고 나만의 사람이 생기게 되면 한층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편해진다고 합니다./그렇습니까... 아직 잘 모르겠네요. 별로 생각이 없기도하고.  하며 얼버무리는 스란두일을 보며 내심 마음에 위안을 얻는 엘론드. 그러다 역으로 허를 찔리지. 그대는 어떠십니까. 외롭지 않으십니까?/..저는 기린입니다. 사람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제게는 공이 계시질 않습니까. 공께서 태평성대로 나라를 이끌어 가신다면 저는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그렇군요...이상합니다. 외모나 성격 어느 하나 다를 것이 없는데 그대가 사람이 아니라 하니 어색합니다. 하며 빙그레 웃어보이곤 다시 서류를 집어드는 스란두일. 어쩐지 긴장해 마른 입술을 축이고선 다시 지나가듯 넘기는 엘론드. 사람이었으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공처럼 수려하지도 준수하지도 않은걸요. 하는데 스란두일이 웃는거지. 기린이라 해도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시나 봅니다. 그대는 생각보다 꽤 매력적입니다. 엘론드.

그 말을 듣자마자 세차게 뛰는 가슴. 놀..리지 마십시오. 하며 어설프게 웃는데 환하게 따라 웃으며 고개를 내젓는 스란두일. 저는 이런식으로 농을 하는 성격이 아니란 걸 그대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실례일수도 있으나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때, 저는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줄 알았습니다. 한마디 말도 못하고 어버버 거리다 붉어진 얼굴을 어둠속에 숨기는 엘론드. 그 모습을 보며 조금 과했습니까? 하하. 마음에 깊이 담아두진 마세요. 엘론드. 하고 어깨를 툭툭 치고 다시 서류를 보는 스란두일. 어쩔줄 모르는 마음에 애꿎은 서류만 넘기는 엘론드.

 

그리고 점점 피할 수 없어진 국혼. 여염집 아씨들이 줄지어 선을 보이는데 그중에 가장 곱고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네를 낙점해 날짜까지 정하여 둔 날. 문득 함께 술자리를 갖는데 그때쯤이면 이 어지러운 감정의 이름을 알아채버려 어쩔줄 몰라하는 엘론드 보고싶다. 혹 제 비가 되실 여인을 보셨습니까? 그렇게 곱다 소문이 자자한데 아직 저는 못 보았습니다. 당일날 봐야 잡귀가 들러붙지 않는다나요. 하며 발갛게 술기운 오른 얼굴로 묻는데 간신히 고개를 가로저은 엘론드가 술잔을 더 채워주고 한잔 더 마신 뒤에서야 조심스레 묻는거지.

기뻐보이십니다./일전에 그대가 말한 적이 있지요. 가정을 이루게 된다면 안정감을 가지게 될 거라고요. 지금이라면 그 뜻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게 이리도 기대가 되는 일인줄은 몰랐는데, 내심 어여쁘고 정숙하다 하니 조금은 들뜨게 되는군요. 하며 껄껄 웃는 스란두일. 사실 엘론드는 비가 될 여인을 미리 보았고 어렵지 않게 스란두일의 곁에 선 여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음.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고 누구도 그 틈에 끼어들 수 없다는걸 확고하게 깨닫는 거. 아주 조금, 잠깐. 정말로 잠깐. 그의 곁에 서 있는 자신을 상상해보기도 했는데.. 그게 너무나 가슴이 저리도록 좋아서, 두려워서, 어쩔줄을 모르다가 죄스러운 감정에 짓눌려 모른척하는 엘론드의 이성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었지. 안 될 일이야. 그는 나의 왕. 나는 그의 기린. 해야 할 일이 있고 공생하는 관계긴 하지만 그의 삶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게 두어야지 내가 건드려서는 안 될 일이라고. 끊임없이 다짐하고 스스로를 옭아매는데 이 순간만큼은 질투가 나서 참을수가 없는거.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다신 기회가 없는데.. 왈칵 치밀어오르는 열기를 삼키면서 웃어보이는 엘론드. 혼인을 경하드립니다. 나의 왕.

 

미소를 띄우다가 문득 손을 뻗는 스란두일. 눈가를 톡, 하니 건드리자마자 쉴새없이 빠져나오는 눈물. 조금 놀란 표정을 보이다가도 금새 양 손을 뻗어 눈물을 흝어주는데. 섭섭하십니까. 어쩐지 아쉬운 표정입니다. 그대만의 왕이 아니라 그렇습니까. 하는데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눈물을 멈추질 못해 입을 열지 못하는 엘론드. 흉하게 보이지 않으려 참아보는데 좀처럼 멈추질 않아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안아 주러 오는 스란두일. 품에 끌어안고 토닥이며 울지 마십시오. 잘 살겠습니다. 그대가 걱정할 일을 만들지 않아요. 절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면서 달래주는 스란두일과 그 품에서 소리도 못내고 한참을 우는 엘론드 보고싶다.

 

그리고 기린으로서 왕의 혼인을 축사하고 증인이 되어야 하는 엘론드. 만면에 미소를 띄고 있는 스란두일에게 스스로의 입으로 여인만을 평생 사랑할 것이냐 묻는 엘론드. 국본의 혼인을 공표하고 선언해 하늘에 직접 고해야 하는 엘론드. 새까맣게 타들어간 가슴을 숨긴 채 새로이 빛나는 한 쌍을 축복하는 엘론드. 첫날밤을 치룰 곳에 미리 당도해 축성하고 도망치듯 신전으로 들어와 소리없이 절규하며 가슴을 쳐대는 엘론드. 욕심을 가져선 안된다. 너는 기린이다. 왕의 앞에 서 있다고 해서 그가 네 욕망에 휩쓸리게 두어서는 안된다. 기린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하려다가 흠칫 정신을 차리는 엘론드. 안돼. 기린으로서도 있을 수 없다면.. 더이상 왕의 곁에 있을 수 없어.. 안돼. 그것만은. 안 돼. 하며 마음을 다잡는 엘론드.

 

왕과 왕비의 첫 동침이 있던 날. 기린은 국가의 태평성대와 국본의 바로세워짐을 가슴에 담고 밤새 하늘께 축복을 기원 했다고 전해져왔다. 다음날 왕께선 기린의 앞에서 몸과 마음을 다해 비를 맞이하였다 고하고 비와 함께 무릎 꿇어 하늘의 축복을 함께 기도했다. 혼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왕비는 태기를 보였고, 이듬해 튼튼한 왕자아기씨를 생산하시어 국본을 바로 세우셨다. 왕은 크게 기뻐하였고 기린 또한 그 아기씨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다. 무럭무럭 자라난 왕자와 전쟁없는 태평성대가 계속되었지만 왕비가 먼저 소천했고 슬픔에 빠진 왕이 다음 해에 숨을 거두었다. 끝까지 곁을 지킨 기린은 식음을 전폐하고 성군의 죽음을 슬퍼했고 그러다 피를 토하며 그 명을 다했다. 곧 새로운 기린이 모습을 드러냈고 새로운 왕으로 올라선 왕자의 곁을 보필하며 태평성대가 이어졌다.

 

 

 

 

스란두일이 병석에 누워 길게 자리를 보전할 때, 엘론드는 빠짐없이 곁을 지켰겠지. 이제는 주름이 지고 말랑해진 손을 잡고 쉴새없이 기도하는 엘론드를 보며 스란두일은 이따금씩 눈을 뜨고 가만히 쳐다보았을 것 같다. 십수년도 넘어 곁에서 평생 자신을 지켜봐 온 엘론드를 바라보면서 무언가 말 하고 싶어했지만 쉽게 용기내지 못하던 스란두일을 엘론드는 묵묵히 수발을 들고 기도를 해주었겠지. 그러다 마지막임을 깨달은 스란두일이 엘론드를 불러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여주면 좋겠다. 내가 너무도 주위에 무심했습니다. 너무 늦게 깨달아 버린 마음을 전할 길이 없어 오랜 시간 망설였지만 이제는 이야기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하며 웃어보이는 스란두일. 

 

심하게 흔들리는 엘론드의 얼굴을 살살 매만지며 한자한자 분명하게 내뱉는거지. 그대를 남겨두고 떠나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무거운 마음을 전해서 또 미안합니다. 주제넘게 제가 그대를 은애했습니다. 하고 수줍어 하는 스란두일. 턱 막힌 숨을 쉬지 못하고 덜덜 떨고 있는 엘론드. 안쓰러히 웃으며 얼굴을 쓰다듬던 손 끝을 그때처럼 눈가에 가져가는 스란두일. 울지마십시오. 이젠 제가 달래줄 수가 없어요. 그 손을 두 손으로 감싸올리며 눈물을 떨구는 엘론드. 고개를 흔들면서 소리내어 처음으로 울어보는 기린.

아니라고, 제가 먼저.. 제가.. 제가 주제넘은 마음을 품은 거라고. 공께서는 잘못하신 것이 없다고 변명하고 부정하고 싶은데 입에서 나오는 것은 흉하고 매서운 숨소리 밖에 나질 않아 울부짖는 기린. 아닙니다. 아닙니다 주군. 나의 왕이시어. 아닙니다........제발...

다 울때까지 가만히 엘론드의 뺨을 붙잡고 있는 스란두일. 눈이 퉁퉁 붓고 히끅거리면서도 눈은 스란두일을 바라보고있는 엘론드. 가볍게 웃으면서도 농을 던지는 스란두일. 이렇게 그대 얼굴을 보고있자니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기린은 늙지 않아 조금 질투한 적도 있었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어쩐지 젊었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합니다. 하며 웃어주는 스란두일. 날 선택해줘서 고맙습니다. 곁에 하루도 빠짐없이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대가 있어 삶이 더 행복했어요. 깜빡이는 눈. 점점 힘이 빠지는 손길. 나긋나긋하게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목소리로 노래 한 수 청하는 스란두일. 울컥 솟는 울음을 억누르고 가만가만 불러주는 곡조에 천천히 고개가 끄덕여지고 감긴 눈꺼플이 떨림을 멈추며 곧 미동하지 않는데...

 

가신들이 들어와 기린을 떼어놓을 때 까지. 엘론드의 노래는 멈추지 않았다.

 

 

 

설정

트랙백

댓글

보호글

스란엘. 바다.

2015. 2. 8. 16:49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아라레골


정신없이 안을 헤집는 입술을 받아내던 아라곤이 손을 들어 레골라스의 망토를 벗겨냈다. 소슬한 바깥바람이 피부를 타고 전해지자 요정의 몸에도 조금 싸늘했는지 움찔거리며 멈춰섰다. 그러나 레골라스는 쉬이 멈추지 않았다. 거추장스럽게 걸리는 옷을 스스로 벗어 던져버린 뒤 다시 아라곤의 목덜미에 팔을 감아올리고선 입술을 약하게 물었다. 계속 채근하며 파고드는 레골라스를 진정시키려고 몇번이나 그를 가로막았지만 열오른 요정의 행동은 쉬이 막을수는 없었다. 조급하게 달려드는 요정에게 고삐를 씌우기 위해 아라곤은 한참 고민하다가 반쯤 드러난 레골라스의 엉덩이를 찰싹, 소리가 나도록 가볍게 때렸다.

"이런 취미가 있을 줄은...몰랐는데?"

반사적으로 떨어지고서야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은 레골라스가 요사스러운 눈빛으로 슬쩍 붉어진 입술을 핥으며 자신을 바라보자 당장이라도 쓰러뜨려 끌어안고 싶었지만 아라곤은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했다. 밀쳐진 몸을 일으켜 스스로 벗어내린 망토와 레골라스의 망토를 정리해 돌이 없는 풀밭을 찾아 그 위에 겹쳐 깔았다. 이슬이 촉촉하게 젖은 새벽의 숲이었기 때문이었다.

"뭐해. 안 올거야?"

망토위에 올라 주저앉은 채 목덜미의 매듭을 풀며 고개를 까딱이는 아라곤의 모습을 보던 레골라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의 왕은 배려심이 깊기도 하지. 밀어 넘어뜨린 아라곤 위에 올라타 바라보던 요정은 천천히 손을 들어 그의 얼굴부터 쓸어내렸다. 몇 번을 보아도 사랑스러웠고 생경했다. 털끝만큼도 따라오지 못 할 정도로 어린 주제에. 불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주제에 이렇게 매번 혼을 쏙 빼어 놓는다고 생각했다. 다시금 마주한 입술을 부드럽게 문지르다가 다시 혀를 얽어 귀한 과실을 맛본다. 허리를 감고 바지 사이로 침입하는 따스한 손이 기분 좋았다. 추위는 이미 느껴지지 않았다. 더운 공기가 이곳을 금세 데워버릴 터였다.



할디레골

처음엔 반쯤 장난이었다. 그저 숲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은발의 가디언. 로리엔의 가신. 그 무너지지않는 오만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왕자인 나를 보며 변하지 않는 표정이 흥미로웠다. 그대는 어떤 식으로 놀라지? 어떤 모습으로 무너질까? 한번 가진 흥미는 꼬리를 물었고 시간이 갈수록 그저 그를 관찰하고 뒤를 좇는것 자체가 즐거워졌다. 사소한 시비로 번거롭게 만드는 것 부터 공들인 장난까지 보여온 지 이제 한 달. 여전히 무표정인 그가 조금은 못마땅했다. 


이 방법은 좀 많이 유치한가?
 
참으로 간만에 정면으로 마주한 할디르는 여느때처럼 무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그 인사를 태연히 받고 천천히 그의 앞으로 다가섰다. 코앞까지 다가가 눈을 마주하는데도 짙은 회색의 눈동자는 피하는 법이라곤 없었다. 정말이지 끈질긴데.

"이건 그대가 자초한 일이야."

조금 더 다가선 발자국과 동시에 입술이 그 얼굴에 닿았다. 열린 틈새로 자연스레 살덩이가 감질나게 얽혔다. 여전히 당혹감이라곤 보이지 않는 눈동자는 고요하기 짝이없었다. 손가락에 감긴 부드러운 머릿결을 움켜쥐면서 벽으로 밀어붙인 나는 아예 대놓고 그 입술을 탐했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숲의 이방인이여. 

허리 부근으로 감긴 팔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것을 느끼며 나는 웃었다. 그리고 마음껏 그를 농락했다. 겹쳐진 입술에선 알싸한 박하향이 감돌고 있었다.


'톨킨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란엘. April fools' day  (0) 2015.04.02
스란엘. 바다.  (0) 2015.02.08
마글로르. 무제.  (0) 2015.01.12
아라레골. 다시.  (2) 2015.01.10
스란소린. 덫 1  (2) 2014.12.30

설정

트랙백

댓글

마글로르. 무제.

톨킨버스 2015. 1. 12. 22:43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마글로르.'

마에드로스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내내 울렸다. 곤히 자고 있는 쌍둥이를 바라보며 마글로르는 착잡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이들을 버려야 한다고 나직이 내뱉는 형님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 항의해 보았지만 사실은 그 역시 그래야하지 않을까 예감하고 있었다. 물자는 점점 부족해졌고 부상자는 늘어갔다. 상황은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단지 알면서도 순진하게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 한단다. 에아렌딜과 엘윙의 아이들아.

하염없이 아이들의 머리를 번갈아 쓰다듬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손길에 조금씩 상냥하게 반응해오는 아이들의 모습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슬프고도 우스웠다. 언제 이렇게 마음속에 들어와 버린걸까. 이렇게 가까워서는 안 될 사이었는데. 멍하니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가 흐트러진 이불을 추켜 올려 주었다. 그리고 그 손길에 닿았는지 엘로스의 눈이 반짝 하고 떠졌다.

"왜 주무시지 않으세요."
"이제 자야지."

깜빡이며 바라보는 눈동자엔 의문이 가득 담겼다. 평소라면 보이지 않을 행동들과 표정을 보이는 마글로르가 이질적이어서였을까. 늘 하던대로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온 마글로르는 부러 아이의 코끝까지 이불을 추켜올렸고 성마른 손으로 가슴께를 두어번 두드려 주었다.

"밤이 깊었다. 어서 눈을 붙이렴."
"아저씨도요."
"그래."

대답을 하고나서도 떠진 눈을 보는것이 어쩐지 괴로웠다. 보호해달라고 버리지 말아달라고 온 몸으로 외치고 있는 듯 했다. 가만히 인내하며 기다리던 마글로르는 참다못해 아이에게로 손을 뻗었다. 그 눈을 가려버리며 자라고 이야기를 할 생각으로. 그러나 닿은것은 가냘프게 떨리는 눈꺼플이 아닌 조막만한 손이었다.
아이는 마글로르의 손을 잡은 채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러나 마글로르는 당연히 끌려가지 않았고 반대로 엘로스의 몸이 일어나 앉았다. 어자피 그걸 노렸다는 듯 아이는 일으켜진 몸을 바로하고 마글로르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이마에 조금은 까칠한 입술이 꾸욱 눌렸다 떨어졌다. 눈 앞의 아이는 수줍은 듯 쑥쓰러이 웃었다.

"어릴때 아버지가 이렇게 해주시면 좋은 꿈을 꿨어요."
"..그랬구나."
"악몽을 꿀 것 같은 표정이라서.."
"..그래."
"죄송해요.. 멋대로."

혼자 시무룩해진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며 마글로르는 실없이 웃었다. 마구잡이로 헝클어뜨린 머리카락이 손 끝에서 흩어졌다. 금새 또 밝아진 아이를 다시 한번 자리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진짜로 자렴."

샐쭉해진 눈매가 사랑스러웠다. 금새 꾸욱 감긴 눈에 내려앉은 새카만 속눈썹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마글로르는 곤히 잠든 아이의 숨소리를 듣고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상냥한 아이. 자신을 걱정하며 도닥여주는 착한 마음씨. 감상에 젖어있던 머리가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나서야 현실로 돌아왔다. 착하고 귀여워도 우리는 헤어져야 해. 나는 또다시 아이들을 버려야 해.

"...악몽을 꾸는게 아니야. 현실이 악몽보다 더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지."

쓰게 웃어보인 시선이 이제는 불이 꺼진 천막 안쪽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숨소리는 희미하고 고르게 퍼져 잔잔한 파도의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이제 저걸 듣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군.

마글로르는 아예 천막 입구에 주저앉아 눈을 감았다. 스산한 바람이 다시 소리를 내며 흩어졌고 그 틈새로 여전히 들려오는 숨소리에 어쩐지 울컥했다. 아이들은 이곳에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그 사이 우리에게는 놀랍게도 우정이 생겼다. 하지만 또다시 헤어진다면 아무 의미 없는 일들일테지.
아이들이나 타인이 보기에는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마글로르는 혼자서라도 기억하고 싶었다. 잊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너희와 끝까지 함께 하고 싶었어.

뒤늦게 내뱉는 졸렬한 변명이었다.






+ 엘로스마글로르였는데....OTL

'톨킨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란엘. 바다.  (0) 2015.02.08
아라레골. 무제./ 할디레골. 무제.  (0) 2015.01.12
아라레골. 다시.  (2) 2015.01.10
스란소린. 덫 1  (2) 2014.12.30
핀마에. 피스틸버스. 상흔.  (0) 2014.12.19

설정

트랙백

댓글

아라레골. 다시.

톨킨버스 2015. 1. 10. 00:51

"그렇게 생쥐처럼 도망다니는 건 당신 답지 않은데요."

모퉁이를 막 꺾으려던 발걸음이 우뚝 멈춰섰다. 들켰군. 짧은 한숨과 함께 강제로 돌려진 상체는 목소리의 주인을 올려다보았다. 다소 화가 난 듯한 표정. 아무렇지 않게 손을 어깨에서 떼어내려고 해 보았지만 무지막한 악력은 인간의 힘으로 이기기엔 다소 힘겨울 때도 있었기에 에스텔은 뿌리치는 것을 재빠르게 단념하고 똑바로 레골라스를 향해 섰다.

"도망친 적 없어요."
"거짓말."

이야기를 할때 시선을 마주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늘 경계하며 살아왔던 그에겐 그다지 버거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근래에서야 에스텔은 그것이 새삼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마치 누군가가 시키기라도 했다는 듯, 레골라스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비껴나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 돌려진 시선조차 맞춰 오는게 이 요정의 특기이자 장기였지만.

"눈까지 맞추지 않는걸 보면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고 싶은건가요?"

화가나면 날카롭게 모든걸 걸고 넘어가는 성격 또한 장기란 걸 잊어먹은 내가 바보지. 에스텔은 겨우 아무렇지 않게 내색하며 입을 열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왜 계속 날 피하는거죠?"
"피한 적 없다니까요."
"변명해봐요 그럼. 그 날 이후 어딜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지 그 매정한 입으로 직접 들어나보죠."

거세게 잡았던 어깨를 놓은 채 넉살좋게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레골라스는 그 잘난 입을 열어보라고 압박을 주기 시작했다. 따갑게 내려오는 시선을 또 자연스럽게 회피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에스텔은 이래서야 레골라스를 더 화나게 할 뿐이라고 생각하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눈동자를 겨우 끌어올렸다. 하지만 얼굴까지 미치지 못한 그 불편한 시선은 겨우 요정의 목덜미에 닿았고 슬쩍 열린 튜닉의 깃 사이에 머물렀다. 본디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숲의 요정은 쉬이 무방비한 상태를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따라 열어둔 깃 사이에는 시원하게 뻗은 목선이 그대로 비치고 있었고 그 피부가 평소처럼 빛.....이 나야하는데..눈 앞에 보이는 목덜미는 붉게 일어나 있었다. 오 마이 갓.

"저..레골라스?"
"말해요. 에스텔."
"혹시 그 단추는 일부러 풀어두고 있는.."
"네. 온 동네에 소문이나 내려구요."

당당하게 손가락을 넣어 단추 한 개를 더 풀어버리는 레골라스의 얼굴에 호전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대놓고 벌어진 옷깃 사이로 수줍게 자리한 화인은 나흘 전 자신이 충동적으로 새긴 잇자국이었다. 할 말을 잃은 채 바라보는 눈동자가 기어이 올라와 시선을 마주하자 레골라스는 드디어 미소지었다.

"얼굴 참 오랫만에 보네요?"
"...."
"아까는 시선이 움직이질 않더니 이제는 입이 붙어버렸고."
"레골라스."
"이름은 지겹도록 들었어요. 그날 밤에도."
"..."
"이름을 부르면서 밤새 온몸을 저릿하게 만든 상대는 눈 떠보니까 사라져있고. 바쁜일이 있나 싶어 걱정하며 달려나갔더니 코빼기도 보이질 않고. 심지어 이렇게 숨어있다가 걸리기나 하고."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게 아니에요."

험악해진 요정의 이야기는 들어본 일이 없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고 싶은 것을 애써 참으며 에스텔은 -가능하지 않겠지만-그에게 들리지 않길 바라며 작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의 양부께서는 한번도 화를 낸 적이 없었고 린돈 요정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화롭기만 한 리븐델이 일반적인건가 아니면 이렇게 날카롭게 파고드는 본성을 누구나 감출 줄 아는걸까. 아직 다양한 분파의 요정들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에스텔은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레골라스를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꺼내질 못하고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이는 에스텔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던 요정은 험악하던 표정을 조금 풀고는 모퉁이 벽에 슬쩍 고개를 틀어 기댔다.

"싫거나 불편한게 있었다면 차라리 대놓고 이야기를 해요. 합의하지 않은 관계도 아닌데 정작 자고나선 무서워졌다고 도망이나 치는 상대도 짜증나지만 질질 끌면서 구질구질하게 구는 상대는 더 짜증나니까."

그 순간 확 달아오른 열기가 얼굴을 뒤덮었다. 상대.. 도 있고 상대..는 더 짜증... 이라는 말은.. 그러니까.. 여러 명이...

"레골라스, 혹시.. 나 말고도 다른 상대도 있..어요?"
"네?"

비스듬한 자세 그대로 레골라스의 얼굴이 빠르게 굳었다. 다른... 상대... 중얼거리며 문맥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에 에스텔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아, 맞아. 인간이 아니었지. 그런데 요정은.. 요정은 한번에 여러..상대랑.. 하나..? 내가 부끄러워서 피해다니는게 엄청 이상한 거였나? 좀 쿨하게 행동했어야 했나? 점점 어지러워지는 머릿속에 본능은 생각하길 멈추고 그저 혼란스러움의 근원을 빤히 바라보았다. 평소 생각을 읽을 수 없던 은은한 미소는 어느새 사라져있었고 오직 강하게 흔들리는 눈빛만이 에스텔을 마주하고 있었다.

"지금..은 없..는데요?"
"..아.."

안심해도 되는건가? 지금은 없다잖아. 그러니까...애인을 사귈수도 있고. 그렇지. 성인인데 결혼과 다르게 성관계는.. 할 수도 있으니까. 에스텔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이해시켰다. 마음을 주었던 상대는 레골라스가 처음이었고 타인과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모를 수도 있는거라고. 게다가 [인간]과 [요정]이 어떻게 사랑을 하고 내밀한 관계를 맺는지 알 수 없었으니 방식의 차이일거라고 조심스레 되뇌었다. 그러나 그 얼굴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은 레골라스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해야 좋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는건데.'

가볍게 접근했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호감이었고 마음이 잘 맞기에 몸도 맞춘 것 뿐이었다. 그가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했던 시간들 또한 즐겁고 특별했기에 늘 그래왔듯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레골라스 또한 요정과 인간이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만약 인간들의 사랑이 요정의 연애와 방식이 다른거라면? 에스텔이 보여줬던 모든 행동이 인간들이 보이는 행동 그 자체라면? 혹 몸부터 시작한 사랑이 가벼워 보여 내가 싫어지고 거부감이 든거라면 어쩌지? 두근두근 거리며 열리려던 마음에 찬물을 끼얹은 것 처럼 에스텔에게 그렇고 그런 요정으로 보였을까 불안해졌다. 빠르게 깜빡인 시선이 이번엔 반대로 흔들렸고 이걸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나 고민하는 와중에 에스텔이 먼저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 잘못했어요."
"...아니, 뭐."
"레골라스가 내게 너무 과분한 것 같아서. 그래서 좀 무서워졌어요. 그런데 처음..이라서 진짜 이 감정이 레골라스와 동등한 감정인지 확신할 수가 없어서... 다 내 잘못이에요."
"처음이었습니까?!"

되묻듯 던져진 말의 뜻을 이해하느라 멍하니 떠진 눈동자가 두어번 더 깜빡였다. 곧이어 열오른 얼굴은 눈 앞의 인간을 순식간에 어린 아이로 만들어 버렸다. 대답.. 대답을.. 그러니까. 이게.. 내가 생각한 의미가 맞는거지?

"...응."

한참동안이나 아무말도 없이 서로만 바라보는 둘 사이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먼 곳에서 요정들이 모여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고 노랫소리 또한 흘러들었지만 둘이 서 있는 이 곳에는 공기마저 움츠러들고 아무것도 움직이질 않았다. 처음이면 안되는 건가? 무슨 의미라도.. 한참을 또 고민하던 에스텔의 고개가 슬금슬금 돌려졌고 또다시 시선은 주위를 맴돌았다. 그 순간 맑게 터지는 웃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나참,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잖아요."

쑥 뻗어진 손끝에 잡힌것은 자신의 팔이었다. 우왁스러울 정도로 강한 힘이 단숨에 몸뚱이를 휘감아 끌어당겨 에스텔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삼키며 질질 끌려갔다. 품 안에 가득 안은채로 레골라스는 의미모를 웃음을 짓고선 그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 볼 때까지 휘감긴 팔에 지그시 힘을 주었다.

"사실은 나 혼자서만 섣부르게 진도 나간게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했었다구요. 말하지 그랬어요. 하도 자신감있고 능숙하게 리드하길래 경험이 있는 줄 알았네."
"능....숙...하게.."
"어라 또 얼굴 빨개졌다. 부끄러움 엄청 타나봐요?"

이제는 아예 대놓고 놀리는 목소리는 이전에 에스텔의 가슴을 뛰게 했던 그 목소리 그대로였다. 부끄럽기도 하고 멋적기도 해 잠자코 아무말 없이 크흠큼 거리며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아라곤을 지켜보며 다시 끌어안는 레골라스의 품이 놀랄만큼 따듯해서 도통 붉어진 얼굴이 가라앉질 않았다.

"이제 숨기지 말고 이야기 해 줘요."
"..네."
"나도 불안해 한단 말이에요."
"다 이야기 할게요."
"그날 기분 좋았어요?"
"...네."
"나 좋아해요?"
"레골라스는요?"

용기내어 되묻는 얼굴에 긴장이 스쳤다. 소리내지 않고 웃어보인 레골라스가 성급하다 싶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속삭였다.

"다시한번 확인 해 볼래요?"

푸드득 날아간 새의 날개짓이 유독 크게 들려왔다. 얼굴은 이미 터질듯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톨킨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라레골. 무제./ 할디레골. 무제.  (0) 2015.01.12
마글로르. 무제.  (0) 2015.01.12
스란소린. 덫 1  (2) 2014.12.30
핀마에. 피스틸버스. 상흔.  (0) 2014.12.19
길엘. 무제  (2) 2014.11.12

설정

트랙백

댓글

오랫만이에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오지않으려고 했던건 아니고 긴긴 휴가기간을 보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결국 호빗3을 보기도 하고 바쁘게 시간을 보냈어요!
물론 욕을 하기위해서 이쪽엔 감상을 쓰지 않기로 했지만요 ^.^ 피잭 잊지않으마 ^.^

개인적으로 다른거 다 필요없고 내가 스란두일을 보러 간 영화에서 드워프가 잘생겼구나 허허 를 외치게 만들었다는게 정말 이해가 안가구요 ㅜㅜㅜ 드워프는 멋졌고 스토리도 무리없이 이어졌지만 뭐랄까.. 전 드워프 잘난거 보러 간건 아니었는데 ㅎ.ㅎ.ㅎㅎㅎ 우리 전하는 보이지도 않더라~_~ 그 얼마 없는 시간조차 트루러브!!!!그놈의 트루러브에 다 잡아먹혀서 보이지도 않더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ㅜㅜㅜㅜㅜ 아니야 욕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후 그래요 전 어자피 피잭걸 파는게아니라 톨킨걸 파는거니깐.. ㅜㅜ 근데 의외로 급 스란엘 지분이 좀 떠오르는것 같아서 이상하게 묘한 느낌이 드는 저. 희안하다.. 왜때문에.. 아 물론 막판에 급 아라레골(?)을 연결하면서 스란엘(?)을 연상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긴 했었죠 흑흑 ㅠㅠㅠㅠㅠ이렇게라도 살아남아라 스란엘 8ㅅ8!!!

하여튼 뭐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드디어! 기다리던! 고대하던! 톨킨온리가 열릴거 같다는 소식을 전하려고 왔습니다!!!!!

현재는 트위터에서 수요조사 후 가참가 신청까지 끝난 상태이구요 8월달에 열리는 동네페스티발(이하 동페)에 소규모 온리전 형식으로 64p 부스로 참가신청서를 넣으셨다고 합니다!
https://twitter.com/tolkienonly/status/551597945313689600
자세한 사항은 해당 링크를 참고하시구요!
저는 아마...아마 책이 나오긴 할것 같은데 작년 먹고살기프로젝트에서 실패해 올해에도 또 매여살아야 하는 몸이라 확실할지는 모르겠어요 ㅠ 일단 참가신청은 했지만 8ㅅ8
호빗 3이 끝난 시점에서 다소 멀리잡힌 온리전일정이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언제다시 열릴지 알 수 없는 본진이라서 ㅠㅠㅠㅠ 이번 기회가 너무 소중하네요 ㅠㅠ 참가의향 있으신 분들은 해당 트윗 살피시면서 참가신청때 신청서를 넣어보시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우리함께해요 ㅠㅠ

그리고 그 톨킨온리가 열리는것에 힘입어 앤솔로지나 게스트북 모집도 많이 하더라구요 ㅠㅠ

1. 아라레골 엔솔로지 : https://twitter.com/axl_anthology/status/551617934741630976

2. 호빗시리즈 게스트북 : http://ghqldldlt.tistory.com

3. 길엘 게스트북 : http://blog.naver.com/mahamayuri/220224838148

현재로서는 모집하는 분야가 세개가 있는 것 같구요. 아직 모집중에 있으니 생각 있으신 분들은 기간 놓치지않게 멤버신청해주셔요 ㅠㅠ 존잘님들 연성 모아서 보고싶습니다 ㅠㅠㅠㅠ

아마도 좀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엔솔만 보다가 게스트북을 보니까 또 새롭네요. (앤솔: 원고+초기자금->책->수익나눔 , 게스트북 : 원고 -> 총대가 초기자금, 수익모두 가지고 댐. 참가자 -> 원고낸 뒤 책+A)

예년에 들어서 활동을 자주 할 수 없다는게 좀 슬프긴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행사나 이런것들은 체크하고 있으니까요 ㅠㅠ 많이많이 나오면 좋겠네요 ㅠㅠㅠㅠ
뭣보다 스란엘러분들이 많이 늘어나셨으면 좋겠어요 ㅠㅠㅠ 제가 연성을 못하니원 ㅠㅠ연성을 보고싶은데 볼 수도 없고 흑흑 언제 이렇게 불모지였던지 ㅠㅠㅠㅠㅠ

그래도 틈틈히 연성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ㅠ!
또다른 소식이 있을때 혹은 글쓰고싶을때 다시 올게요~ 오늘도 들러주시는 분들 매우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 가장 행복하시고 즐거운 해 되시길 빌어요 >_<)/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