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비님이 문득 그리신 스란두일과 린디르 인어버젼 그림을 보고 확 와닿는 썰이 생각나서<<
허락을 받고 살짝 풀어봅니다!
원래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지지부진하게 길어질 것 같아서 흐음..썰과 연성을 반반 섞어서 풀어보는걸로!

 

배경은 바닷속 인어들의 이야기. 스란두일은 북쪽 숲의 왕이고 린디르는 아직 각성도 하지 않은 어린 인어라는 설정. 인어라는 종족은 알에서 깨어나는데 태어날 때는 모두 무성으로 태어남. 성인식 이후에나 각성을 하면서 남녀 성별이 정해지는 그런 생물임.

린디르는 본래 이곳에 살던 인어가 아니었음. 그가 살던 곳은 엘론드가 다스리는 영지였고 아직 발현조차 하지 않은 어린 인어는 본디 각성할 때까지는 영지를 나오지 못하도록 되어있으나 어쩌다보니 엘론드의 행렬에 끼어들어옴. 엘론드는 차례차례 각 왕들의 영지를 순방하며 의견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린 린디르의 눈에는 그저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음. 그렇게 여러군데를 거쳤고 가장 마지막으로 북쪽의 숲이라 불리우는 산호 군락의 영지만이 남은 여정이었음.
무사히 북쪽숲의 영지에 당도했지만 왕은 없었어. 스란두일은 늘 변방을 돌며 영지를 수호했음. 최근 영지를 노리는 적들이 여기저기서 출몰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궁 내 분위기도 흉흉했음.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엘론드는 왕이 환궁할때까지 북쪽 숲에 머무르기로 했음. 그 덕에 린디르도 궁 안에 머물게 됨.

 

스란두일이 궁에 당도한 것은 아주 늦은 밤이었다. 언제나 갑작스레 사라지고 나타났던 왕의 귀환에 깨어있던 이들은 그리 놀라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움직였다. 그 덕에 손님들에게는 소식조차 전해지지 않았다. 혹여라도 전해졌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몰랐다.

린디르는 자신이 왜 이곳에 끌려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밤의 고요함을 즐기러 산책을 나왔을 뿐 이었다. 한참을 조용히 노닐고 있었는데 근래에 보지 못한 키가 큰 인어가 자신을 불렀다. 부름에 돌아서고 눈이 마주쳤다. 그것이 다였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인어는 그대로 자신의 손목을 붙잡고 어디론가 향했고, 당도한곳이 바로 이 곳이었다.

"누구...세요..?"
"....."

정말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인어의 미간이 크게 찌푸려졌다. 한참이나 린디르를 바라보던 인어는 그대로 성큼 다가왔다. 얼결에 뒤로 물러선 린디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는 무표정한 얼굴에 슬쩍 비릿한 미소를 띄웠다.

"관심을 끌려고 의도했다면 성공한 것 같군. 적어도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방법이야."

날카로운 눈매가 조금 가늘어졌다. 라고 생각이 들자마자 시야가 까맣게 물들었다. 살짝 술기운이 배인 입술. 조금 차갑지만 말랑한 그것이 제 입술에 닿은 것을 끝으로 린디르의 기억이 하얗게 날아갔다.

 

 

결과적으로 린디르는 그날 밤 스란두일에게 반 강제적으로 당했음. 막연하게 튕기는 줄 알고 있었던 스란두일은 종내엔 짜증을 내며 거칠게 다뤘음. 스란두일이 매번 이랬던 것은 아님. 하지만 스란두일이 궁으로 돌아온 이상 왕을 위해 지켜져야 할 법도가 있었음. 린디르가 몰랐던 것 뿐이었지만 사실 린디르가 산책하고 있던 공간은 왕의 여인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곳이었음. 매우 안타깝게도 손님이 머물던 장소와 인접한 곳이고, 또한 알고 있는 모두가 의식하며 피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그 흔한 푯말 하나도 세워져 있지 않았음. 그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왕의 승은을 입은 자들이었고 또한 입을 자들이었음. 언제든지 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자들이었으니 스란두일이 착각한 것도 당연했음. 게다가 스란두일은 손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오는 길이었고 새벽부터 일어나기 위해 당장 피로를 풀고 숙면을 취하려 부러 술을 마신 상태였음. 그것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가와버렸음. 평소라면 꼬리색과 모습을 보고 각성조차 하지 않은 어린 아이라는 걸 알아챌 일이었는데 초반의 너무 멍뎅한 대처 + 술취함의 시너지로 깨닫지도 못하고 넘어갔음. 물론 하던 중간에 무언가 평소와는 다르다 라는것을 깨달았지만 그것을 따져보기엔 너무나도 피곤 + 일단 급함. 이라는 느낌. 어쨌거나 둘은 밤을 함께 보냈음.

제 욕망만 채우고 잠들어버린 스란두일의 곁에서 죽은 듯 떨고있던 린디르가 멍뎅한 정신을 겨우 다잡았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뭔가.. 당한 것 같은데 이게 정확히 뭔지 설명조차 힘들어. 일단 몸이 너무 아팠음. 기절도 몇번 했던것 같은데 고통스런 몸부림에 얼마 가지 않아 정신이 들었음. 모든것을 끝내고 난 뒤에 잠든 스란두일의 품 안에서 겨우겨우 용기를 내 빠져나왔어. 아래가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아. 눈물도 나고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어. 일단 이 곳에서 도망쳐야 할 것 같다는 일념 하나로 린디르는 천천히 움직였어. 누구와 마주칠까 흠칫흠칫 놀라며 자신의 숙소로 돌아왔음. 그리고 기절했음.

날이 밝고 아침이 찾아왔어. 스란두일은 일찍 잠에서 깼지.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까 혼자야. 침대시트도 피바다가 되어있고 분명 어젯밤에 누군가와 동침한 것 같은데 아무도 없어. 이상한 일이네. 라고 생각하며 어젯밤 자신이 안은 인어의 얼굴을 떠올려보려 했지만 그저 조금 슬픈 눈매? 그것밖에 기억이 나질 않아. 어자피 자신의 궁 안에 있던 여인 중 하나였겠지. 가볍게 생각하며 몸을 추슬러.
린디르는 아침이 와도 일어나질 못했어. 린디르를 보살피던 인어는 그저 아이가 환경이 바뀌어 앓는가보다 싶어 이불을 덮어주며 쉬게 놔뒀지. 그래서 엘론드에게도 그렇게 보고를 올렸어. 엘론드는 가장 나이어린 린디르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걱정을 하긴 했지만 일단 왕을 만나는 것이 가장 급선무였어. 회의 이후에 들려보기로 하고 그는 일단 왕에게로 향했어.

회담은 지지부진하게 길어졌어. 간혹 닫힌 문 속에서 큰 고성이 오가기도 했어. 쉽게 모아지지 않을 의견의 충돌에 두 인어는 매우 피곤해 했어.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취합하려 했지만 정말이지 대립되는 입장에서의 합의는 요원해 보였지. 그러는 동안 린디르는 종종 정신을 놓을 정도로 크게 앓았어. 엘론드도 너무나 바빴고 상황이 좋질 못했어.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지났고 겨우 큰 틀에서의 합의점을 찾은 엘론드와 스란두일은 이곳에서 일단 만족하기로 했어. 스란두일이 수호하는 영지 변방에서 또 마찰이 일어났기 때문에 더 설득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지. 스란두일은 배웅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그날 밤 다시 변방으로 향했어.
엘론드는 자신의 영지로 돌아갈 준비를 했어. 좀더 쉬고 가라는 신하들의 권유에도 그만 되었다며 일찍 돌아가길 원했어. 자신도 피곤했으니 긴 여정을 어서 마치고 싶었던거지. 그제서야 한숨 돌린 엘론드의 머릿속에 린디르가 생각났어. 아직 어린 인어인데 여정이 고되기라도 했던가 싶어 짠해졌어. 그래서 시간이 조금 늦었지만 린디르의 방으로 향했지.

린디르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상태였어. 불완전한 어린 몸에 가해진 충격이 너무나도 컸기에 몸은 때 이른 각성을 시작해버렸어. 계속 보살폈던 인어조차 그 미세한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무관심 속에서 린디르는 알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쳤어. 엘론드가 와서 진맥하기 전까진 아무도 어린 인어의 각성 사실을 알지 못했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와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에 엘론드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어. 가까스로 잠이 들었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늘어진 린디르의 손을 잡고 맥을 짚었어. 그리고 놀란 눈을 크게 떴지. 덮인 이불을 들추어 꼬리색을 확인했어. 투명한 은빛이 감돌고 있어야 할 꼬리가 새파랗게 물들어 있었어.
엘론드는 린디르를 흔들어 깨웠어. 가늘게 떠진 눈에 엘론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었어. 하지만 린디르는 대답할 수가 없었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엘론드는 한숨을 쉬며 이곳 저곳을 진찰했어. 종종 빠르게 각성하는 인어들이 있었어. 백에 한둘은 그럴 법한 일이었고 엘론드는 그것이 단순히 어린 몸에 누적된 여독이 영향을 끼쳤나 보다. 라고 편안하게 생각했어. 그러다 이상한 점을 깨달았어. 분명 때 이른 변화이기는 하나 꼬리색과 각성 발현들을 보면 린디르는 남성체로 각성하고 있었어. 그런데 잡히는 맥은 여성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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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님이랑 레종님이랑 푼거 'ㅠ' 백업.

심청전ㅋㅋㅋㅋㅋㅋ형님은 집안을 일으켜야 하고 소린은 눈이 멀 지경에 이르러 본인이 자청해 눈을 뜨게만들려고 온갖수단을 구하는데 어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옷입고 어둠숲 깊은 샘물에 다이빙하면 소린을 살릴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이를 악물고 그래 내 한몸 바쳐서 소린의 눈을 뜨게하고 필리를 살리자. 하고 뛰어들었는데 뭔가에 부딧혀서 기절하고 꺠어나보니 웬 궁전입지요. 실은 전하가 뱃놀이를 하시려고 작은 보트를 띄워놨는데 그위로 떨어져서..! 왠 작달만한 여자아이인가...수염이났지만...여하튼 데리고 돌아와 침대위에 눕혀놓았건만 이녀석은 배은망덕하게 눈을 뜨자마자 이제 죽었구나 하고 울길래 그 옆에서 전하는 장단맞춰 너는 죽었으니 이제 내것이다. 라고..!ㅋㅋㅋ  머크우드 어두컴컴한 곳을 사의 세계라고 그대로 믿고 있을거같네요. 넌 죽었지만 그 후에도 사는것은 생과 똑같단다. 오늘은 이걸 입어보련?/싫소!그건너무../너무?/여자옷같잖소/여자가여자옷을입는것이 어떻단말인가/난 남잔데!?/뭣이.?!
의외로 육안으로 남여구분이 안된다던지요< 그냥 신기한것을 주웠다 -> 여자옷입고있네 -> 여자겠지뭐. 라는 식의 애완동물 줍줍의 루틐ㅋㅋㅋ일거같아요 ㅋㅋㅋㅋ땡깡부리는거 좋네욬ㅋㅋㅋ

동시에 부자를 따먹고(?) ㅋㅋㅋㅋ머크우드의 애첩이 되어 살다갘ㅋㅋ 두린형제들이 어쩐지 눈을 뜬 소린을 데리고 찾으러 오면 좋겠네욬ㅋㅋㅋㅋ킬리는 그제서야 안절부절;;아;;마따;;;어쩌지;;;ㅋㅋㅋ
그래서 뒷목잡는 소린이랑 필리 앞에서 안절부절하면서 눈치를 보던 킬리는 한숨을 쉬더니 자긴 여기 남겠다고 하면 좋겠네요. 어자피 소린을 위해 버린 목숨이었으니 죽은 드워프인 셈 치라고. 난 소린이 눈을 떠서기쁘다고 언젠가 원정을 시작할때 반드시 소린의 곁으로 돌아가겠다고. 근데 지금은 아닌것 같다고. 소린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야하는 숙명이있고 나는 나대로 내가 필요한 곳에 가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돌아서버리죠. 그렇게 뛰어들어가서 그대로 스란전하 침실까지 달려간 킬리가 문을 탁 열어제치면 스란전하가 평소의 그 썩소로 돌아와서 가지 그러느냐. 나보단 명예가 중요하지 않느냐. 이러는데 제멋대로 침대위에 발랑 까져서 웃으면서 명예를 챙기는건 조금 후에라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없으면 죽을것 같은 표정을 짓는 이가 있어서 차마 떠날수가 없더이다. 이러는데 스란전하가 썩소지으면서 지금 그거 나한테 하는소리냐/아니었소?/...하. 참.  너란 드워프는 도무지 다룰 방법을 모르겠구나/길들이려고 하지마시오. 난 애완동물이 아니니까/그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꼭 이름지어 부를 필요는 없지요. 그저../그저?/온기를 나누는 사이 정도면 괜찮지 않겠소. 하면서 배싯배싯 웃어보이는데 아오 예뻐죽겠네. 그냥 그대로 껴안아서 폭삭 침대위를 굴러서 품에 가두는데 눈을 반짝반짝 뜨고 킬리가 먼저 입맞춰오고. 놀란 스란전하가 눈을 동그랗게 뜨니까 왜. 심장이 두근두근 하오? 내가 좀 잘생기긴 했지 크킄/..이젠 아주 미친게로구나?/싫으면 말고. 아직 나의 혈족이 멀리 가지 못하였을텐데..../아니, 아니다./아니면?/..그래 잘생겼다. 내가본 드워프중에서 제일이구나/알았으면 됐소.
하고 끝! 먼훗날 소린이 원정에 나서려 흩어진 혈족들에게 연통을 넣기전까지 둘은 행복하고 예쁘게 잘 살았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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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완전 ㅋㅋㅋㅋ문법 다틀림 주읰ㅋㅋㅋㅋ

 

사실 할디르는 끓어오르는 S의 끼를 숨기지 못하고 어둠의 비밀 클럽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머크우드로 파견나온 김에 이쪽 클럽 물좀 보려고 다녔던거죠. 비밀스럽게 클럽에서 자기끼를 펼치던 할디르는 의외의 인물을 발견해요. 그게바로 레골라스! 머크우드의 왕자! 쉬이 볼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타난 그의 모습을 보며 할디르는 마음먹죠. 나의 노예로 만들어주지. 이러면서 천천히 유혹해나가기 시작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던 백지같은 레골라스는 천천히 그의 조교에 빠져들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된 둘의 관계에서 레골라스는 갈증을 느끼는데...!
마스터.. 저..얼굴..아니 이름이라도../...그건 묻지 않기로 했잖아./ 죄송...해요..   차마 조르지도 못한 채 벌해달라는 레골라스를 평소처럼 조교해주지 못한 할디르.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것을 꺠닫고 클럽에 발길을 끊는데.   매일같이 나오던 어둠의 제왕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다들 웅성웅성. 레골라스는 할디르가 처음이었는데...배신감에 시무룩. 우연히 궁에서 마주쳐도 시무룩하니까 마음먹고 이별의 말을 전해야겠다며 그날밤 늘 쓰던 가면을 착용후 클럽으로..

마스터..! 기다렷../쉿./ 은밀하게 자신에게 다가오던 모습을 보며 레골라스는 울먹거리지만 팬텀은 냉정하게 자신을 쳐다볼 뿐이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몸과 마음을 열어준 팬텀을보며 레골라스는 울부짖는데...그순간 비뚤어진 가면이..
앗 하는사이에 벗겨지려는걸 광속의 스피드로 움켜쥐었지만 레골라스는 알아버렸죠. 자신의 궁에 사절로 온 엘프중 그와 같은 눈매를 가진 자가 있다는 걸.. 황급히 돌아서버린 팬텀은 자신을 부르는 레골라스를 무시한채 궁으로 돌아옵니다.
방안에 틀어박혀서 자신의 처분을 기다리던 할디르는 생각외로 아무런 변화가 없자 놀람. 다른 문제가 생김. 레골라스가 울면서 돌아와서 집사에게 발각되는 통에 몸의 채찍자국이 그대로..노출이되서..난리가났는데..레골라스가 입을 다물고..  꼬박 일주일을 앓고나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는데 밤이었음. 목이 말라 고개를 돌렸는데 팬텀이 예의 그 복장으로 자신을 바라봄. 늘 시릴듯한 눈빛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어쩐지 혼란스러워보임. 천천히 다가와 고압적으로 평소처럼 내려보다가 그답지 않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함. 왜 말하지 않았지? 레골라스가 망설이다가 말을 돌렸지. 마스터../나는 왕자의 마스터가 아니야. 나는../그만..말하지 마세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팬텀에게로 손을 뻗음.
늘 같이 밤을 지냈지만 레골라스 쪽에서 팬텀에게 손을 댄 것은 이번이 처음임. 천천히 뻗은 손이 차마 손은 만지지 못한 채, 소매를 잡음. 조금 당기는 모습에 팬텀이 천천히 쳐다봤지만 레골라스는 그저 웃었음. 전 그냥. 마스터의 도움을 받았을 뿐이에요. 나의 팬텀.

그말 한마디에 할디르의 고개가 툭 떨궈짐. 그가 해왔던 일들은 취미이기도 하고 부업이기도 해서 쉬이 놓을 수 없는 것들이었음. 그저 취미생활. 불사의 몸은 쉬이 질리기 마련이라 이러한 것들이 향락이되고 음지의 소통이 되었음. 어쨌거나 동생들을 건사하고 계획을 세우려면 자신은 돈을 벌어야 했음. 장남이니까. 그래서 더더욱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고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근데 이 왕자는 달랐음. 대체 나에게 뭘 원하는거지? 협박? 처음엔 그렇게도 생각했음. 하지만 아니야. 이건..이건..팬텀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졌음. 나는 이렇게 순수하게 누군가를 동경이나 연모의 감정으로 바라본 적이 있던가. 떨리는 손끝을 레골라스가 알아챔. 마스터. 마스터.. 마스터.. 잔잔한 목소리로 팬텀을 불러. 팬텀이 정말 몸에서 힘이 빠진듯 주저앉아. 놀란 레골라스가 몸을 일으키려했지만 등의 상처가 아직 낫질 않아 움찔거렸어. 놓쳐버린 소맷자락대신 팬텀이 손을 뻗어 레골라스를 지지했어. 늘 장갑을 끼고 있던 손이 아니야. 맨손이야. 레골라스가 가까스로 중심을 잡자 할디르는 천천히 손을 올려서 자신의 가면을 떼어내. 공포로 물드는 레골라스의 눈빛을 차마 바라볼 수 없었어. 툭 떨어진 가면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은발의 엘프야. 레골라스는 눈을 감아버려.

  레골라스가 가까스로 중심을 잡자 할디르는 천천히 손을 올려서 자신의 가면을 떼어내. 공포로 물드는 레골라스의 눈빛을 차마 바라볼 수 없었어. 툭 떨어진 가면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은발의 엘프야. 레골라스는 눈을 감아버려. 제가 마스터께..너무 큰 부담을 드렸던 것 같아요.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차라리 벌을 받을께요 마스터.. 나긋나긋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는 어느새 물기가 배어있었어. 팔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는 눈물을보면서 할디르가 당황해 몸을 일으켜. 손을 잡아 끌려는데 레골라스가 반항해. 아니.아니요! 전...전 괜찮아요. 저때문..저때문에 마스터가 다치는게 싫어요.. 제발..제가 잘못했어요...  손목을 낚아채려다 할디르는 그모습을 보고 우뚝 멈춰버려. 왕자는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었어. 혹시나 피해가 갈까봐. 죄스런 마음이 더해져 짐이되었어. 천천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침대 곁에 무릎꿇은 할디르는 왕자가 진정할때까지 기다렸어. 한참을 기다리다 소리조차 들리지 않자 어느새 눈물을 그친 레골라스가 손가락 틈새로 빼꼼이 눈을 떠. 그렇지만 자신의 앞에서 가면을 벗은 채, 올려다보고 있는 할디르를 보고 다시 눈을 꾹 감아. 이제서야 진정이 된것 같아 할디르는 가만가만 말을해. 왕자. 제가 혹 싫으십니까? 갑자기 던져진 질문에 레골라스의 고개가 흔들렸어. 그러면 혹 절 좋아하십니까? 이어진 질문에 화들짝 놀래. 이건...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할디르는 쓰게 웃었지만 모든걸 다 내려놓는 심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어. 이래서 일을 시작했고 늘 누군가를 차갑게 대했습니다. 채찍을 휘두르는 것이 그저 하나의 취미처럼 자리잡았죠. 그런데.. 눈에 밟히는 이가 있었습니다.  귀를 막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들바들 안간힘을 쓰고있던 레골라스가 눈에 보이게 화들짝 놀래.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할디르는 말을 이었지. 이렇게 방심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래서 마음을 꺠닫는 순간 도망쳤습니다. 전 비겁자죠. 마음이 흔들리는것은 참으면 될거라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어요.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이 지나도.. 흔들리는 마음에는 풍랑이 일었습니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져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딱 한번만 미친척하고 작별인사를 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밤. 저는..  제 추한 몰골을 들켰습니다.. 모든것이. 끝날 거라고 생각했죠. 나는.. 그냥. 왕자를 모욕한 죄를 덮어쓰면 되겠구나. 이것이 그에게 속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를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나은 결론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이곳에 있습니다. 누군가가 절 감싸줬기 때문입니다. 필사적으로 그는 절 숨기고 모른척 했습니다. 그 귀한 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전...그 마음을 받들 수 없습니다. 저는..처음부터 왕자를 속였으니까요. 제가 나설 자리는 없습니다. 왕자. 그동안 감싸주셨던 마음. 베풀어주신 은혜. 모두 끌어안고 가겠습니다. 제가 해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사라지겠습니다. 그것은 왕자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말을 마친 할디르는 등을 곧게 편채로 아직 눈감고있는 레골라스를 바라보았다. 몸을 조금 일으켜 눈을 가리고 있는 손등에 손을 포갰다. 처음으로 맞잡은 손이었다. 한참을 포개어 온기를 느끼던 할디르가 손을 거둔 채 일어섰다. 디 행복하시길. 나마리에. 할디르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바르게 서 고개를 숙였다 들린 눈물에 살짝 안타까움. 불안정함이 넘쳐흘렀다. 천천히 방향을 틀어 완벽히 왕자를 등지고 할디르는 걸었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네걸음. 다섯걸음째 걸음을 옮기려 움직였을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서세요. 할디르. 아까까지 떨리던 목소리는 어디로 가고 공식 석상에서 만났던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스라치게 굳는 등줄기의 긴장을 풀어내고 할디르는 멈췄다.

명령입니다. 나를 보세요. 할디르가 고개를 살짝 내리 깔고 몸을 돌렸다. 이제는 내 손안에서 울며 애원하던 엘프가 아니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건 머크우드의 왕자. 자신과는 신분이 완연히 다른 구름속의 존재.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고 명을 받드는 자세로 그의 하명을 기다렸다. 그가 죽으라면 죽고. 왕가를 능멸했다 죄를 물으면 합당한 대가를 치룰 생각이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의 손에 이렇게 아픈 칼자루를 쥐어주고 싶지 않았는데.. 침대 위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맨발, 잠옷차림의 레골라스의 움직임이 단편적으로 시야에 들어왔다. 상처투성이의 발. 필시 자신을 만나러 나온다고 평민의 신을 신어서였을거다. 왕가에는 고운 비단 신 밖에 없으니... 그 발길이 에둘러 어딘가로 향했다. 화려한 태피스트리가 진열된 곳에는 장식장이 있었다. 그 위에서 레골라스는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날붙이의 냄새가 났다. 칼이었다.
맨발의 왕자는 자신에게 향했다. 할디르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다. 왕자. 그대의 손에 결국..피를.. 하지만 모습은 결연했다. 모든 죄는 자신에게 있었다. 왕자가 이런 결말을 원한다면 그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코앞까지 다가선 상처투성이의 발이 오롯이 시야에 담겼다. 마지막 일 줄 알았다면 그대의 얼굴이라도 한 번 제대로 눈에 담았으면 좋았을텐데.. 의미없는 웃음을 지으며 할디르는 왕자의 명을 기다렸다. 이제는 한 발자국만이 남았다.
그순간 할디르는 자신의 어깨에 떨어진 무딘 칼날을 깨달았다. 반사적으로 놀라 고개를 들어 마주친 푸른 눈동자에는 힘이 있었다. 일국의 왕자. 머크우드의 차기 군주. 오만하고 강인한 모습의 레골라스는 일개 사신의 지위에 있는 자에게 기사의 작위를 내렸다. 그대. 할디르. 지금부터 나의 기사가 되겠는가. 서약은 엉망이었다. 충성서약 후 하는 의식은 이미 치뤄진 후였다. 놀라 혼란에 가득찬 눈동자가 결연한 왕자를 쳐다보았다. 참으로 오랫만에 마주친 시선이었다. 왕자. 저는../묻는 말에만 답하라. 나는 그대에게 지금 나의 기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대. 나의 기사가 되겠는가./ 왕자!!!!/ 대답해!!! 그것만. 나를.. 나를 몰아가지마.. 그러니 대답해. 할디르.
내 마음을 거품으로 만들지 마. 내가 장난이었다고 생각해? 그 수많은 밤을 당신과 함께 보냈어. 그게 하룻밤의 꿈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 당신은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야. 나는. 그럴수 없어. 그러니 선택해. 그대가 나를 왕자로 대한다면 나도 그대를 사신으로 대할거야. 그대의 선택에 달렸어. 이나라의 왕자는 스스로가 원하고 내가 선언한다면 타국민이라도 언제든지 받아드릴 수 있어. 그게 왕실의 법이다. 나는 그 법대로 행할 뿐이야. 그대가 만약 거절한다면.. 그래. 거절. 그런다면 나는 왕자의 지위에 걸맞게 그대를 대할거야. 그대에게 왕가를 모욕했다는 내란죄를 덮어줄까. 로스로리엔에서도 그 혐의만큼은 부인하지 못할걸. 그럼 나는 그대를 가지게되겠지. 어떤식으로든. 하지만 기회를 주는거야. 나는. 그대가 일말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면. 일말의 연민을 느끼고 있다면.. 그대는 서약을 해야해. 그건 나의 뜻이자. 왕자의 뜻이니까.  이제 선택해. 그대. 할디르. 나의 기사가 되겠는가.
왕자는 누구보다 당당했어. 그건 늘 보던 모습이 아니었지. 한번도 레골라스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려 들지 않았어. 낮이고 밤이고 마찬가지였어. 하지만 할디르는 깨달았어.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야. 이 치기어린 왕자는 거절해도 자신의 곁에 묶어두기위해 허튼 수를 쓸거야. 빠르게 회전하는 머릿속에서도 천천히 웃음이 비어져나왔어. 죄인이 앞에서 사함을 받았어. 나는...내가 한 짓은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인데.. 레골라스는.. 왕자는.. 할디르는 바라보았던 고개를 살짝 내렸어. 고민하는 눈치에 레골라스의 눈빛이 일렁였어. 안간힘을 다해 서 있는거야. 나는 이렇게 모든걸 내려놓았는데 넌.. 당신은 왜 아무것도 보이질 않지? 괴로운 마음은 잊고있던 상처로 번졌어. 후들거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었지만 시선을 내리깐 할디르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지. 할디르가 작게 숨을 골랐어. 어깨에 놓인 칼이 덩달아 떨렸어. 팽팽한 긴장 속에 할디르의 입술이 열렸어. 내가. 그렇게. 널. 가르쳤나.?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목소리. 그러나 익숙한 목소리. 팬텀이었어. 그 순간 레골라스는 들고있던 칼을 떨어뜨리고 무너졌어. 아니 안았어. 무릎꿇고 자신의 발밑에 복종하고 있던 할디르에게 뛰어들었어. 천천히 고개를 든 모습엔 평소의 가면속에 숨겨진 눈빛이 담겼어. 하지만 행동은 따스했어. 팬텀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아니 오히려 발로 차버렸을텐데.. 할디르는 두 팔을 벌려 무너지는 레골라스를 껴안았어. 눈물 범벅이 되버린 레골라스가 울음을 터트렸어. 마스터..
천천히 감싸안던 할디르는 레골라스의 상처에 닿지 않게 주의하며 뒷머리를 쓰다듬었어. 얼굴이 보이지 않아. 멋적어진 모습으로 천천히 귓가에 속삭여줘. 머크우드의 레골라스. 그대에게 종속의 맹세를 바치는 것을 허락해주시겠습니까. 덜덜 떨리던 고개가 들려. 코앞에서 마주한 시선은 아까보다 사랑스러워. 자꾸 가득차오르는 눈물을 흩어버리고 레골라스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미.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뀐 눈빛에 저도모르게 오싹 레골라스는 몸을 떨었어. 나는 아직 그대의 종속의 맹세를 듣지 못했는데. 레골라스. 조금씩 흥분으로 떨리는 레골라스의 눈빛이 덩달아 흔들렸어.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눈치를 봐. 그 모습또한 사랑스러워. 하지만 할디르는 침착했어. 그가 다가오기를 기다려.
이윽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달아. 평소에는 발등이나 손 위에 했어. 그건 평범한 플레이의 시작이었지. 나는 당신께 내 모든것을 맏기겠습니다. 종속의 의미. 구속의 시작. 하지만 이제 그곳에 키스할 일은 없을거야. 완벽한 종속의 도장만 찍으면 되니까. 떨리는 입술이 다가와. 도톰하게 다물어진 입술로 겹쳐져. 천천히 열리는 안쪽에 조심스럽게 침범한 혀가 움직여. 오로지 그만을 위해. 그가 가르쳐준 방식대로. 그에게만 할 수 있는 종속의 맹세. 레골라스는 맹세했어. 레골라스의 리드를 한참이나 즐기고 있던 할디르는 천천히 숨이 가빠질 순간에 가볍게 밀쳐내. 순식간에 위축되어 눈치를 보는 레골라스가 숨을 고르기도 전에 제대로 뒷목과 허리를 감싸안아. 그리고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속삭여. 입술에 한 건. 네가 처음이야. 나는 이제 너를 놓을 수 없어. 그러니 도망갈 생각은 말아. 아주 잠깐, 할디르의 입꼬리가 올라갔어. 처음 보는 웃음과 믿을 수 없는 말들에 레골라스의 눈이 커졌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어.
달달하게 이어졌던 키스는 순식간에 바뀌었어. 물어뜯을듯한. 욕망이 가득담긴 입맞춤이야. 한번도 이렇게 저돌적으로 탐한 적 없었던 할디르였어. 가빠지는 호흡에 눈물이 났어. 어떻게 해. 진짜. 진심으로. 너무... 좋아.
한참동안이나 이어졌던 키스가 끝나고 레골라스는 얼굴을 수습하려 애썼어. 눈물이 지저분하게 흐르고 부르튼 입술은 새빨개져있었어. 하지만 할디르는 입을 떼지 않았어. 눈가로 혀를 내어 눈물을 훔치고. 얼굴 곳곳에 베이비키스를 퍼부었어. 얼굴 곳곳에 입맞춘 후 할디르는 얼굴을 마주봤어. 이제 조금은 정리된 얼굴로 부끄러운 듯 이곳 저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에 조금 웃으며 할디르는 그의 얼굴을 감싸안고 자신을 쳐다보게 했어. 레골라스. 사랑한다.    절대 담기지 않을거라 여겼던 마음을 담은 말들이 귓가에 계속 울려퍼졌어.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골라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할디르는 아주 조금 편해진 모습으로 웃었어. 네게 강요하는게 아니야. 저. 말해보고 싶었어. 입 밖으로. 내 마음을. 천천히 웃어보이며 할디르는 당혹해 할 레골라스를 위해 다시 끌어당겨 안았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좋아. 괜찮아. 나는. 그저 네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다 괜찮아.
그러던 순간 레골라스가 몸부림을 쳐 밀어냈어. 웃으며 쳐다본 레골라스의 입가가 굳게 닫혀있었어. 부담이었구나.. 순식간에 죄책감에 다시 사로잡혔어. 하지만 그런 기분을 느끼기 전에 레골라스가 더 빨리 입을 열었지. 어린애 취급하지 말아요. 할디르. 내 대답은 왜 듣지 않아요? 나는 당신의 주인이에요. 나도 말할수 있고 생각할 수 있어요. 앞으로 그런 모습은..좀 삼가해주면 좋겠어요. 당신 주인으로서 명령이에요. 당당하게 말하고있지만 목소리엔 뒤섞여 불안해진 감정이 튀어나왔다. 가만히 바라보는 눈 앞에서 레골라스는 한참이고 말을 골랐다. 그러다 겨우. 내뱉었다. 나도.. 당신이 좋아요. 할디르. 사랑해요. 내뱉고 부끄러웠는지 레골라스가 잠깐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반응이 없자 다시 고개를 돌렸다. 멍청히 자신을 바라만 보고있는 할디르를 보며 레골라스는 조금 화가난 모습을 보였다. 할디르. 불린 이름에 화들짝 놀란 할디르가 멍해진 시선을 고쳐잡으며 레골라스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날 좋아하는건 되고 나는 안되요?/ 아니..아니에요./ 싫어요?/ 아니에요! / 그럼 좋아요?/ 돌직구로 날아온 물음에 할디르의 얼굴에 답지않게 화색이 돌았다. 좋아요? 다시한번 더해진 물음에 입이 마르는지 몇번 입술을 축인 할디르가 겨우 대답했다. 네. 좋아요. 좋아요. 정말로 좋아요. 레골라스. 아무것도 꾸밈없는 모습으로 그저 울듯 웃어보이는 모습에 레골라스의 표정또한 겨우 풀어졌다. 아까와는 다른 기류가 둘 사이에 흘렀다. 머뭇대며 웃어보이는 모습에 웃음이나왔다. 하지만 레골라스는 꾹 참고 말을 이었다. 안아줘요. 할디르. 얄궂게도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레골라스는 이제 걱정하지 않았다. 전해졌을거야. 분명. 푸른 눈동자가 올곧게 바라보았다. 시야에 들어온것은 방금 막 연인이 된 엘프. 나의 주인. 나의 마스터. 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다. 시선을 맞춘 채, 웃어보이며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 Yes. your highness. 시야가 가려지고 따스한 기운이 몸을 감싸안았다. 느낄수 있는것은 단 하나.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거란 믿음. 그 하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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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계 ts

썰/뻘설정 2013. 9. 11. 21:41
페라님때문에 성반전당한 중간계를 생각해봤는데 로스로리엔은 타격없을듯ㅋㅋㅋㅋ큐ㅠㅠ재밌겠다. 남성들의 집합체였던 엘프족의 수장들이 모두 성반전 되는거. 수장들만 ㅇㅇㅇ.  원래 수염도 없으니깤ㅋㅋㅋ 갈라마님만 신나셨네ㅋㅋㅋ

바뀐 상태에서 회의가 열리면 어떨까. 갈라켈레커플은 켈레보른만 나서지 않은 채 함께 오긴 왔을 것 같고. 갈라드리엘은 자연스럽게 유니섹스 스타일의 옷을 입지 않았을까. 스란두일은 대놓고 여자옷발싸ㅏㅏ 할거같고. 엘론드는 태연하게 남자옷 입엇을거같음. 가슴을 붕대로 동여맨 채 일부러 낮은목소리 내려고 노력하겠지.그 상태에서 스란두일이 조롱하는거 보고싶다. 그대는 변했어도 변함이 없군. 그 가슴이라던가 가슴이라던가 가슴이라던가..! 엘론드만 얼굴 빨개지고 갈라드리엘이 그만하라고 말리는게 보고싶다 ㅋㅋ 뒤에서 글로르핀델만 발동동. 마롣 가슴 안작은데!!젠장!!
자기몸 볼때도 부끄러워 죽겠는데 대놓고 가슴라인 드러내고 잘록하게 몸매선 살린 드레스입은 스란두일을 보고 단번에 얼굴 붉힐것 같다. 엘론드 귀요미. 그래놓고 평정을 되찾으면서 자기로브 벗어서 던지지않았을까. 입으라고ㅋㅋㅋㅋ
밤중에 난입해 술을 찾으면서도 분위기가 묘해지는거 또 좋다. 웃으면서 엘론드 손 끌어다가 자기 가슴에 얹어두고 반응보는 스란두일도 좋고 다 좋네 ㅜ어헝허유ㅠㅠ 엘론드님 숯기없으셔라 ㅜㅜ 여자라곤 켈레브리안밖에몰랐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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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엘. 헤어짐.

썰/뻘설정 2013. 9. 8. 04:21

비님의 길엘그림을 보고 혼자 제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하구..<

 

사실 길엘 에프터 후에 길갈라드가 눈을 뜨면 엘론드는 없으면 좋겠다. 아침식사자리에서야 보았는데 평소처럼 대하는 엘론드의 모습에 한없이 죄책감을 느끼다가 겨우 입을 열어서 엘론드. 하고 불렀는데 엘론드 눈에 생기가 살짝 죽은게 보이면 좋겠다. 예 주군. 평소와 같이 대하는 엘론드였지만 그 속에서 분명 미약하지만 경직된 모습을 발견한 길갈라드는 그저 아니. 아니다. 라고 얼버무렸지만 그 짧은 대화는 둘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선을 그어버렸겠지.
그것들이 쌓이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터져버리면 좋겠다. 말하지 못하고 다가서지 못하는 길갈라드를 보면서 인내하고 참아왔던것이 기어이 올라 빵 터지면 화라도 내겠지. 자신을 부르며 바라보는 눈빛에 혼돈이 가득한 모습을 보면 길갈라드는 죄책감이들까.
상처를 곪게 만든것은 하룻밤의 정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때문이었는데. 이미 상처받아 삭고 내려앉아버린 마음이 녹아내린것이 눈에 보일지경에서야 깨달은 자신을 향한 힐책을 퍼부어보지만. 엘론드의 눈빛에 이제는 자신이 비치지 않는다는걸 눈치채는거. 한걸음 다가서면 한걸음 뒤로 물러서고. 벽에 닿을때까지 주고받은 무언의 공격들이 아프게 가슴을 찔러오는데 더이상 갈곳없어진 몸뚱아리에 엘론드가 고개를 돌려버리고 그것이 또 마음에 들지않아 다가가 끌어안으려하지만 밀쳐내는 엘론드가 보고싶다

상처받은 모습으로 화들짝 떨어지려하지만 그 모습에 더더욱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여 대왕은 손을 내밀어보지만 그제서야 확 쏘아보며 좋으시냐고 매정한 말을 내뱉는 엘론드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좋으십니까? 저를 휘저어 놓으시고 혼자 상처받은 모습을 하시면 좋으시냔 말입니까. 몸을 취하셨으니 마음은 굽어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그리하여 저를 피하셨습니까? 제 의견을 늘 존중한다 이야기하시곤 정작 중요할 순간엔 돌아보시지 않는것이 대왕의 믿음이고 사랑입니까?

아니라고 부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엘론드가 정말 자조적으로 웃으며 슬픈 눈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대왕. 죄송합니다. 대왕께서 품으시는 마음보다 제가 더 많은것을 품었나 봅니다. 그리하여 벌을 받는게지요. 연모라는 감정이 함부로 품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인데 저는 너무 쉽게 그것에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이러려고.. 한게 아니었는데. 죄송합니다. 대왕. 시리게 웃으며 어느새 고인 눈물이 아릉거리며 떨어질 듯 말듯 속눈썹을 적시우는데 길갈라드는 정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으면 좋겠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여서 그리 대한것이라 자위했건만 스스로를 만족시키려 하는 변명 뿐이었구나. 조심히 손을 뻗어보지만 엘론드는 그저 슬피 웃으며 좀더 벽 쪽으로 몸을 붙였다. 다가오지 말라는 행동을 이제는 표현하고 있었다.

저는 어자피 이제 내일 떠날 몸이니.. 대왕께서는 신경쓰지 마십시오. 저는. 괜찮습니다. 밤이 깊었으니 들어가 쉬시지요.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천천히 고개를 숙이는데 반짝 하고 떨어진 것은 필시 별빛은 아니었다. 고개를 들어 맑은 시선을 보내는 모습이 아련하게 빛이 났다. 천천히 몸을 틀어 안쪽으로 향하려 하는데 몸이 절로 반응했다. 뒤쪽에서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꽉 부여잡은 팔이 덜덜 떨려왔다. 더이상 보내선 안됐다. 이건 너무도.. 너무도 잔인한 짓이었다.
놓아주십시오. / 그럴수 없다./ 그러지 마십시오/ 내가 미안하다../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리 말하지 말거라. 엘론드 나는../ 변명하려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자피. 이미 끝난 관계 아닙니까.
끝이 나다니!! 그렇지 않다!! 길갈라드가 퍼특 놀라 팔을 풀고 엘론드의 얼굴을 보려했지만 엘론드는 끝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떨리는 손을 길갈라드의 팔 위에 살그머니 얹을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대왕. 저는.. 이걸로 괜찮습니다. 혹 아주 조금의 배려를 해주신다면, 잠시만....조금만. 이대로 계셔주세요. 잠시면...됩니다.
등이 떨리기 시작했고 숨죽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차마 더 안을수도 손을 뗄수도 없는 엉거주춤한 자세였지만 엘론드의 슬픔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언제나 하얗고 곧게 뻗은 귀 끝이 붉어질 정도로. 배와 허리 근처를 감싸안은 팔이 떨릴 정도로. 처연하게 울었다.

한참을 그렇게 삭여내던 슬픔을 밀어낸 채, 엘론드는 자신의 몸을 안았던 팔을 조심스럽게 떼어낸 뒤 대왕을 쳐다보았다. 눈가가 아주 조금 발갛게 물들었지만 여전히 엘론드는 웃고 있었다. 마치 예전의 그 모습처럼. 수줍게 웃으며 애정가득한 모습을 담은 엘론드가 먼저 반 걸음 다가섰다. 코앞까지 가까워진 거리에서 둘은 느리게 시선을 교환했다. 곱게 휘어진 눈매가 애틋했다. 천천히 다가온 온기가 양 어깨를 감쌌고 살그머니 발꿈치를 들어올려 닿은 이마에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뜨거움이 닿았다.

나마리에. 절대.. 잊지 못할겁니다. 나의 주군이시어. 마지막까지 보여지는 모습조차.. 엘론드는 너무나 엘론드다웠다. 몸을 돌려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는 엘론드를 차마 따라가지도 어쩌지도 못한 채. 길갈라드는 꼬박 자리에서 밤을 새웠다.



엘론드가 군사들과 주민들을 이끌고 린돈으로 향하는 날. 대왕 길갈라드는 끝내 방 안을 떠나지 못했다. 혹자는 바쁜 정무때문이라고도 했고 혹자는 아끼던 가신을 떠나보내는 슬픔에 잠겼다고도 했다.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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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오로. 첫만남.

2013. 8. 2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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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엘. 구두.

썰/뻘설정 2013. 8. 7. 16:01

구두이야기하니까 예식때문에 구두신어야하는 마롣보고싶다. 어자피 예전의 구두는 스틸레토에 남자들이 많이 신었으니까. 평소에는 안신더라도 예식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선 신었으면 좋겠다. 길갈라드는 의외로 균형점이 높아서 잘 신고 버티는데 엘론드는 못버티면 좋겠다. 긴장하지 않으려고 애를써도 엄청 긴장해서 자꾸 삐끗삐끗 거리는거. 린돈에 있을 적이니 길갈라드 얼굴에 먹칠안하려고 애쓰는데(심지어 걷는 연습도함) 잘안됨 ㅜㅜ
근데 또각이면서 걸어오는 스란전하 좋다. 뭐야 그것도 못걸어? 이러면서 휘청이는거 부축해서 근처 벤치에 앉혀준 스란전하가 문득 엘론드 신발을 벗기더니 뭐가 비뚤어졌네 'ㅅ' 이러고 툭툭툭툭 고쳐버림. 그러다 영안되겠는지 한참을 자기꺼랑 바라보다가벗어줌. 자네가 이걸 신게. 사이즈도 비슷한거같고 굽이 휘어져서 익숙하지 않는 이가 신었다간 금세 자네처럼 넘어지고 말거야. 이러면서 자기 구두 벗어서 신겨주고 자기는 그 휘청이는걸 도로 신고감. 스란두일은 아주 어릴때부터 즐겨신어서 쉽게 안넘어짐. 그러다가 정작 예식 시작해서 거하게 넘어지면 좋겠다. 진짜 콰당하고 넘어진담에 헤헷 거리고 일어나서 다시 자세잡는데 뭘 모르는 놀도르들은 풉 웃고있고 오로페르도 어이구 바보멍충이 이러고있는데 엘론드만 조마조마...나때문에 넘어졌어..
확실히 스란두일이 신던 구두는 밑창대어져있고 쿠션도 붙어있고 발이 엄청 편함. 처음으로 구두신었는데 긴장되지 않는 편안함을 맛봄. 린돈에 당분간 손님이 머무니까 엘론드는 바빠지는데 한번 찾아가야하는데하는데..하면서 날짜가 미뤄져버림.

일틈새에 낑낑대다가 결국 마지막 떠나는날에서야 엘론드는 겨우 짬을 내. 잘 닦아서 손질해놓은 구두를 포장한 뒤 부리나케 뛰어서 떠나려는 신다르 일족에게 왕자를 뵙고십다 청하지. 이미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편한신을 신은 스란두일은 화색을 하면서 반겨.안그래도 만나고싶었는데. 네게 줄게있다. 하면서 잘 손질된 구두를 건넴. 굽도 고쳤고 자기것처럼 이것저것 손본 탓에 훨씬 상태가 좋아져있어.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원래 스란전하 구두도 건넸어. 하지만 스란두일은 받지않았음. 나는 왕궁에 내것으로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 그것은 네게 선물로 주마. 이러고 쿨하게 떠나가버림. 졸지에 구두를 두개나 선물받은 엘론드는 불현듯 돌아선 등 뒤로 고마웠다고 소리지름. 힐끗 바라보며 손을 흔든 스란전하와 그렇게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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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안나가 악역이 아닌 이유는 모든 커플링의 베이스에는 멜코르안나가 있기 떄문이 아닐까 ㅇㅇ. 안나가 아무리 지랄맞은짓을하고 여기저기 망충함과 독기를 흘리고 다녀도 그 자신감의 원류는 멜코르에게 사랑받고싶은 어린애에 불과할테니까.
사랑받고 싶은 어린애. 사랑받고 있다는 근자감. 모든 애정을 담아 줄 수 있는 이를 위한 일이란 것을 늘 상기하고있을 것 같다. 그 방법이 선이든 악이든 누군가에게 안기는 것이든 안는것이든 조롱하고 유혹하는 일이든 뭐든 안나는 멜코르를 위해서 할거같아

멜코르가 아직 중간계에 있을 무렵 새벽이 되면 자고 있는 멜코르의 침전에 들어와 머리도 풀고 옷도 가벼이 입은 채 잠든 멜코르의 발치에 엎드려 있을 것 같다. 멜코르가 깨어나 따스히 손을 잡아줄 때 까지. 정말 시달리듯 힘든 날이면 슬쩍 이불 안으로 침입해도 좋다. 어리광부리듯. 물론 안나는 사랑 이전에 존경하고 경애하는 멜코르라 절대 함부로 하지 않을테고 그것을 멜코르도 안나도 알고 있는데 가끔 이렇게 애교부리듯 안겨오면 아무말없이 안아주는거 좋다.
멜코르가 사우론을 유혹했을 당시부터 안나타르는 사우론의 속에서 조용히 숨쉬었을 것 같다. 정말 모든 사랑을 다 받아 태어난게 안나타르. 선물이라는 뜻조차 멜코르가 지어주었을 것 같아. 심장소리를 부여받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따스함도. 입맞춤도. 눈웃음부터 정말 모든것들을 멜코르에게 배우고 받았을 것 같다. 안나가 모든 방면에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건 사실 멜코르때문이라는 동인설정<< 근본적으로 삐뚤어졌지만 애정 하나만큼은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는 안나가 보고싶다. ㅠㅠ

와 진짜 슬프다. 이곳 저곳을 돌며 정보를 얻으려 유혹하고 변태적인 행위를 견뎌내며 수치에 울며 얻은 정보를 멜코르에게 가져가면 그제서야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 모습 하나로 모든 노고가 사라지고 행복해하는 안나가 상상된다. 나중 가서는 더더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인내하겠지. 멜코르님이 날 봐주시고 계셔. 그분의 기대를 거스를 수 없어. 웃는 모습하나로 만족할 수 있는걸..

멜코르는 조련 갑이어서 안나가 유독 기운없어하고 정말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일때만 상냥해지면 좋겠다. 평소처럼 목욕수발을 들고 향유까지 바른 뒤 발끝에 키스하고 물러서려는 안나의 손을 잡는거지. 아이야 오늘 네 품이 필요하구나.  단숨에 발갛게 열이오른 얼굴로 안절부절하는 안나가 몇번이고 입술을 축인뒤 씻고오겠다며 조심스럽게 자리를 비워. 안나가 문을 닫고나서야 천천히 감았다 뜬 눈 속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그저 차갑게 가라앉은 어둠이 보일 뿐. 금세 돌아왔지만 서둘러씻은 후에 향수까지 뿌렸어. 안나가 가장 좋아하는 미소를 짓고 이불을 들어 그의 몸을 반겼어. 차가운 몸이 얇은 잠옷에 담겼어. 슬쩍 밀어 헤치며 아직 젖은 머리끝에 입술을 묻지. 온전한 네가 좋단다 아이야. 너와 나 사이에 가로막는 것은 없었으면 해. 그 말을 들은 안나가 스스로 옷을 벗어. 어린아이와도 같은 맨몸으로 다시 멜코르의 품에 안겨. 사실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왔지만 멜코르는 쉬이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아. 그저 정말 아이를 다루는 것처럼 입술을 물고 뺨을 쓸고 품에 꼬옥 안을 뿐이지. 천천히 얼굴선을 쓸어담고 시선을 맞추면 어린아이같은 순진한 동공에 자신이 오롯이 들어와. 살그머니 멜코르의 가운을 부여잡으면 그제서야 웃으며 멜코르는 키스해줘. 천천히. 코끝부터.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에도.

아주 달콤한 키스로 시작했지만 점차 물어뜯으며 탐욕스러움으로 변모해. 모든것을 멜코르에게 맞춘 안나가 가빠진 호흡으로 버티려해보지만 멜코르는 그정도로 만족하지 못하지. 키스하면서 무방비로 드러난 목을 서서히 졸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혼미해지는 정신을 겨우 유지한 채 눈물이 꼬리를 타고 내려오면 그제서야 멜코르는 진정하고 목을 졸랐던 손에서 힘을 빼. 가파르게 넘어가는 가슴팍이 도드라져. 그 속에 뛰고 있는 심장이 아우성쳐. 천천히 입술을 떼고나서야 멜코르는 다시 슬픈 미소를지어.
또 나의 욕심이 너를 상처입혔구나. 그렇지만.. 사랑하고 있단다. 나의 아이야. 그말 한마디로 넘어갈듯 한 숨이 멈췄어. 억지로 고르게 만든 숨이 불안정하게 흐트러졌어. 하지만 안나타르는 웃어보였어. 나의 주군이시여 주군께서 하시는것이면 저는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살갑고도 예쁘게 웃어보이는 안나타르의 이마에 멜코르가 가볍게 입맞췄어. 나의 부족함까지 사랑해주는것은 너 하나 뿐이란다. 안나타르. 그 말에 기쁜듯 다시 품으로 안겼어. 아무말 없이 꼭 껴안은 팔에 온기가 돌았지. 피곤과 모자란 숨에 안나타르는 금세 잠이들었어. 가장 사랑하고 은애하는 이의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듯 몇번 움찔대던 몸이, 가슴이 고르게 울렁거렸어. 그 모습을 보던 멜코르가 아주 작게 웃었어. 가끔은 이렇게 버림받지 않았다는 증거도 필요한 법이지. 곁에 누가 있으면 잠이들지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오늘은 그 짐을 감내해야 할 차례였어. 더듬어진 손끝에 감기는 맨살의 감촉을 오래도록 느끼며 멜코르는 뜬눈으로 밤을 지샜어. 다음날 수줍게 일어난 안나타르가 후다닥 제 몸을 숨기고 세숫물을 떠오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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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쌍. 헤어짐.

썰/뻘설정 2013. 7. 28. 02:13

엘로스가 떠나기로 한 전날. 엘론드는 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게 베게를 품에안은 채, 다큰 동생의 방으로 갔을것 같다. 주저주저하며 문을 두드리면 이제는 제법 굵직하게 올라오는 목소리가 그를 맞겠지. 쉬이 잠못들고 있던 엘로스가 놀란 눈으로 형.하고 바라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척척 걸어와서 엘로스 곁에 베게 놓고 팡 누워버리는 엘론드 좋다. 잠이안와. 같이자자. 온기가 있으면 쉬이 잠들 수 있을것 같아. 나직나직 뱉어놓은 말들이 외려 온기가 되어 방 안을 따스하게 만들었어. 픽 웃으며 엘론드가 이불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 엘로스가 몸을 옆으로 돌려 그의 형을 마주봤어. 이제 언제서야 볼 수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픽픽 웃은 형제는 누구랄 것도 없이 손을 맞잡았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쌍둥이는 알 수 있었지. 서로의 무운을 빌고. 건강을 빌고. 앞날의 어둠이 가시길 빌었어. 한참이나 부여잡고 있던 손에선 땀이 날 정도였지만 누구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어. 말로 내뱉는 말들보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더 와닿았어. 서로를 마주보며 그렇게 잠이들던 밤. 꿈도 꾸지 않았지만 그날의 밤은 정말이지 달았어.

 

다음날이 되어서야 떨어진 두 손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세수를 하고 옷을 단정히 입은 채, 다시 마주했어.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쌍둥이는 서로의 똑같이 생긴 얼굴을 마주보며 슬핏 웃었지. 내가 보고싶으면 수경을 봐도 좋을 것 같아. 그렇지 않아?
하지만 그건 네가 아니잖아.. 주저하다 꺼낸 답변에 엘로스의 얼굴이 흐릿해졌어. 하지만 이내 익숙하다는 듯, 다시 웃어보인 엘로스가 덥석 형을 껴안았어. 나의 사랑하는 반쪽.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야. 영원한 이별은 아니니 너무 슬퍼하지마.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엘론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 몇번이고 돌아보는 동생의 눈을 맞춰주며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발코니에 올라가 멍하니 서 있었어. 아주 사라지고서도 혹여 돌아오지 않을까. 놓고간 것이 있을까 하염없이 바라봤어. 엘론드가 고개를 돌린건, 어깨에 닿은 따스함 때문이야. 뻣뻣해진 몸을 겨우 돌려 왼쪽을 바라보자 슬며시 미소짓는 길 갈라드가 곁에서 로브를 걸쳐주고 있었어. 의자도 끌어와 엘론드를 앉히고 자신도 곁에 털썩 주저앉았어. 주군..
오늘 밤은 나도 별을 보고 싶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답하며 엘론드가 바라보고 있던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어. 어쩐지 울먹해진 눈가가 뿌옇게 변했어. 하지만 울 수 없었어. 혹여 엘로스가 오면. 오면.. 제일 먼저 봐야하는데..
팔을 들어 맺힌 물기를 닦아냈어. 또렷해진 시야에 다시 길이 보였어. 시간은 많아. 기다릴거야. 겨우 진정하고 울음을 참아낸 엘론드의 머리위로 길갈라드의 커다란 손이 내려앉았어. 따스함에 기대지 않을거라 마음먹은 엘론드의 고개는 돌아갈 줄 몰랐지만 다시금 흘러내린 눈물은 차마 닦아내기도 전에 옷깃을 적셨어. 참으로 지독하게 긴 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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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엘. 뻘

썰/뻘설정 2013. 7. 23. 02:08

엘윙은 아름답고 아름다우니까 그녀의 흐르는 눈물은 진주가되어 바닥에 떨어지면 좋겠다. 쉬이 울지 않는 그녀가 혹여 시름에 눈물을 보일때면 바닥으로 방울방울 진주가 흐르는걸로.

그의 아들들 또한 그녀의 특성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지만 엘로스는 쉬이 울지 아니한 당찬 성격이었고 엘론드 또한 안으로 삭이며 인내하는 성격이라 그것을 아는이 또한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가끔 홀로 밤을 지새우다 조급히 우는 부엉이의 울음소리에 폭풍처럼 서러워지면 베겟잇에 투명한 햇살같은 보석들을 쏟아내곤 하던 엘론드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며 토닥여줄 수 없음을 슬퍼하는 황금의 꽃이 늘 곁에 있었음을 그가 알았을까..

이제는 쉬이 손 올릴 수 없는 높은 어깨. 조금 더 고지식하고 딱딱해진 성격. 자신을 따스히 바라보는 청회색 눈동자. 그 어느것도 내 것이 될 수는 없기에.. 오늘도 글로르핀델은 조용히 아주 오래전 그 날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모른척 밝게 웃으며 안기면 난감해하면서도 따스히 벌려주던 양 팔에 다가가 손을 잡았다. 곱고 투명하고 아름다운 보석들은 이곳에 이미 넘칠듯 많으니 나의 주군의 눈에서 더이상 보석이 쏟아지지 않기를..

 

 

+) 9월 14일 추가

 

아마 글로엘을 딱히 파지 못하는 이유가 글로리는 모든걸 초월하며 보는 시선을 갖고 있어서. 만약 엘론드가 손을 내밀었다면 글로리는 언제든 팔벌려 주군을 품에 안았을거야. 하지만 그래서는 안돼. 모든걸 내려놓고 다시 돌아온 글로르핀델에게도 자신에게도 그건 해선 안될 일이야. 아무리 그가 안타까운 모습으로 바라봐도. 자신이 온기가 필요해 몸을 떨어도. 서로 지켜보고 시선으로나마 감싸는 관계가 넘 좋다.

언젠가 딱 한번 정말 외로운 감각이 등골 깊숙히 까지 시려와 취중에 저도모르게 손을 내밀엇을것 같다. 글로리는 아무 말도 없이 내밀어진 손을 끌어당겨 품안에 가두겠지. 으스러질 듯 껴안고 미동도 없이 안을거야 그 품안에서 겨우 안도하면서 엘론드는 잠들었지만.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후회해. 극심한 후회. 죄책감. 글로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시중을 들지만 그의 눈을 쳐다보기까지 단단히 다져야 하는 마음고생이 이어질 것 같다. 그런 관계 ㅇㅇ

반면 스란두일은 제멋대로 와서 제멋대로 껴안아. 정말 일방적인 애정이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은 채 퍼붓는 사랑에 엘론드는 모른척 눈을 감아. 스란두일도 그것을 알아. 알면서도 껴안아줘. 제멋대로 굴다가도 사랑을 줘. 글로리와 방식은 다르지만 아끼는 마음은 같아. 그건 아마도 연민. 안타까움.같은 상실감을 느낌 전우애. 엘론드는 그렇게 적응해 나갈것 같다. 그건 아마도 세 엘프 나름의 살아가는 방식 같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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