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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엘. 귀족과 남창.

2014. 1. 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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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밤마다 바르드를 괴롭혔으면 좋겠다. 하잘것 없는 목숨으로 위협하는건 이제 질색이라 아직 어린 아들의 생사. 그리고 이제 서서히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가는 첫째의 초야권을 두고 흥정하기 시작했다. 호수마을은 영주에게 종속적이어서 초야권 제도가있는데 영주는 그걸 붙들고 바르드랑 협상을 했지. 어자피 영주의 명을 어길 이들은 없었고 영주가 몸소 짝지워준다면 당연히 결혼해야하는 시기였지. 그대의 딸이 곧 16살이 된다지. 하며 띄워진 운으로 바르드는 불안과 공포에 엄습하게 되고. 평소보다 배는 늘어난 감시자들에 아이들은 불안해했어. 아무런 언급도하지않은 채, 그저 공포분위기만 조성하는 영주와 그 하수인덕에 바르드는 미쳐버릴것 같았지. 일 특성상 오랜시간동안 집을 비우고 있어야하는데 그 사이에라도 아이들에게 무슨일이 생긴다면..끔찍한 일이었어. 바르드는 영주를 찾아가. 대체 원하는게 뭐냐고 화를 내. 하지만 영주는 특유의 느끼한 미소를 지을 뿐 딱히 대답하지 않아. 옆에서 촉새처럼 중얼거리던 신하놈이 그냥 딸 데려와서 공개 초야권 치르시죠 라는 등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자 바르드는 주먹을날림.
영내에서 난동을 부리고 영주를 살해하려한 중죄로 바르드는 지하감옥에 갇힘. 덩달아 아이들과도 소식이 끊김. 며칠을 물과 빵 몇조각으로 버티고 꼭 일주일 되는 날 영주가 뒷짐지고 찾아옴. 죄가 크니 죗값도 비싸겠군. 네놈을 어찌하면 좋을까? 웃는 모습을 걷어차고싶었지만 뒤이어 들어온 촉새같은 놈이 딸을 데리고 들어와. 아빠!!! 소리지르며 우는 딸의 얼굴을 보며 바르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그런 모습을 보고 영주는 웃지. 오늘 네 딸의 초야가 있을거다. 그전에 아비의 얼굴은 봐야겠다더군. 영주님의 은혜인줄알아라! 하며 억지로 딸을 끌고나가고 분노와 공포로 오열하는 바르드를 앞에둔 채, 영주는 다가옴. 나직이 속삭여. 네놈이 저지른 죗값을 치르자면 당장 네놈의 목을 베고 네놈의 자식들을 벌거벗긴채 노예의 낙인을 찍어 팔아치워도 모자라지만 한가지 방법은 있지. 스스로 죄를 인정한 채 내게 자비를 구해라. 그 더러운 몸뚱이라도 바친다면 받아주도록 하지. 나는 관대하니까 말이야. 응? 킥킥거리는 모습에 바르드는 인정할 수 없단 듯 영주에게 침을 뱉어. 더러운 놈.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놈. 있는욕없는욕을 다하지. 하지만 영주는 아랑곳하지 않아. 잠시 바르드를 쳐다보다가 위쪽에 있는 병사에게 소리질러. 오늘 치뤄지는 초야에 정예병사 다섯을 더 투입해라. 이왕이면 제대로 된 축제를 즐겨야지. 죄인의 딸년이니 그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 안그런가 바르드.? 오후 10시다. 그 전에라도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내 구두에 키스라도 하며 구걸하는 편이 앞으로의 신상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싫다면 할수없지. 영주는 그저 웃으며 감옥을 유유히 빠져나감. 발광하는 바르드는 다시 묶인 채로 감옥속에 갇힘.

되게길어졌는데 저러다가 이를 악물고 병사에게 영주님을 뵈러 가겠다고 말하는 바르드 좋다. 한 9시 40분쯤. 여전히 묶인 채로 끌려오면 영주는 이미 판을 거하게 벌려놓은 채 비스듬히 누워 술한잔을 마시고 있겠지. 옆에는 자신의 딸이 다비치는 옷을 입은 채 울먹이고 있겠고. 눈이 뒤집혀 달려나가려는것을 저지당한 바르드는 재빨리 상황 파악을 하지만 좀처럼 입이 떨어지질 않아. 하지만 자신을 불안하게 쳐다보는 딸의 눈빛을 보곤 눈을 감아. 존경...하는 영주님. 부디..비천한..제가.. 용서와 자비를 구할 수 있도록... 선처를...부탁드립..니다. 영주는 그 말이 나오자 자세를 고쳐앉음. 무릎꿇린 채 비참하게 자신에게 용서를 구걸하는 모습에 구미가 당김.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인데. 하지만 쉽게 내보내줄 순없지. 아직어린 딸의 몸을 끌어당기며 가슴을 더듬어. 채 잡히지도 않은 어린 살결을 거칠게 휘어잡자 딸의 비명소리가 들려와. 바르드가 눈을 떠서 영주를 바라보지.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표정이었지만 아무것도 못해. 그저 입술만 깨물뿐. 흐음..확실히 어린년이라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좀더 시일이 지나야 초야를 치룰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바르드. 그대가 지은 죄는 영주인 나를 능멸한 죄이기에 이리 쉽게 넘어가진 못할 듯 한데. 어떤가. 그대의 죗값을 대신 치뤄야 할 이 어린 딸을 대신해 그대가 벌을 받겠는가?
부드러운 말투로 얼러. 하지만 그의 손은 이미 딸의 옷을 반쯤 벗겨놓은 채였어. 은밀한 부위로 자꾸 향하는 손을 딸이 울며 저지하는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던 바르드는 눈조차 감지못한 채 제가 벌을 받겠다며 자비로우신 영주의 선처를 구했음. 내키지는 않지만. 선처하도록 하지. 이 아이는 도로 옷을 입혀라. 아, 당장 보내지는 말고. 아비가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못한다면 이 아이가 나머지를 치뤄야 할 것이 아니더냐. 하하하. 웃는 소리가 들리고 병사들이 딸을 끌고나갔어. 아빠!!! 울며 멀어지는 딸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바르드의 눈가가 붉어져. 모두를 다 물린 채 홀로 다가온 영주가 코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럼. 그대의 의지를 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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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난건데 약간 빗치끼있는 레골라스도 좋다 ㅜㅜㅜ

로스로리엔에 사절로 가있는 도중 탈! 출! 해서 호숫가로 마실나간 레골라스. 그 뒤를 남모르게 감시하며 밟는 할디르. 갑자기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가장 속에 입는 얇은 가운만을 입은 채, 레골라스가 호수에 뛰어들어서 수영을 시작하는데 나무 위에서 감시하는 할디르의 가슴이 순간 두근, 하고 울립니다. 새파란 호수에 쏟아지는 달빛이 눈부신데 그위로 너울너울 흩어지는 금빛 머리카락.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크흠크흠 하며 나타나서는 로브를 슥 벗어서 물가에 놔둔 채 비스듬히 물위에 누워 자신을 바라보는 레골라스 와 이야기를 하는거. 감기걸립니다.왕자./쓸데없이 친절하네요/어쨌거나 그대는 로리엔의 손님이니까요.하지만 예의를 아는 자라면 이렇게 뛰쳐나와 달밤의 물놀이를 즐기진 않았을텐데요./예의가 있으니까 옷이라도 주워입었겠죠. 없었으면 홀딱 벗었어요. 이러저러하다가 앞에서 비스듬하게 서서 한숨쉬는 할디르 다리를 붙잡아 물에 빠뜨리곤 와하하 하고 웃어버리는거. 홀딱 젖었네? 그런 레골라스 앞에서 아무말도 못한 채 핫 차 하며 헛웃음을 웃는데 흐트러진 머리칼을 쓰다듬던 레골라스의 손끝이 입술께로 닿는거. 솔직히 말해봐요 할디르. 관심 있어서 따라온거죠?" 이러면 눈썹이 꿈틀하고 입술이 말려올라감. 그걸 꼭 말해야 합니까? 이러고 느끼하게 웃다가 이러쿵저러쿵 입맞추면서 쿵짝쿵짝하면 짱짱좋겠다u////u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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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엘. 꿈으로 꾼 썰.

2014. 1. 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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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드로스 손이 컸으면 좋겠다. 키가 제일 커 장신인 것 처럼 손도 크고 손가락도 길고. 핀곤은 그걸 버릇처럼 만졌으면 좋겠다. 핀곤의 손은 아담해서 사실 칼도 맞추어 제작해야 할 정도였는데 늘 호기있게 웃으며 손이 작은데신 다른데가 크다고 자랑하면 좋겠다. 언제나 마에드로스 손가락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마에드로스가 귀찮아서 그만하라고 손을 덥석 잡으면 꼭 한손안에 샥 들어오는게 단단하게 잡히면 좋겠다. 잡아놓고도 어쩐지 민망해 놓지 못하는 마에드로스나 그런 사촌을 보고도 귀엽다며 귀끝까지 빨갛게 될 정도로 웃는 핀곤이 보고싶다. 손가락을 얽으면서 또 장난을 치겠다. 그런 꿈을 꾸고나서 눈을 뜨면 자신의 앞에는 상처투성이의 마에드로스가 잠들어있고 불규칙한 호흡으로 겨우 숨을 내쉬고 있는게 보이면 좋겠다. 흐트러진 머리칼을 넘기고 천천히 손을 맞잡으려 밑으로 내려갔는데 당도한 곳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저 빈 자리만 있었고 떨리는 그 손은 그 빈자리를 향해 나아가겠지. 이제는 자신의 손에 들어올 정도로 얇아진 손목을 조심스레 만지작대면서 멍하니 있으면 어느샌가 눈을 뜬 마에드로스는 반대편 손으로 핀곤의 손을 잡아채면 좋겠다. "간지러워 핀곤. 하지말랬지." 여전히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자신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던 핀곤이 울어버렸으면 좋겠다. 갑자기 서럽게 울기 시작하는 핀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일어나 등을 두드려보았지만 좀처럼 그치지 않는 핀곤을 보며 마에드로스는 속으로 한숨 쉬면 좋겠다. 울고싶은것은 난데 네가 대체 왜 우는거냐 라며 속으로 중얼거리는 때에 핀곤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분명하게 말하는거지. "네가 울고싶으니까 내가 울게."

너무나 섧게 우는 핀곤과 그 앞에서 참고있는 마에드로스. 꼭 겹쳐진 손은 단단했지만 이전과 분명히 달랐다는걸 둘은 알고 있었겠지.

 

 

 

영화판과 완전 다르게 수다수다한 스란두일도 보고싶다 'ㅠ' 제왕의 면모를 가졌으면서 복흑으로 ㅇㅇ 사실 영화판은 대놓고 나 복흑이지렁 하고 광고하는 느낌이라서 ㅋㅋㅋ
맨몸으로 침대에 엎드려 엘프들에게 마사지를 받으면서 바로 코앞에 묶여 앉아있는 소린을 가지고 노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_? 근데 이건 되게 오른쪽도 괜찮네. 스란두일 내게 무슨짓을한거야 ㅜㅜ
앞에서 기분좋다는 신음소리내면서 눈 똑바로 뜨고 소린 주시하는거 참 좋네요. 소린도 지지않는다는 식으로 쳐다보는데 아무리 목석이래도 엘프가 앞에서 미간 찌푸리며 신음소리 비슷한 앓는소리가 입술새로 나오는데 ~_~ 다행히 옷은 제대로 입고 있었지만 묶인상태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스스로도 곤혹스러워서 저도모르게 시선을 피하는데 예민한 엘프의 귀는 숨소리가 변한걸 눈치채지 못할리 없고. 픽, 웃으면서 손을 까딱하면 마사지하던 엘프들이 붉은 침의를 걸쳐주고 스란두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 천천히 소린의 뒤로 가는거죠. 가려나보다 하고 안심한 순간 오른쪽 귓가에 아주 조용한 목소리가 스미는거죠. 산밑의 왕도 산 위의 쾌락을 즐길 줄 아시나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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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센티넬/가이드 소개 -> http://www.twitlonger.com/show/n_1ruc16f  취향탐 주의

 

 

센티널 엘론드랑 가이드 스란두일. 각성하기 시작하면서 엘론드는 굉장히 자기관리에 철저해지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감각 조절용 약도 잘 챙겨먹음. 어느정도 착실하기만 한다면 센티널은 예민해지지 않고 일정 주기를 버틸수가 있는데 그것도 사실 주기적인 가이드와의 교류가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 물론 아직 엘론드는 센티널로 자각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히트싸이클이라 불리우는 주기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태여서 솔직히 스스로를 자만함. 어느정도 이겨낼 수 있을거라 여겼음.

가이드 스란두일. 스란두일은 일찍이 가이드로서 각성을 끝냈음. 각성해봤자 달라지는건 없음. 어딘가에 짝이 있다는것만 어렴풋이 느껴질 뿐. 그리고 그냥 볼멘소리를 늘어놓는거지. 어휴 좋은 시절은 다 갔구나. 스란두일은 여전히 양옆의 이쁜언니들을 껴안고 우는소리를 함. 그리고 서로가 짝인줄 모르는 두 엘프가 대 회의장에서 만나는거지.

먼저 눈치챈건 엘론드였음. 대회의장에 들어섰는데 묘하게 기분이 고양되면서 심장이 두근거림. 강렬하게 다가오는 기분좋음에 순간 비틀거렸는데 글로르핀델이 뒤에서 받쳐줌. 몸이 좋지 않으십니까? 묻는데 대답을 할 수가 없음. 아니. 아닐세. 기분탓이라고 여겼지만 기분탓이 아니야. 회의장 의석에 앉으면서 함께 한 이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기분이 좋아지다 못해 식은땀이 흐르는거. 왜이러지 왜이러지 싶은데 스란두일이 자신을 딱딱한 모습으로 바라보는걸 눈치챔. 억지로 미소지으면서 무슨 일 있느냐고 엘론드는 물었지만 스란두일은 답하지 않았음. 묘하게 싸늘해진 분위기에 갈라드리엘이 두 엘프를 쳐다보다가 켈레보른에게 속닥거림. 켈레보른 역시 두 엘프를 바라보곤 헛기침을 했지. 회합은 조금 뒤로 미루어도 좋을 듯 합니다. 놀란 엘론드가 무슨일이냐며 켈레보른을 바라보았지만 켈레보른은 그저 인자한 미소만 남기고 있었지. 그제서야 어렴풋 깨달았어. 설마.. 놀란 모습으로 앉아있던 이들의 얼굴을 훝어가던 엘론드의 눈에 스란두일이 들어왔어. 맙소사.

여하튼 이 세계에서 스란엘은 절친임. 굉장한 절친. 엘프들에게서는 배우자 이외에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명분이 얼마든지 있음. 물론 동성이나 이성 가리지 않음. 어자피 이들에게는 하나의 객체에 불과할 뿐이었으니까 ㅇㅇ. 여하튼 그만큼 스스럼없는 관계인데도 엘론드와 스란두일은 친우였음. 그걸 알기에 둘은 놀랄 수 밖에 없었음. 스란두일은 친우가 자신의 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음. 엘론드 또한 그랬음. 하지만 둘의 사고방식은 굉장히 달랐음. 스란두일은 어자피 가이드와 센티넬의 관계로 얽혔다면 응당 그 관계에 합당하게 서로를 보듬어야한다고 생각했음. 하지만 엘론드는 달랐음. 스란두일은 나의 사랑하는 친우일 뿐, 내밀한 관계는 켈레브리안 하나로 족했음. 그만큼 보수적이었는데.. 사실 센티넬이라고 각성한것도 정말 원망스러웠음. 그래서 약으로 꾸준히 관리하려고 했음. 가이드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심 생각하기도 했음. 하지만 그 계획이 다 허사가 되어버렸지. 그리고 센티넬과 가이드의 첫 만남에는 고통스러운 히트사이클이 기다리고 있었음. 그걸 엘론드도 알고있지. 아니 모두가 알고있지.  그래서 눈치챈 갈라드리엘이 자리를 피해준거고. 여하튼 스란두일은 아직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얼어있는 엘론드를 향해 다가갔음. 네가 내 센티넬일줄은 몰랐어. 하지만 엘론드는 말이 없음. 엘론드? 하고 이름을 부르며 어깨위에 가볍게 손을 얹었는데 엘론드가 그걸쳐냄. 화들짝 놀라며 서로를 바라보는데 엘론드가 먼저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지만 그 자리에서 어쩔줄 모르다 먼저 일어나겠다고 자리를 피해버렸음. 남은 스란두일만 황망해짐. 뭐하는거야 대체...
어자피 만나게 된 이상 서로를 피할 순 없음. 그리고 현재 일정상 스란두일은 단기간이지만 리븐델에 머물게 되어있었음. 가까이 있으면 호르몬의 반응으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약이 듣질 않아. 안절부절하게 자기방 서재를 돌아다니던 엘론드의 발걸음을 멈춘건 노크소리였음. 엘론드? 여기있어요? 켈레브리안의 목소리야. 한걸음에 달려가 문을 열어제쳐. 이미 이야기를 들었는지 걱정스러운 모습의 켈레브리안이 다가와 품에 안김. 한참을 그렇게 부둥켜안고있던 둘은 천천히 소파로 가 자리에 앉았어. 정신적 충격에 덜덜 떨고있는 엘론드의 손을 잡으며 켈레브리안이 시선을 맞춰보았지만 엘론드는 쉬이 진정하질 못하지. 스스로도 알고 있었어. 자신에게 안정을 가져다 주는 상대였어. 심장소리를 듣고 체온을 나누면 금세 마음이 평화로워졌지. 하지만 이젠 아니야. 그리고 정말 잔인하게도 예지의 능력은 발현되고 말았어. 켈레브리안의 공포에 질린 얼굴이 겹쳐보여. 저게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으니 더더욱 패닉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엘론드를 진정시켜준건 다시 끌어안는 온기와 낮게 읖조린 자장가였음. 엘론드를 끌어당겨 가슴에 안고 천천히 쓰다듬었어. 착하다. 잘자라. 나의 아이. 계속계속 울리는 노랫소리에 정신은 겨우겨우 현실을 찾았음. 한편 스란두일은 정말 당황했음. 물론 자신의 친우가 가이드라니/센티넬이라니 라는거 충격일 수 있음. 그런데 그정도로 내가 싫은가싶기도 하고 좀 어이없기도 했음. 세상은 여러가지의 교류를 허용하지만 엘론드는 꽤나 담백해서 단 한번도 스란두일을 정욕의 상대로 보질 않았음. 물론 자기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친우이상의 선을 넘는것은 전혀 이상할게 없었는데 방금의 그 벌레보듯하는 그 표정을 보곤 솔직히 화가났음. 막말로 내가 가이드인데 친우로는 좋고 그걸로는 싫단거냐고. 처음엔 화가나서 식식거리다가도 그래 나도 각성할때는 좀 충격이었으니 그거일수도 있겠지. 어자피 엘론드가 센티넬이었다는건 나도 몰랐던 사실이니 각성한지 좀 안됬나보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음. 그래. 하룻밤자면 진정하겠지 하면서 다음날을 기다렸지. 그리고 다음날 스란두일은 우회적으로 돌아가라는 서신을 받게됩니다 두둥.

엘론드는 생각했지. 자신이 센티넬이긴 하지만 켈레브리안도 곁에 있고 꾸준하고 착실하게 관리하면 발현하지 않을거야. 지금도 좀 고통스럽고 예민해지긴 하지만 어자피 주기적인 히트사이클만 세심히 유념하면 평소에는 괜찮으니까.. 도저히 스란두일을 그렇게 보고 싶지도 않으니 차라리 당분간 익숙해질 때까지 만나지 않는 편이 좋겠어. 라고. 하여튼 그랬으니 우회적으로 당분간 우리 보지말아요 빠잉 하고 서신을 보내고 침실에 틀어박혔어. 공식적으론 가벼운 감기몸살로. 하지만 다 알죠 'ㅅ'. 스란두일은 굉장히 화가났음. 친하고 허물없이 대하는 사이라 생각했는데 이런식으로 불쾌하게 내칠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거든. 그래 니가 얼마나 버티나 보자. 라는 심정으로 스란두일은 씩씩대며 머크우드로 돌아갔음. 그렇게 사이가 틀어짐.

그리고 절망적인 히트사이클 기간이 돌아왔음. 엘론드는 평소의 몇배가 되는 약들을 입안에 털어넣고 진정하려 애씀. 하지만 평소보다 활성화 된 감각들은 정말 죽을만치 괴로웠음. 문 밖에 돌아다니는 엘프들의 심장소리까지 들릴정도로 예민해진 청력과 참을수 없는 감각들이 몸을 들끓게 했음. 켈레브리안도 이젠 소용이 없었음. 사이클은 이미 만나버린 가이드를 찾아 헤맸지만 가이드는 이미 자리에 없지.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 애써보았지만 엘론드는 몇번이고 혼절했음. 아무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어둔 방에 스스로 감금되어 목줄기를 쥐어뜯고 고통스레 신음했음. 그렇게 나흘을 버티고 나서야 히트사이클이 가라앉았음.
결과적으로 엘론드의 주기는 두달마다 돌아왔음. 완벽하게 정상인처럼 행동하기까지는 일주일이 걸렸음. 엘론드는 정말 꾸준히 자기관리를 했음. 이정도 고통이라면 참을만하다고 생각했음. 그러나 켈레브리안의 표정은 좀체 나아지질 않았음. 한번 히트사이클이 오면 엘론드의 몸에는 자해흔적들이 늘었음. 모를수가 없지.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음. 엘론드의 마음속엔 자신이 있다는걸 알았기 때문이기도 했음. 부부는 그렇게 좀더 다정해지고 사랑은 깊어졌음. 한 명만 빼고말이지.

스란두일은 내심 초조해졌음. 보통의 센티넬과 가이드였다면 연락이 진즉 오고도 남아야했음. 하지만 스란두일은 자신이 먼저 연락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음. 몇번이고 불같은 화를 내고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과 대화를 했음. 그저 자신과 친우로 남고싶은 엘론드를 백번이고 이해하려 했지만 덩달아 걱정되는 마음을 버릴순 없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갈등했음. 그렇지만 역시 상처받긴 이쪽도 매한가지라 자존심에 서로 연락을 못한 케이스였음. 리븐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없고 저 마녀같은 황금숲에는 넌지시 찔러보기조차 싫으니 스란두일은 스란두일대로 끙끙 앓고 있었음. 그렇게 일년 가량 시간이 지났음. 점점 스란두일은 포기하기 시작했음. 애초에 엘론드라는 엘프를 몰랏던 체 하며 잊어가고 있었음. 연락도 오지 않는 이에게 달려가기엔 내 자존심이 너무 높다. 친우의 사이였지만 사실은 국가 대 국가로 통용될만한 사이였으니..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음.
그러다 사건이 터집니다 두둥. 켈레브리안의 납치사건이 일어났음. 대담하게도 오크들이 벌인 짓이었음. 그들은 멀찍이 산책을 나온 켈레브리안을 납치해 욕을 보였음. 그 고통의 비명에 깊은골의 골짜기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고 소문이 났음. 스란두일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애써 티내지 않았음. 자신의 짝이라던 엘론드에게 해가 갈까 두려웠음. 아직 각인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둘은 운명의 상태였음. 엘론드에게 해가가면 자신에게도 위협이 닥쳐올 게 당연했음. 하지만 먼저 연락이 없는 이상 달려가는것은 우스웠음. 불상사가 생긴 곳에 함부로 들이닥칠 정도로 자신이 격 없는 사이가 아니니까. 스란두일이 초조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좋지 못한곳으로 흘렀음. 시름시름 앓던 켈레브리안은 더이상 엘론드에게 힘이 되어주질 못했음. 때마침 겹쳐진 히트사이클로 고통스러워하는 엘론드를 바라보른 켈레브리안의 눈엔 절망이 가득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엘론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몸과 마음의 고통에 울부짖었음. 히트싸이클만 되면 억지로 자신의 로드를 연행해 독방으로 모셔가던 글로르핀델도 이번만은 엘론드에게 손을 대지 못했음. 상처받은 영혼이 위로안되는 서로를 보듬고 있었음.

그렇게 켈레브리안은 결심했음. 이곳은 내게 너무나도 무서운 세계이고 나는 내 사랑하는 이에게 도움조차 줄 수 없는 존재였음. 나를 위해서 이사람을 위해서 해야 할일은 서쪽으로 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음. 그래서 켈레브리안은 스스로의 입으로 이별선언을 했음. 피곤해 쉬고싶다는 말과 함께. 아직도 고개를 숙인채 고통을 참으며 울부짖고 있는 엘론드의 머리를 간신히 쓰다듬으며 속삭였음. 사랑하는 나의 엘론드. 안녕.

켈레브리안을 태운 말이 서쪽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들은 스란두일은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갔음. 더이상 버틸수가 없었음. 그래도 엘론드가 버틸수 있었던 버팀목조차 사라진 상황에 보듬어줄 이는 자신밖에 없었음. 혈혈단신으로 말을 달려 미친듯이 리븐델로 향했음. 경비조차 없는 모습에 근위대들은 그를 저지했지만 뒤늦게 따라온 글로르핀델이 쏜살같이 스란두일을 낚아채 엘론드의 방으로 데려갔음. 이전에는 당황스러워 쉽게 느낄 수 없었던 흥분감이 스란두일을 감쌌음. 나의 센티넬. 나의 짝. 거짓말같지만 이전의 미움이나 원망은 사라진 상태였음. 순수한 의미의 소울메이트. 반쪽을 보듬는 일은 가이드에게도 흥분감을 주었음. 하지만 그 희망은 마주한순간 산산히 깨져버렸지.
엘론드는 이번에 보았을 떄보다 피폐해져있었음. 많이 말랐고 많이 히스테릭해졌음. 생채기가 여기저기 늘어났고 촉각이 활성화 된 탓으로 옷조차 제대로 입고있지 못했음. 이미 다가오는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이불로 가린 채 나오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그조차 쉽지 않은듯했음. 평소의 엘론드라면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반항하며 우는 모습을 본 스란두일은 적잖은 충격을 먹었음. 글로르핀델은 조용히 바닥으로 시선을 향한 후 쳐다보지않고 문을 닫았음. 그로썬 주군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차린거였지. 천천히 다가가 손을 뻗어보지만 엘론드는 피했어. 입으로는 켈레브리안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돌아가라고 내뱉었어. 그 모습에 스란두일이 화가났어. 대체 날 왜 피하는거지? 왜 거부해? 너는 고작해야 내 센티넬이란 말이다. 한번 몸을 섞는것이 죄가되는것도 아니거늘. 네 까짓게 나를 거부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데.. 왜..어째서.
엘론드는 여전히 고통스러워했음. 가이드가 곁에 있는것 만으로도 좋아 어쩔줄을 몰랐음. 이전에는 히트사이클때가 아니었으니까 그냥 넘길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온몸의 힘이 풀려 몸을 주체할수가 없었음. 하지만 안간힘을 다해 뒤로 물러섰고 멀리하려 애썼음.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돌아다니는것 같아서 정말이지 괴로웠음. 켈레브리안의 고통. 공포에 질린 눈동자. 잊을수가 없었음. 다 자신때문에. 나때문에. 켈레브리안. 내 사랑. 나의 아내. 나의 태양. 그녀가...

한껏 거부하던 엘론드의 앞에 그림자가 질 정도로 스란두일이 다가온 건 그때였음. 공포에 질린 눈을 사납게 바라보며 스란두일은 엘론드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음. 흐느적거리며 밀치려는 팔을 잡아채고 키스했음. 버둥거리며 벗어나려 애써보았지만 저도 모르게 열린 입술은 거부의사를 상실했음. 단숨에 쭉 풀려버린 힘에 주저앉으려 했지만 스란두일이 놔주지 않았음. 본능적으로 얽히는 혀와 입술로부터 짜릿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발 끝까지 내려갔음. 얼마나 지났을까. 숨이 모자람을 느끼고 겨우 입술을 떼고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바라보았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며 반항한번 하지 못한 채, 자신에게 잡혀있는 엘론드가 앞에 있었어.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자신이 벌려놓은 입조차 닫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스란두일이 픽 웃었어. 뭐야. 고작 입맞춤하나로 이렇게 쉽게 허물어진거야? 앞에서 빈정거리는 모습에 엘론드는 고개를 저으려했지만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어. 고통은 순식간에 반으로 줄었고 몸에는 여전히 힘이 안들어갔어. 그걸 눈치챈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번쩍 안아들었어.
무..무슨.! / 지금부터 네 입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는 더해달라는 소리로 듣겠어./ 스..ㄹ...란두일../ 키스 더 해달라고? 조르기는. 알았어 좀만 기다려.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를 하며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침대위로 눞혔어. 그리고 거침없이 옷을 벗기기 시작했어. 다시 공포에 물들어가는 시선을 마주하곤 잠깐 움찔했지만 이전의 싸늘한 눈빛에는 변함이 없었어. 그렇게 반항한번 하지 못하는 엘론드의 모든것을 스란두일은 집어삼켰음.

언어를 모르는 짐승들같이 둘은 사흘 밤낮을 함께했어. 엘론드가 기절해도 스란두일은 멈추지 않았어. 그동안 아주 희미하게만 느껴졌던 서로의 기운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차오르는 기쁨을 스란두일은 외면할 수 없었지. 엘론드 또한 마찬가지야. 처음에만 극도로 거부반응을 모였지만 점점 줄어드는 고통과 고조되는 오르가즘에 어느순간 넋을 놓았다해도 좋을 정도로 매달렸어. 텅 비어버린 눈동자를 보며 스란두일은 씁쓸했지만 멈출수가 없었어. 첫 각인은 꽤나 오랜시간을 공들여야했고 또한 서로에게 미쳐야했으니까.
나흘이 되던날부터 엘론드는 제정신을 찾기 시작했어. 자신의 안에 들어와있는 스란두일을 오롯이 인지했고 다시 공포감에 질렸어. 하지만 밀어날 수가 없었어. 이미 적응되어버린 몸은 스란두일을 거부하지 못했으니까.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는 몸에 호르몬작용이 일어났고 그렇게 각인 후 첫 히트싸이클까지 함께 보냈음.

쾌락과 환희가 가득한 일주일이 지나고 스란두일의 품 안에서 엘론드는 눈을 떴음. 이제 몸의 열기도 가라앉았고 더 이상 두근거림도 느껴지질 않았음. 물론 가이드가 곁에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치료사라는 능력이 헛된것은 아니었으니 놀랄만큼 차분하게 엘론드는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음. 조심스럽게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몸을 씻었어. 차가운 물을 끼얹어가며 남은 열기를 없애고 평소의 엘론드로 돌아왔음. 무표정함으로 머리를 말리며 나오는데 그제서야 눈을 뜬 스란두일과 마주쳤음.
쓸데없는짓을 했습니다./ 내가 그대와 함께 잔것이 쓸데없는 짓인가?/ ....시간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대가 속한 곳으로 한시바삐 돌아가면 좋겠군요. / 센티넬이 가이드를 거부하면 죽음에 이른다는걸 알고 있을텐데./ 그대가 생각하는것 만큼 저는 연약하지 않습니다./ 이봐 엘론드.
화가 난 스란두일이 이불을 박차고 나와 엘론드의 앞으로 다가왔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것을 보는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엘론드는 절망을 느끼면서도 스란두일을 올곧게 쳐다봤음. 내 친우. 하지만 나는 더이상 그대를 친우로 볼 수 없겠지. 속마음과는 달리 겉으론 싸늘한 대화들이 오갔음. 방해가 됩니다. 돌아가주십시오 스란두일. / 나를 거부한다고 해서 네가 득 될 것이 없어. 왜 마음을 편하게 가지질 못하지?/ 제게 명령하지 마십시오. 그대가 숲의 왕이듯 저는 리븐델의 로드입니다. 명령을 하고 받을 사이가 아닙니다./ 엘론드!!!/ 스란두일!!!!!
멱살이라도 잡을 것 같은 형형함으로 스란두일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봤음. 며칠 전의 온기한점 돌지않던 차가운 눈빛이었음. 그렇지만 그 속에서조차 희미하게 다정함을 느끼는 자신을 혐오하던 엘론드는 그 역시 사납게 눈을 뜨고 스란두일을 마주봤음. 리븐델은 몸과 마음이 지친이들에겐 쉼터가 되기도하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은 환영하지 않는다네. 더 이상 고집을 부린다면 머크우드와의 화친은 없었던 일이 되겠지. 그럼 먼저 실례하겠네. 제 할말만 다 뱉어낸 엘론드가 뒤로 돌아 썡 하니 문쪽으로 향했음. 어처구니가 없던 스란두일은 대답도 하지 못했음. 문 근처에서 조금 주춤대던 엘론드는 무언가 할말이 있는듯 했지만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음. 그렇게 두 엘프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이 틀어져버렸지.

 

그렇다고 히트사이클이 무너진건 아니야. 오히려 좀더 당겨졌어. 엘론드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더 철저히 자신을 관리했기 때문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어. 가장 큰 이유는 스란두일이 싫은게 아니라 켈레브리안을 배신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었지만 어떤것도 자신과 스란두일의 관계를 합당하게 설득시키질 못했어. 스란두일은 여전히 화가난 채로 돌아갔기에 리븐델과 머크우드의 사이는 굉장히 서먹해졌어. 그렇지만 둘 사이의 인연이 끊어지는 법은 없었지. 그 다음 히트싸이클때 엘론드는 좀더 괴로워했고 그 다음 히트싸이클때는 그보다 더 괴로워했어. 자해가 도를 넘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스란두일은 차마 친우(였던 이)를 모른척할 수 없어 방치플하던 달관모드를 내팽개치고 쏜살같이 달려왔고 엘론드는 스스로를 혐오하면서도 기쁘게 그를 받아들였어. 두달에 한 번. 그렇게 인정하지 않은 채 둘은 서로에 대한 의무를 이행했고 정신이 들기전 헤어지는 굉장히 이상한 관계를 유지했지.

세월이 지나고 백년. 이백년이 지났을까. 스스로의 행동에 조금씩 타협해갈 무렵, 여전히 고통스러움에 울부짖을때 잊지않고 달려와 준 스란두일의 품에 안기던 엘론드의 행동이 조금씩 무뎌질 무렵부터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지만 여전히 아직은 어려운 엘론드와 스란두일의 느리고도 아득한 감정선이 굉장히 보고싶었다는 열린 결말 'ㅂ'!!!!

 

끝..끝은...좀...원래 ..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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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엘, 뻘 조금.

썰/뻘설정 2013. 11. 30. 11:06

그날도 일을 하던 중인 엘론드는 어스름한 저녁 즈음에 방문한 꼬마 공주님 덕에 서류에서 눈을 떼는거지. 우리 공주님 잠이 오질 않니? 다정하게 웃어주는 아버지에게 투정부리듯 안긴 아르웬이 입술을 비쭉 내밀고 불평을 늘어놔. 아다. 춤 선생님이 너무 엄해요. 아르웬한테 막 재능이 없다고 했어요. 이러면서 투덜투덜. 아마도 왈츠의 첫수업을 받은 모양인데 춤을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아르웬에게는 조금 어려웠던 모양이야. 한참 투정을 듣고만 있던 엘론드가 새까만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인자하게 웃어. 아다랑 같이 해볼까?/ 정말?/ 그러엄. 하면서 엘론드가 자리에서 아르웬을 안아들고 일어나. 바닥에 살포시 내려놓으면서 엉거주춤하게 맞지않는 키높이로 마주서. 아름다운 공주님과 춤출수 있는 기회를. 전통의 방식으로 예의를 차리는 모습에 아르웬의 얼굴엔 흥분이 가득했어. 서툴지만 배운대로 답하고 맞잡은 고사리같은 손이 엘론드의 손을 꽉 부여잡아. 천천히 스텝을 밟으며 입으론 박자를 맞춰주는 엘론드. 자꾸 꼬여 발을 밟혔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부드럽게 리드해나가는 그런게 보고싶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둘, 둘. 셋. 천천히 박자에 맞추어 빙글빙글도는 아버지와 딸. 조금씩 자신감을 찾는 아르웬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엘론드의 마음 한구석에 어릴적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맞잡고 엘로스와 자신에게 보여주셨던 춤사위를 떠올릴것 같다.

 

 

 

예지의 능력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을 것 같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청년이 갓 성인이 될 무렵. 어두운 하늘에 핏빛 안개가 깔리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엘론드는 아무것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저 불운의 전조일 뿐 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몇번이고 자신을 다독였다. 하지만 우연이라기에 현실은 너무도 잔혹하게 들어맞았다.  '그대의 시선이 먼 곳을 향하는군요.' 얼음과 같이 싸늘한 시선이 내리꽂히는 순간 엘론드는 부정했다. 고개를 가로저은 채,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것이 부질없는 몸부림이라는 것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엘론드는 두고두고 그것을 후회했다.

시체가 쌓인 언덕. 갈기갈기 찢겨진 깃발. 푸른색의 망토. 익숙한 뒷모습. 확인하지 못한 얼굴에 실낱같은 희망을 건 채, 엘론드는 침묵했다. 가만히 입을 닫고 지옥과 같은 시간을 견뎠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해. 대왕께선 나와 함께 승리를 거머쥘 것이다.

'그대의 탓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벌하지 마세요.'

아닙니다 레이디. 그것은 제 탓 입니다. 입가에 엷은 웃음을 띄며 엘론드는 답했다. 숲의 숙녀는 그저 조용히 바라보았다. 어리게만 보였던 반요정은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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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백업. 길엘.

썰/뻘설정 2013. 11. 19. 01:27

기린님 말씀들으니까 트라우마 있는 엘론드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어르고 예뻐해주고 길러주고 입혀주고 사랑해줘서 겨우겨우 엘프(?) 만들어놨더니 나중에 전쟁나가서 한번 다친 길갈라드를 보며 트라우마 발동해서 되려 덜덜떨며 패닉에 빠지는 엘론드.
대왕은 아픈 티도 못내고 안쓰러운 마음에 괜찮아 하면서 엘론드 안아주는데 거짓말 하지말라고. 그렇게 말하고 떠날거잖아! 이러면서 되게 유아적인 언어구사력으로 돌아가서 부들부들 떠는데 거기서 충격먹는 대왕님도 좋을거 같다. 필사적이되서 서로를 부둥켜안으면서 진정하시키겠지. 엘론드 가까스로 재워서 진정하게 만들고 대왕님 쓰러져라 'ㅅ'... 담날 깨어나서 정신돌아온 엘론드가 헉 하고 깨서 그제서야 길갈라드한테 달려가는데 밤새 크게 앓다가 막 깬 대왕에게 눈물로 달려와서 발치에 엎드리는거 좋다.

한없이 울면서 소리도 못내고 쳐다보는 엘론드 머리를 겨우 쓰다듬으며 웃어보이는것도 참 좋아. 이제 정신이 들었느냐. 하는데 차마 말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하고. 한참 그러다 진정한 모습에 농담처럼 이런 널 두고 내가 어딜 가느냐. 하는데 엘론드는 정말 정색하는 모습으로 어디 갈 생각 하지 마십시오. 제 곁에 계시란말입니다. 이러는데 길갈라드도 놀라고 엘론드 스스로도 놀랐으면 좋겠다. 엘론드가 되게 아이답지않게 제 의견표명도 안하고 일만하고 뭉뜽그리는 성격이라 그동안 좀 답답했는데 저리 말하고나서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흐르겠지. 한참을 서로 시선을 피하다가 겨우 길갈라드가 아무데도 가지 않으마. 라고 한마디 하고서야 엘론드도 농담처럼 다치지도 마십시오. 남은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다치면 그 일 제가 다 해야 하잖습니까. 하면서 두런두런 원상태로 돌아오는 관계 참 좋다. 그 뒤로도 특별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그저 평소와 같을 뿐이지만 둘 사이에는 아주 조금의 진척이 있었겠지.

그리고 쥬금...ㅇ<-<

만약 저러고나서 길갈라드 사망후 정말 패닉에 빠져버린 엘론드는 밤새 울부짖으면 좋겠다. 물론 소리나지도 않게. 있는 물건 다 던지고 한없이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아침이 되면 군사들을 소집하고 전략짜면 좋겠다. 정말 뭣에 홀린 것 처럼 넋이 나가서 유령처럼 군대를 제어하고 밤에는 절망에 몸부림치고 며칠내내 그러면 좋겠다. 그러다가 깨닫는거지. 이제 운다고 누군가 달려와 껴안아 주지 않는다는 걸. 그제서야 찢어진 깃발을 보면서 소리내서 울면 좋겠다. 정말 다들 들을만큼. 그치만 아무도 다가오지 않겠지. 그게 길갈라드를 추모하는 엘론드의 슬픔이라는것을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

다음날부터 평소의 눈빛으로 돌아오지만 이제는 길갈라드의 품에 있던 가신이 아닌 제법 군주의 태가나는 엘프로 보일 것 같다. 풍기는 분위기 또한 달라지겠지. 그토록 벗고싶어 노력했었지만 벗을 수 없었던 어린아이의 면은 그제서야 완전히 사라져버렸어. 에아렌딜과 엘윙의 아들. 반요정. 길갈라드의 가신. 린돈의 엘프. 모든 칭호들은 사라지고 그저 임라드리스의 엘론드. 리븐델의 현자. 엘론드 페레딜. 온전히 그 이름만이 남겠지.

 

길엘은 바운더리에 들어오는 커플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이쪽도 앵슷하기는 매한가지라서.. 또 괜찮나보다?
스란엘은 워낙 취향직격이고 파고 있는 노선 자체가 친우라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브로맨스 기믹으로 파고는 있는데 길엘은 조금 다른 노선으로 가족? 이라는 바운더리로 묶여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근친이란 이야기는 아니곸ㅋㅋㅋㅋ
지금은 둘다 어른이고 성인이지만 아직도 아이로만 보이는 엘론드와 여전히 멋진 대왕, 멋진 어른으로 생각되는 길갈라드가 서로를 보는 시선은 굉장히 따스했을 것 같다. 그것이 기믹이 섞이든 섞이지 않았든.

사실 마에드로스와 마글로르. 엘로스와 엘론드 이야기도 느지막히 풀어보고싶은데 진짜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몇번이고 짐덩이 취급을 받고 엄마와 헤어져서 갖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온 엘론드랑 엘로스를 생각보다 애어른 취급하고 있었나보다. ㅍㄹ님과 ㄱㄹ님이 하시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또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았고 ㅎㅎ 애어른이라고 정의내리면 그아이가 어른이 되는게 아니었어. 그냥 애 일 뿐이지.

어쨌거나 보호자를 잃은 아이들. 적의 손을 빌릴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 그 이후로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시간은 꽤 오랜시간이 걸렸을 것이 분명한데 그나마 마음편하게 생각하려면 아이들이 그때는 철이없어서 길갈라드 휘하에서 때묻지않게 적응하고 그 안에서 어른으로 변모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단정지어버리는게 편할것 같다. 물론 애어른이라는 전제하에서는 마에드로스의 앞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엘윙을 보는 순간 버림받고 상처받을까봐 불안함을 느끼고 그것을 숨기고 눈치빠르게 행동하는 영악함을 보였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그랬던지 안그랬던지 길갈라드의 죽음 자체는 엘론드의 일생에 꽤나 큰 전환점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방향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옛날 마에드로스의 손을 잡아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혼란을 느끼지 않았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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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님과 기린님과 두런두런~

리븐델와서 헤어지기 싫어서 매일 밤 술을 청하는 엘론드도 좀 좋다. 둘다 술은 쎄서 밤늦게까지 마시면 꼭 일찍 못일어나서 느지막히 눈뜨는 길갈라드라던지. 한참을 그러다가 길갈라드가 밤중에 술잔을 기울이며 그리도 헤어지기 싫으냐. 운을 띄우면 화들짝 놀라다가 덤덤하게 웃으며 예. 싫습니다. 하는 엘론드 좋다. 그러면 술잔을 다 받고 내려놓은 후 머리를 쓰다듬어주실까. 아직도 내보기엔 어린아이와도 같은데. 어찌 이리도 빨리 컸는지 모르겠다. 하하. 하며 웃는걸 보며 엘론드는 그저 눈을 감겠지. 세월이 대왕께만 흐르는 것은 아니겠지요. 허나 이상합니다. 제 눈에도 대왕이 보이질 않습니다. 젋고 당찬 에레이니온만 보이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하면서 둘이서 서로를 토닥토닥.

 

스란엘.

한창 바쁠 시기에 리븐델에는 서찰 한 통이 도착하는데 갈리온이 보낸 거였으면 좋겠다. 왕께서 몸이 안좋으시니 한번 방문해주십사 하는 편지였는데 스란두일도 아닌 갈리온이 보낸 편지는 필체 한 획 한획을 꾹꾹 눌러 쓴 티가 역력해 긴장하고 있음을 보였다. 엘론드는 그 길로 짐을 꾸려 머크우드로 향했다. 바쁜 일처리를 맡게된 글로리는 한숨을 쉬어냈지만 이내 다녀오시라며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밤낮을 움직여 일주일 후에서야 도착한 어둠숲은 어둠고 캄캄해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겠지. 마치 맹수의 입처럼.
과연 숲의 왕은 갈리온의 말대로 앓아누워 있었고 엘론드는 로브도 벗지 않은 채, 그에게로 향했다. 눈을 감고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맥을 짚으려 소매를 걷어 막 닿으려는데 스란두일이 눈을 뜨는거지. 그리고 빙긋 웃겠지. 이젠 꿈을 다 꾸는군. 엘론드는 그 모습을 무심히 지켜보다가 침대위에 앉으며 다시 소매를 걷어올려서 맥을 짚으며 눈을 맞추겠지. 그래 꿈일세. 그대는 지금 꿈을 꾸고있어. 좀 더 자고 일어나야지. 다정하게 말하며 눈맞추는 이에게 스란두일은 가볍게 웃으며 툭툭거리면 좋겠다.
이렇게 다정한 걸 보니 정말 꿈인가보군. 그렇지만 좋아. 그대의 말을 들어서 안좋은 적이 없었으니 이만 다시 자야겠어. 꿈속의 이여. 안녕. 좋은 꿈이었네. 감은 눈을 몇번 가늘게 떨던 이는 금새 곤히 잠이 들었어. 잡았던 손목을 정리하고 이불을 덮어주고 온전히 잠에 빠질때까지 엘론드가 그저 가만히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다음날 여전히 아픈 스란두일이 제정신으로 눈을 뜨면 그제서야 엘론드는 인사를 하겠지. 좋은 낮일세. 숲의 왕이여.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 없는 표정으로 평소의 삐딱한 눈으로 엘론드를 훑으면 그제서야 왕의 손님맞이가 시작되면 좋겠다. 속으로는 그저 어젯밤의 꿈이 예지몽이었던 것 같다 웃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엘론드를 대하는 그 모습에 그저 임라드리스의 현자는 미소짓겠지. 여전하군.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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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드와 수하들은 분주하게 움직였어. 처음 보는 증상이야. 어떤 계기로 이렇게 됐는진 알 수 없지만 큰일이 난게 분명해. 진맥을 한다, 약초를 구한다 노력했지만 남들 모르게 움직인다는게 쉽지 않았어. 수상한 움직임에 북쪽 숲의 신하들도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걸 눈치챘어.
그날 왕께서 누군가와 동침하셨다는걸 신하들은 알고 있었어. 왕가의 핏줄은 대대로 손이 귀해 왕의 후사는 언제나 북쪽 숲의 가장 큰 관심사야. 다행히 스란두일은 선대 왕들과는 달리 즉위 초반에 얻은 아들이 하나 있었어. 하지만 왕자 하나론 안심할 수 없었기에 신하들은 되도록 왕을 홀로두지 않으려 했어. 스란두일은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쉽게 여성체와 접촉하고 될 수 있는대로 동침했지. 그게 온전히 기록이 되고 관리되어 왔지만 그날은 왕의 후원에서 나선 이가 아무도 없었어. 분명 동침한게 맞는데 그게 누군질 몰라. 혹여 후원에 있던 여인이 아닌 다른이라 하더라도 급히 입궁시키고 관리하면 될 일이었지만 본인이 나오질 않으니 알 도리가 없어. 심지어 사라져버렸지. 신하들은 백방으로 수소문했어. 그러다가 문득 손님으로 있던 엘론드의 무리에서 수상한 행동이 포착되었다는 연락이 들어왔어. 그들은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지. 아직 각성도 하지 않은 어린 아이의 잔병치레라며 엘론드쪽에선 둘러댔지만 시기나 여타 다른것들이 의심스러웠어. 그랬기에 신하들은 호의를 빙자해 그들의 의원을 보내 진찰하게 했어. 누구인지 어떤 상황인지 확인을 해야했지. 혹여 귀한 왕의 씨가 어디론가 흘러가지 않았을까 그들은 노심초사했어. 애써 조심스레 거절하려는 엘론드의 난처함을 손님을 불편하게 모실 수 없다는 웃음으로 무마시킨 채 신하들은 린디르의 방까지 쳐들어왔어. 그리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린디르를 발견했어.

당장 난리가 났어. 이 아이가 여성체인지 남성체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 일단 왕의 승은을 입은 자들은 무조건 궁으로 들어와야했고 죽지 않으면 궁 밖을 나설 수 없었어. 신하들은 그런 왕실의 법도를 들먹이며 린디르를 데려가겠다고 선언했지. 린디르는 아직 완전히 각성을 하지 않은 상태라 몸이 좋질 않았는데 억지로 일으켜지고 이리저리 흔들렸어. 엘론드는 크게 화를 내며 무슨 짓이냐 소리쳤지만 이곳은 북쪽숲의 왕궁이었지 자신들의 공간이 아니었어. 그나마 예우를 해준답시고 신하들은 아이가 온전히 각성을 할 때까지는 그대들의 품 안에서 감시하겠다고 말 한마디 남기곤 쌩하니 나가버렸어. 스란두일조차 있지 않은 빈 궁전에서 이방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리고 그제서야 엘론드와 그 가신들은 린디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 수 있었어.

며칠간 이어지던 각성이 끝난 뒤, 린디르는 성체의 모습을 그럭저럭 갖춰나갔어. 엘론드 쪽 가문에서 나오는 짙은 푸른 빛은 아니었지만 어릴때보다 조금 단단해진 몸과 꼬리는 완벽한 남성체의 모습을 갖췄어. 하지만 엘론드는 알고 있었어. 잡히는 맥과 여타 다른것들은 또 완벽히 여성체였어.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막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게 된 린디르가 충격을 받을까봐 말하진 못했지만 엘론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었어. 그랬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야. 신하들은 정중하게 사람을 보내 말을 전했어. 왕의 승은을 입은 이상 린디르는 거처를 옮겨야 한다고. 내일 데리러 오겠다고.
가까스로 잊을 뻔 했던 일들이 악몽처럼 되살아났어. 그제서야 린디르는 자신을 범했던 이가 왕이라는걸 깨달았지. 몰랐던게 당연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일이 이렇게 돌아갈 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더 강하게 반항했을텐데.. 스스로를 자책하며 덜덜 떨고있는 아이를 보며 엘론드는 그저 안쓰럽게 쳐다보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지.
결국 린디르는 왕의 여인들이 살고있는 후원으로 자리를 옮겼어. 남성체가 이곳에 기거하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라 그들은 여인들의 거처와 분리해 새로운 장소를 꾸미느라 분주했어. 다소 약해보이는 몸을 고려해 약을 잘 챙겨주겠다며 엘론드네와 이별시킨 신하들은 금남의 구역이라며 좀더 머물려는 엘론드와 가신들을 물리쳤어. 한동안 그렇게 옥신각신 하던 엘론드는 밀린 중한 일들이 닥쳐오자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떼야했지. 그리도 허무하게 린디르는 엘론드의 무리와 이별하고 말았어.

후원은 조용한 동네야. 더군다나 여인들이 있는 곳과 분리된 이곳에는 정말 아무도 돌아다니질 않았어. 매 끼니마다 식사를 챙겨주는 이만 오갈 뿐이었지. 이런저런 감정에 사무쳐 하루종일 눈물을 달고 지내봤지만 보는이 하나 없으니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 마음만 피폐해졌을 뿐이야. 하지만 슬픔이 그리 오래가지만은 않았어. 곧 기운을 차리고 자신이 오갈 수 있는 곳들을 돌아다녔어. 어서 기운을 내고 왕이 돌아오면 이야기 해 볼거야. 그날밤은 실수였다고. 자신을 리븐델로 돌려보내달라고. 그 방법 밖에는 자신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 그리고 당연히 왕도 받아줄거야. 자기는 남성체잖아. 섣부른 희망을 가지며 린디르는 몸을 회복시켰어. 그렇게 시간이 한참 지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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