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緣(연) [재록/19금]

BooK 2014. 6. 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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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리품 http://secretgarden1.tistory.com/29 (스란오로)
2. 구속 http://secretgarden1.tistory.com/7 (스란안나스란)

전리품 -> 구속 의 순서이며 구속 뒤쪽으로 짧은 스란엘 단편이 들어갑니다.

19금 포스트에는 비밀번호가 걸려있습니다. 블로그 내의 공지를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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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록본 緣(연)

완매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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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리품 http://secretgarden1.tistory.com/29 (스란오로)
2. 구속 http://secretgarden1.tistory.com/7 (스란안나스란)

전리품 -> 구속 의 순서이며 구속 뒤쪽으로 짧은 스란엘 단편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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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간 : (im)Possible

완매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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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대의 악이 소멸한 뒤 납치당한 엘론드와 스란두일의 이야기입니다.

◈ A5 떡제본 ◈ 64 페이지 ◈ 19금이하 구독불가 ◈ 7000원 ◈

 

3. 구간 : Once in a Lifetime

완매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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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일은 날씨가 좋으니 사냥을 나가겠다는 가벼운 말투로 스란두일은 무서운 말들을 내뱉었다. 선연히 떨리는 눈동자를 감출 생각도 하지 않는 채 자신을 바라보는 엘론드를 가벼운 미소 하나로 받아내며 응수했다. 믿어지지 않는 눈으로 스란두일의 푸른색 눈동자를 바라보았지만, 엘론드에게 보이는 것은 .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그저 푸른색의 바다. 아니 하늘. 아무것도 없이 그저 끝없이 이어진 광활한 허무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의 미래는..

얼결에 뒤로 물러난 엘론드가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스란두일은 그저 침묵하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봤을 테지. 미래를. 확인했겠지. 나의 결심을. 가늘게 떨리는 어깨를 끈질기게 주시하던 눈동자는 탁자 위에 남겨진 잔으로 향했다. 스란두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서 반쯤 남아있던 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말을 고르느라 메마른 목 안을 독한 술이 적시며 넘어가는 소리가 경쾌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털어 넣은 후 그는 잔을 바꾸어 물을 채웠다. 마음의 무게라도 담긴 양, 무거워진 잔을 들고 스란두일은 아까의 자리로 돌아와 엘론드에게 조심스레 건넸다. 그의 손끝이 닿은 곳마다 얼음같이 차가운 냉기가 서렸다. 창문 틈 사이로 그러모았던 희미한 온기가 다시 사라지고 손끝이 시려왔다. 그 서슬에 눈을 뜬 엘론드는 마주하고 있는 얼굴에서 따스한 미소가 흘러나오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추위를 느꼈다.

"이제야 자아를 찾은 걸 축하해 주지 않을 텐가?"

"....당신은 끝까지 멋대로군요."

"알아. 하지만 어쩌겠나. 이것이 나 스란두일의 방식이다."

"같이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가 그대와?"

갑작스러운 반문에 엘론드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럴 줄 알았다며 스란두일은 소리 내어 웃었다. 들고 있던 잔이 넘칠 정도로 침대가 움직이자 스란두일이 겨우 진정하고 잔을 빼앗아 테이블 위에 놓은 채, 엘론드의 곁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가 되어서야 스란두일은 사뭇 안타깝다는 시선으로 엘론드를 바라봤다. 열리지 않을 것 같은 입술이 아주 잠깐 멈추었다가 열렸다.

"아니 그럴 리 없어."

"......스란두일.."

3시대가 지나가고 4시대를 맞이하기 전, 엘론드와 스란두일의 이야기를 담은 카피본입니다.

◈ A5 떡제본 ◈ 40 페이지 ◈ 19금이하 구독불가 ◈ 4500원 ◈

배송비는 일괄 3500원이며 두권이나 세권을 구매하셔도 변동되지 않습니다.

(추가분은 제가 부담합니다)

구매 원하시는 분들은 tjgml1107@네이버 <- 이쪽 메일로 아래의 해당 사항을 적어주시면 됩니다:D

입금자명 :
주 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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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책이니만큼 성인인증 진행절차로 본인의 신분증(주민등록증, 여권, 대학교 학생증, 운전면허증)이름, 앞자리의 생년 만 보이도록 (나머지는 가리셔도 됩니다) 사진 찍으신 후, 보내드린 메일주소로 파일 첨부하여 보내주시면 됩니다.
신분증의 이름 = 입금자명 = 받으실분 이 세개가 동일해야 합니다.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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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어둠숲 온리전(머크우드 온리전)에 판매될 회지와 팬시 수량조사합니다:D

접은 페이지를 눌러주세용!

※ 수량조사 참여 방법.

구매하실 책과 옷걸이의 이름, 권수를 비밀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신간 가격과 사양은 추후 업데이트 됩니다.

5/27일 오후 11시 59분까지 댓글 남겨주세요.

수량조사 + 아주 극소량으로 갑니다.

ex) [구간 : 0 / 재록 : 1 / 신간 : 1 / 옷걸이 : 스란두일 1 or 엘론드 1]

[구간 : / 재록 : / 신간 : 옷걸이 : ]

잘부탁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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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월이네요. 시간은 빨리빨리 흐르고..OTL 진도는 안나가고ㅠㅠㅠ

6월 1일날 충무로에서 연리는 어둠숲 온리전 (머크우드 온리전)에 부스 참가를 하게 되었답니다!
이번에 신간1종과 재록+a 1종. 그리고 구간 재고분과 팬시를 준비할 예정인데요.
재록과 +a는 이미 편집까지 마쳤고 신간...신간이 문제네요 어흐흑 ㅠㅠ 계속 손 보고는 있는데 도무지 답이 안보여서 사실 좀 곤란하긴 합니다만 어떻게든 되겠죠8ㅅ8?

재록은 뭘 뽑을까 고민고민 하다가 전라품과 + 구속 을 합치고 그 뒤에 +a를 넣기로 했습니다.

1.전리품 http://secretgarden1.tistory.com/29
2. 구속   http://secretgarden1.tistory.com/7

그래서 커플링은 스란오로->(안나)스란안나->스란엘 로 결정되었구요. 
표지까지 나왔지만 일단 얼추 다들 정리 된 뒤에 한꺼번에 인포와 예약을 받을건데 일단 써두고 싶어서 :9

스란엘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중..'ㅠ' 존잘님들...책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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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대로라면 안나타르는 눈웃음을 흘리며 스란두일이 도착하기도 전에 긴 카우치 위에 앉아 가만히 턱을 괴고 바라보며 장난을 거는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피로가 쌓여 주무시고 계시다는 시종의 이야기에 스란두일은 좀더 거칠게 내딛는 발을 쿵쿵 울렸다. 아홉겹의 휘장. 새까만 커튼이 내려앉은 그의 안쪽. 불현듯 떠올려버린 진실에 소스라치듯 놀란 마음이 덩달아 쿵쿵 울렸다. 안나타르는 모르도르의 주인이며 꽃이라 불리우는 사내. 누구에게나 웃음을 팔고 사랑을 팔았다. 그것이 자신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여기면서도 스란두일은 마치 그를 연인 대하듯 품었다. 그 사랑이 갈 곳은 한 곳 밖에 없었는데.

스스로가 우스웠다. 말려들었구나. 그의 꿀 같은 속삭임에 날개를 적셔버렸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화가 나는 감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평소에는 아무도 없던 긴 회랑엔 방을 지키고 서있는 시종들이 그득했다. 그만큼 마음 한 구석이 싸늘해지고 아려왔다. 성의 주인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였다. 서슬에 막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마지막 시종의 얼굴을 위아래로 훝으며 스란두일은 굳게 닫힌 문을 두 손으로 밀어제쳤다. 달콤한 향이 피어오르고 빛 한 조각 들지않는 곳, 안나타르의 침실이었다.

새까만 머리칼에 파뭍히기라도 한 듯, 안나타르는 잠들어 있었다. 잠들 때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다며 흘리듯 속삭인 말은 진실인 듯 했다. 아무렇게나 펼쳐져 휘감긴 얇은 이불은 그가 숨 쉴때마다 오르락 내리락거렸다. 평소보다 조금 더 상기된 뺨과 목. 열이 있는 듯 해 뻗어진 손 끝이 이마에 닿는 순간. 거짓말처럼 안나타르의 눈이 떠졌다.
변명을 할 새도 없이 두개의 시선이 맞닥뜨렸다. 한참을 바라보다 몇번을 깜빡인 붉은색 눈동자는 그제서야 앞의 엘프가 누구인지 알아챈 모양인지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스란두일은 무심히 그대로 손 끝에 힘주어 그를 눕혔다. 오래지 않아 다시 베게 위로 흩어진 머리칼을 슬그머니 쓸어내린 안나타르의 입술이 열렸다.

"이곳까지 어인일이십니까."
"아프다 들었다."
"별 일 아닙니다. 조금 피로가 쌓여 쉬고싶다 일렀을 뿐입니다."
"열은 없는데."
"다 내렸다 하질 않습니까. 아픈 것이 아닙니다."
"..."

아무런 말도 없이 바라보던 안나타르가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켰다. 흐트러진 머리를 슬쩍 한 쪽으로 몰아 가다듬고는 막무가내로 스란두일의 허리춤으로 손을 뻗었다. 그 서슬에 놀라 벨트를 부여잡은 손을 막은 스란두일은 안나타르에게 무슨 짓이냐며 소리를 높였다. 잠깐 머뭇거리던 목소리는 조금 갈라져 있었다.

"오늘은 입으로 해드리지요. 도저히 흥이 나질 않아서요. 그게 싫으시면.. 허벅지에라도."
"누가 하고 싶어서 왔다 했느냐?"
"그럼 왜 절 찾으셨습니까?"

평소처럼 돌아온 목소리. 동그랗게 떠진 눈이 스란두일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잡혀있는 손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스란두일 또한 몸에 열이 올랐다. 말문이 막힌 채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시선이 처음으로 흐트러졌다. 가만히 움켜쥐었던 손을 제자리에 놓고 안나타르를 자리에 뉘인 스란두일은 한숨을 쉬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여전히 자신을 향해있는 시선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몇 번이고 말을 고르던 입술이 조심스레 열렸다.

"걱정이 됐다."
"...제 걱정입니까?"
"여기에 아픈이가 또 있더냐."
"예하."
"그렇게 부르지 말거라. 지금은 듣기 싫으니까."
"스란두일.."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시선이 안나타르를 찍어눌렀다. 일국의 왕자의 이름은 쉽게 불리라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조금 저자세를 보였다 해서 이리도 방만하게 구는것인가. 한참을 그렇게 노려보다 침실에서만큼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것을 허락했다는 것이 기억난 스란두일은 곧 사나운 눈초리를 거두었다. 천천히 다가온 손끝이 스란두일의 손을 어루만졌다.

"처음입니다. 이리 걱정해주신 분은."
"..내 앞에서 다른 이의 이름을 입에 올릴 셈이냐."
"그럴리가요."

기뻐서 그럽니다. 순수하게 주억거리는 말틈에 웃음이 숨겨져 있었다. 다시 시선을 피한 얼굴이 이번엔 조금 풀어졌다. 여전히 스란두일의 손 끝을 만지작거리며 안나타르는 말을 이었다.

"조금 피곤합니다."
"얼굴을 보았으니 이제 되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지."

성큼 일어나려는데 손이 끌려오질 않았다. 강하게 부여잡고 있는 안나타르의 손이 절로 딸려 올라왔다. 다시 내려다 보는 스란두일에게 안나타르는 평소처럼 야살을 부리는 모습이 아닌 수줍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송구한 부탁입니다만, 잠 들때 까지만이라도 곁에 있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꿈을 팔고 온기를 파는 곳에서 날더러 시중을 들어달라."
"그리하면 아니됩니까."

버릇없는 말투였지만 잡고있던 손이 떨려왔다. 오늘따라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간단히 뿌리치면 될 작은 힘인데 어째서인지 놓을 수가 없었다. 이것은 필시 열이 오른 목소리 탓이리라. 실없는 생각을 이으며 한참을 고민하던 스란두일은 그의 손을 놓고 말없이 로브를 벗었다.
겉옷을 벗고 간단한 차림으로 스란두일은 안나타르가 누워있던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옷깃에 스민 한기에 기분이 좋은지 안나타르의 손 끝이 스란두일을 더듬어 올랐다. 하지만 그 마저도 오래지 않아 제지당했다. 얌전히 양 손을 그러모아 배 위에 온전히 놓아둔 스란두일이 엄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얌전히 눈을 붙이거라."
"어린아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일어서지도 못하는 주제에 얼굴은 새빨갛게 되어선. 어린아이라 해도 믿겠구나."
"예하의 눈에만 그리 보이는 것은 아닐런지요."

올려다보는 시선의 붉은색은 변함이 없었건만, 그 속에 담긴 물음은 일전의 눈물을 떠오르게 했다.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스란두일이 큰 손으로 그 눈을 덮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자거라."
"잠이 들면 가실겁니까."
"내 마음대로 할 것이다."
"그렇습니까."

더듬거리며 얼굴로 올라와선 눈을 가린 손 끝을 움켜쥔 안나타르는 그대로 자신의 입술로 가져갔다. 다섯 손가락의 끝에 조심히 입을 맞추며 스란두일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느때보다 맑아보였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예하."
"..좋은 꿈 꾸거라."

오랜 시간 함께 밤을 보내면서도 인사를 건네본 것은 처음이었다. 살풋 휘어지는 눈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스란두일은 다시금 자신을 현혹하는 요망한 눈을 가렸다. 웃음소리가 들리고 그 손 위에 안나타르의 손이 얹혔다. 성의 가장 깊은 곳, 모르도르의 주인이라 불리우는 자의 침실. 색색거리는 숨소리만이 간신히 들리는 침대 위에는 어느새 두 명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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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건 아니구요.. 존잘님 건데.. 너무 좋아서.. 홍보를 좀..ㅜㅜㅜ

 

월드피스 나 11번 샤이어 221B 떡방앗간에 위탁하시는 스란두일/안나타르 책입니다.

전 연령이구 가격은 천원이라고 합니다 ㅠㅠ 근데 천원이면 진짜 ㅠㅠ흡 ㅠㅠㅠ존잘님 ㅠㅠㅠㅠㅠ

혹 가시는 분 계시면 꼭 구매하시라그 ㅠㅠㅠㅠ흡 ㅠㅠㅠㅠㅠㅠ

내생에 스란안나가 책이나와 ㅠㅠㅠㅠㅠㅠㅠ엉엉엉엉엉엉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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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안나. 키스.

2014. 2. 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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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하프를 배운 적이 있었다. 아버지의 권유로 악기를 배우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는 악기로 정한 터였다. 남 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연주를 갖추었지만 좀처럼 내 보일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밤하늘을 바라보며 홀로 하프를 연주하고 온전히 느껴지는 기쁨을 느끼는 취미도 없었다. 좋은 실력을 썩히는 줄로만 알았던 그 때, 정말 우연한 기회에 방안에 전시된 하프가 눈에 띄었다.
섬세하게 세공된 조각들은 예삿 물건이 아님을 알렸다. 오래도록 만지지 않아 옅게 먼지가 쌓인 곳을 손 끝으로 쓸어내다가 안나타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었다. 평소와 같이 곱게 눈을 접어보이며 다가와 허리를 껴안는 손짓에 서둘러 감싸안았다. 조곤조곤히 묻는 물음에 그저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의외네요. 악기와는 먼 성격 같았는데."
"그리도 놀라우냐."
"사실 안믿겨집니다. 보여주실 수 있으십니까."
"나를 시험하는게냐."
"어려울 것 없지 않습니까? 진정 줄을 타실줄 아신다면 말입니다."

호기롭게 도발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아마도 마음 속의 자존심을 일깨우는 목소리일 터였다. 즐거이 웃으며 악기를 꺼내고 먼지를 털며 준비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을 단단한 손끝으로 튕겨보이며 이리저리 조율해보다 안돼겠는지 나를 쳐다보며 도움을 청하는 모습은 실로 마음에 따스함이 가득 차게 만들었다. 안나타르. 모르도르의 꽃. 한마디 말보다 웃음 하나, 행동 하나로 나를 홀리는구나. 지조적인 속마음이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안나타르에게 깊이 빠져 있었다.

간단히 조율음을 잡고 줄을 튕겼다. 오랫동안 기억되지 않던 음색들이 방안에 울려퍼졌다. 천천히 서글픈듯 하면서도 희망이 깃든 도리아스의 노래였다. 어릴적 부터 듣고자라 익숙한 화음들. 하지만 이제는 감히 부르지 않는 아름다운 곡조. 느릿하게 움직이는 손 끝을 따라 한음 한음이 겹쳐져 노래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 흥얼거리는 목소리가 섞였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시선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이 방에는 둘 밖에 없을 텐데, 의심하면서도 쳐다본 곳에는 안나타르가 있었다. 눈을 감고 노래를 음미하며 고개를 까딱이는 모습에 하마터면 손 끝이 떨릴 뻔 했다. 어떻게 이 노래를 알고 있지..?

 

세상을 밝히던 두개의 나무가 시들고,

사방이 캄캄해 절망에 빠질 무렵,

엘프들조차 보이지 않는 모든것을 두려워하고

서로를 의심하게 되었다네.

하지만 그 속에서 믿음을 주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

그 고귀한 이유 하나만이,

세상을 밝힐 새로운 빛이 되었네.

 

천천히 눈 뜬 채로 내뱉는 가사는 완연한 도리아스의 노래였다. 리듬을 타는 목소리. 안나타르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가 기쁨과 환희를 표현하는 부분까지 당도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릴적 아이를 무릎위에 앉힌 채, 웃으며 손동작을 가르쳐주시던 나나의 모습. 그 모습과 비슷한 형태로 움직이며 나풀나풀 제자리를 돌았다. 저도 모르게 악기연주를 멈추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음색이 끊겨도 당황하는 법 없이 제 스스로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안나타르는 그렇게 한참동안 춤을 추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달빛이 온전히 그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기억이 나지 않을 줄로만 알았다. 고되고 지쳐가는 전장의 밤은 고요하기만 했다. 아마도 도리아스의 노래를 기억하는 또 다른 엘프 중 하나겠지. 천천히 밤공기를 타고 퍼져나온 노래는 그떄의 그 노래였다. 이제는 기억하는 이 조차 많지 않은 음.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노래. 주변에서 하나 둘 흥얼거리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새카만 밤 하늘에 펼쳐진 광활한 엘베레스의 빛 아래 서글프게 쉬고있는 슬픔의 조각들. 그 속에 자신이 있었다. 빛을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하는 희망.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희망을 찾아 노래를 부르는 것일까.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열어 늘어지는 화음에 음을 실었다. 이렇게 울려퍼진 노래가 어디에든 닿기를. 평화가 있는곳에 닿아 방황하는 이들을 인도하는 빛이 되기를. 바라는 것들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목소리에 힘을 실어 보냈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런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터였다.

뒤쪽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깬 어린 병사인가. 부르던 노래를 멈춘 채, 돌아본 고개가 그대로 멈추어버렸다. 어째서. 이곳에. 네가.

"보고싶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에게 다가와 안기는 온기는 그리울만큼 익숙한 것이었다. 평소의 부드러움과는 다른 딱딱한 갑옷이 맞닿았지만 조금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느슨하게 땋아진 머릿결이, 긴장할때 예민하게 올라가는 눈꼬리. 언제나 웃고있는 입술. 그리고 항상 당당하게 마주치는 시선. 익숙치 않은것이 없었다. 아니 이질적일 리 없었다. 얼마나 많은 밤을 가슴에 묻어온 안타까움인데.. 그랬는데..

멍하니 쳐다보던 모습에 고개를 갸웃 하던 이는 여전히 웃으며 나를 일으켰다. 아직도 들려오는 도리아스의 노래에 맞추어 빙글빙글 함께 껴안고 막사 안쪽을 돌았다. 예전같이 가벼운 차림이 아니었지만, 홀로 추는 춤이 아니었지만 어쩐지 그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쟁의 두려움도 긴장감도 모두 풀어헤친 채, 몸을 지배했던 건 오직 그 날의 벅차오르던 두근거림 뿐 이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그저 부둥켜 안고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노래가 끊길 때 까지 그와 나는 계속 춤을 추었다. 사랑과 믿음을 노래하던 먼 과거의 춤을.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두근거림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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