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어미의 손길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마치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 먼지투성이가 되어버렸다. 추운 날씨를 따라 이동하는 군대 안에서 철저한 이방인 취급당하는 어린아이들에게 닿을 따스한 손길은 그리 많지 않았고 그나마 마글로르만이 바쁜 와중에 먼 눈으로 그들을 챙겼다. 마에드로스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 모양새로 그들을 잊은 듯 했다. 순식간에 메말라버린 환경은 쌍둥이들을 체념하게 만들었고 적응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도리아스의 일원이 아닌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은 채 광야를 헤치는 떠돌이 일족이 되어버린 듯 보였다.
해가 저물 즈음.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야 마글로르는 자신의 막사로 발걸음을 재게 놀렸다. 손장난을 하다 들킨 모양으로 굳어버린 그들에게 모처럼 더운 물에 목욕도 하고 조금은 풍족한 저녁을 챙겨줄 수 있겠다며 유쾌하게 웃어보였지만 아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법은 없었다. 어느샌가 익숙해진 조용함에 그는 크게 신경쓰는 내색 없이 먹을 것을 늘어놓고 그나마 깨끗해 보이는 작은 옷을 찾느라 등을 돌려 부산스레 몸을 움직였다. 그의 말대로 평소의 먹던 것보다는 조금은 나아진 형태의 음식을 마주한 아이들의 입가에 그제서야 약간의 미소가 드리워졌다. 그들의 표정이 없어진 것은 환경 덕분이었지 성격 탓이 아니라는 걸 마글로르는 잘 알고 있었다. 여전히 떠들거나 서투르게 식기가 부딧히거나 하는 아이다운 행동은 없었지만 부드러워진 분위기를 감지한 그는 어린 쌍둥이가 맘 편하게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이미 찾은 옷들을 주물거리며 오랜시간 짐을 뒤적였다.
꽁꽁 싸매진 옷을 벗기고 나면 가느다랗고 통통한 몸 두개가 뽀얗게 피어났다. 광야의 먼지도 안쪽까지는 들어오지 않았을 테니 어찌보면 당연했다. 처음 보았을 때 보다 마른 몸들은 내심 안쓰러웠지만 그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쓰기에는 할 일이 너무도 많았다. 엉성하게 땋여있던 머리를 풀어헤치고 조금은 뜨거운 물을 끼얹으며 거칠고 투박한 손바닥이 이곳 저곳을 문지르면 줄줄 땟국물이 빠졌다. 그 모습이 부끄러웠는지 목욕통 안에서 좀체 나오려 하지않던 아이들은 결국 손발이 쪼글쪼글해지고 발갛게 열이 오르고 나서야 마글로르 손에 번쩍 들려 밖으로 꺼내졌다.
열오른 양 뺨이 사과처럼 붉었다. 수건으로 채 닦지 못한 물기를 닦고 잠옷을 입혀 나란히 앉히면 그제서야 제법 처음의 생기 넘쳤던 그 모습이 보였다. 나란히 등 돌려 앉은 아이들의 작은 어깨를 보며 마글로르는 머리를 말렸고 그새 나른해진 아이들은 서로의 손을 얼기설기 움켜잡고 조심스럽게 발장난을 했다.
느슨하게 머리를 땋고 이제는 완전히 식어버린 몸 위로 겉옷을 하나씩 덧입히며 마글로르는 잘 자라고 인사했다. 언젠가서부터 늘 그래왔듯 머리 위를 한번씩 쓰다듬고는 아이들이 잠자리로 들어가 모포를 덮는 것 까지 지켜보고 훅 입김을 불어 아른대는 촛불을 집어삼켰다. 겨우 반짝이던 모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새까맣게 내려앉은 어둠이 사방을 채웠다. 막사가 비좁고 모자른 덕분에 아이들은 따로 머물 곳이 없었고 돌봐줄 만한 이도 없었기에 마글로르는 늘 자신의 막사로 아이들을 데려왔다. 자신 또한 모든 것이 서툴었지만 누군가를 위한 최소한의 속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사방이 고요해지면 다시 조심스레 부싯돌을 부딧혀 불을 피워올렸다. 아까보다는 조금 어두워진 불빛이 날름날름 혓바닥을 내밀며 사방을 밝혔다. 자연스럽게 향한 시선이 보이기라도 한 듯, 조금 짧게 덮인 모포의 틈새로 도톰한 발 두 쌍이 꼬물거리다 사라졌다. 내일이면 다시 자취를 감출 반짝임을 끈질기게 주시하던 마글로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괜시리 아이들의 모포를 추켜올려 주었다. 미세하게 달라진 숨소리가 귓가를 울렸지만 역시 못 들은 척, 제 자리로 돌아왔다. 내일은 조금 더 넉넉한 크기의 모포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피곤한 눈가를 문질렀다. 아이들은 잠을 자고 어른은 일을 해야지. 저 멀리 국경에서 들어온 보고서를 펼치며 나무 의자에 몸을 묻었다. 자신의 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글
호빗 뜻밖의 여정 메이킹
1. http://www.youtube.com/watch?v=CouHTzy2sqE
2. http://www.youtube.com/watch?v=I2z-MbHENlg
3. http://www.youtube.com/watch?v=K969f8cABjY
9까지 있는데 걍 옆에 추천동영상 보시길... 귀..귀찮아...
와 근데 벌써 이렇게 ㅠㅠ 메이킹도 뜨고 ㅠㅠ 두근두근 ㅠㅠㅠㅠ
배우 코멘터리를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소개해주는것 만으로도 엄청 흥미진진하네요 ㅎㅎ 세트장모습도 볼수있고 특히 엘론드느님이랑 갈라마님이랑 ㅠㅠㅠ 막 인간처럼 말하고 계셔 ㅠㅠㅠㅠㅠㅠㅠㅠ
싱기싱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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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반지의제왕 3부작 확장판 상영회
홍대입구에서 가까운 SF&판타지 도서관에서 반지의제왕 3부작 확장판 상영회를 개최하네요~
전 시간이 촉박해서 신청도 못할거 같지만 ㅠㅠㅠ 혹 관심 있으신분들은 신청해보시는게 좋을것 같아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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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F&판타지 도서관입니다.
![Lord of the Rings Motion Picture Trilogy.jpg Lord of the Rings Motion Picture Trilogy.jpg](http://www.sflib.com/files/attach/images/59/441/274/Lord%20of%20the%20Rings%20Motion%20Picture%20Trilogy.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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