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백업. 길엘.

썰/뻘설정 2013. 11. 19. 01:27

기린님 말씀들으니까 트라우마 있는 엘론드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어르고 예뻐해주고 길러주고 입혀주고 사랑해줘서 겨우겨우 엘프(?) 만들어놨더니 나중에 전쟁나가서 한번 다친 길갈라드를 보며 트라우마 발동해서 되려 덜덜떨며 패닉에 빠지는 엘론드.
대왕은 아픈 티도 못내고 안쓰러운 마음에 괜찮아 하면서 엘론드 안아주는데 거짓말 하지말라고. 그렇게 말하고 떠날거잖아! 이러면서 되게 유아적인 언어구사력으로 돌아가서 부들부들 떠는데 거기서 충격먹는 대왕님도 좋을거 같다. 필사적이되서 서로를 부둥켜안으면서 진정하시키겠지. 엘론드 가까스로 재워서 진정하게 만들고 대왕님 쓰러져라 'ㅅ'... 담날 깨어나서 정신돌아온 엘론드가 헉 하고 깨서 그제서야 길갈라드한테 달려가는데 밤새 크게 앓다가 막 깬 대왕에게 눈물로 달려와서 발치에 엎드리는거 좋다.

한없이 울면서 소리도 못내고 쳐다보는 엘론드 머리를 겨우 쓰다듬으며 웃어보이는것도 참 좋아. 이제 정신이 들었느냐. 하는데 차마 말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하고. 한참 그러다 진정한 모습에 농담처럼 이런 널 두고 내가 어딜 가느냐. 하는데 엘론드는 정말 정색하는 모습으로 어디 갈 생각 하지 마십시오. 제 곁에 계시란말입니다. 이러는데 길갈라드도 놀라고 엘론드 스스로도 놀랐으면 좋겠다. 엘론드가 되게 아이답지않게 제 의견표명도 안하고 일만하고 뭉뜽그리는 성격이라 그동안 좀 답답했는데 저리 말하고나서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흐르겠지. 한참을 서로 시선을 피하다가 겨우 길갈라드가 아무데도 가지 않으마. 라고 한마디 하고서야 엘론드도 농담처럼 다치지도 마십시오. 남은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다치면 그 일 제가 다 해야 하잖습니까. 하면서 두런두런 원상태로 돌아오는 관계 참 좋다. 그 뒤로도 특별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그저 평소와 같을 뿐이지만 둘 사이에는 아주 조금의 진척이 있었겠지.

그리고 쥬금...ㅇ<-<

만약 저러고나서 길갈라드 사망후 정말 패닉에 빠져버린 엘론드는 밤새 울부짖으면 좋겠다. 물론 소리나지도 않게. 있는 물건 다 던지고 한없이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아침이 되면 군사들을 소집하고 전략짜면 좋겠다. 정말 뭣에 홀린 것 처럼 넋이 나가서 유령처럼 군대를 제어하고 밤에는 절망에 몸부림치고 며칠내내 그러면 좋겠다. 그러다가 깨닫는거지. 이제 운다고 누군가 달려와 껴안아 주지 않는다는 걸. 그제서야 찢어진 깃발을 보면서 소리내서 울면 좋겠다. 정말 다들 들을만큼. 그치만 아무도 다가오지 않겠지. 그게 길갈라드를 추모하는 엘론드의 슬픔이라는것을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

다음날부터 평소의 눈빛으로 돌아오지만 이제는 길갈라드의 품에 있던 가신이 아닌 제법 군주의 태가나는 엘프로 보일 것 같다. 풍기는 분위기 또한 달라지겠지. 그토록 벗고싶어 노력했었지만 벗을 수 없었던 어린아이의 면은 그제서야 완전히 사라져버렸어. 에아렌딜과 엘윙의 아들. 반요정. 길갈라드의 가신. 린돈의 엘프. 모든 칭호들은 사라지고 그저 임라드리스의 엘론드. 리븐델의 현자. 엘론드 페레딜. 온전히 그 이름만이 남겠지.

 

길엘은 바운더리에 들어오는 커플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이쪽도 앵슷하기는 매한가지라서.. 또 괜찮나보다?
스란엘은 워낙 취향직격이고 파고 있는 노선 자체가 친우라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브로맨스 기믹으로 파고는 있는데 길엘은 조금 다른 노선으로 가족? 이라는 바운더리로 묶여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근친이란 이야기는 아니곸ㅋㅋㅋㅋ
지금은 둘다 어른이고 성인이지만 아직도 아이로만 보이는 엘론드와 여전히 멋진 대왕, 멋진 어른으로 생각되는 길갈라드가 서로를 보는 시선은 굉장히 따스했을 것 같다. 그것이 기믹이 섞이든 섞이지 않았든.

사실 마에드로스와 마글로르. 엘로스와 엘론드 이야기도 느지막히 풀어보고싶은데 진짜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몇번이고 짐덩이 취급을 받고 엄마와 헤어져서 갖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온 엘론드랑 엘로스를 생각보다 애어른 취급하고 있었나보다. ㅍㄹ님과 ㄱㄹ님이 하시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또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았고 ㅎㅎ 애어른이라고 정의내리면 그아이가 어른이 되는게 아니었어. 그냥 애 일 뿐이지.

어쨌거나 보호자를 잃은 아이들. 적의 손을 빌릴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 그 이후로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시간은 꽤 오랜시간이 걸렸을 것이 분명한데 그나마 마음편하게 생각하려면 아이들이 그때는 철이없어서 길갈라드 휘하에서 때묻지않게 적응하고 그 안에서 어른으로 변모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단정지어버리는게 편할것 같다. 물론 애어른이라는 전제하에서는 마에드로스의 앞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엘윙을 보는 순간 버림받고 상처받을까봐 불안함을 느끼고 그것을 숨기고 눈치빠르게 행동하는 영악함을 보였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그랬던지 안그랬던지 길갈라드의 죽음 자체는 엘론드의 일생에 꽤나 큰 전환점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방향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옛날 마에드로스의 손을 잡아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혼란을 느끼지 않았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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