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센티넬/가이드 소개 -> http://www.twitlonger.com/show/n_1ruc16f  취향탐 주의

 

 

센티널 엘론드랑 가이드 스란두일. 각성하기 시작하면서 엘론드는 굉장히 자기관리에 철저해지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감각 조절용 약도 잘 챙겨먹음. 어느정도 착실하기만 한다면 센티널은 예민해지지 않고 일정 주기를 버틸수가 있는데 그것도 사실 주기적인 가이드와의 교류가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 물론 아직 엘론드는 센티널로 자각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히트싸이클이라 불리우는 주기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태여서 솔직히 스스로를 자만함. 어느정도 이겨낼 수 있을거라 여겼음.

가이드 스란두일. 스란두일은 일찍이 가이드로서 각성을 끝냈음. 각성해봤자 달라지는건 없음. 어딘가에 짝이 있다는것만 어렴풋이 느껴질 뿐. 그리고 그냥 볼멘소리를 늘어놓는거지. 어휴 좋은 시절은 다 갔구나. 스란두일은 여전히 양옆의 이쁜언니들을 껴안고 우는소리를 함. 그리고 서로가 짝인줄 모르는 두 엘프가 대 회의장에서 만나는거지.

먼저 눈치챈건 엘론드였음. 대회의장에 들어섰는데 묘하게 기분이 고양되면서 심장이 두근거림. 강렬하게 다가오는 기분좋음에 순간 비틀거렸는데 글로르핀델이 뒤에서 받쳐줌. 몸이 좋지 않으십니까? 묻는데 대답을 할 수가 없음. 아니. 아닐세. 기분탓이라고 여겼지만 기분탓이 아니야. 회의장 의석에 앉으면서 함께 한 이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기분이 좋아지다 못해 식은땀이 흐르는거. 왜이러지 왜이러지 싶은데 스란두일이 자신을 딱딱한 모습으로 바라보는걸 눈치챔. 억지로 미소지으면서 무슨 일 있느냐고 엘론드는 물었지만 스란두일은 답하지 않았음. 묘하게 싸늘해진 분위기에 갈라드리엘이 두 엘프를 쳐다보다가 켈레보른에게 속닥거림. 켈레보른 역시 두 엘프를 바라보곤 헛기침을 했지. 회합은 조금 뒤로 미루어도 좋을 듯 합니다. 놀란 엘론드가 무슨일이냐며 켈레보른을 바라보았지만 켈레보른은 그저 인자한 미소만 남기고 있었지. 그제서야 어렴풋 깨달았어. 설마.. 놀란 모습으로 앉아있던 이들의 얼굴을 훝어가던 엘론드의 눈에 스란두일이 들어왔어. 맙소사.

여하튼 이 세계에서 스란엘은 절친임. 굉장한 절친. 엘프들에게서는 배우자 이외에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명분이 얼마든지 있음. 물론 동성이나 이성 가리지 않음. 어자피 이들에게는 하나의 객체에 불과할 뿐이었으니까 ㅇㅇ. 여하튼 그만큼 스스럼없는 관계인데도 엘론드와 스란두일은 친우였음. 그걸 알기에 둘은 놀랄 수 밖에 없었음. 스란두일은 친우가 자신의 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음. 엘론드 또한 그랬음. 하지만 둘의 사고방식은 굉장히 달랐음. 스란두일은 어자피 가이드와 센티넬의 관계로 얽혔다면 응당 그 관계에 합당하게 서로를 보듬어야한다고 생각했음. 하지만 엘론드는 달랐음. 스란두일은 나의 사랑하는 친우일 뿐, 내밀한 관계는 켈레브리안 하나로 족했음. 그만큼 보수적이었는데.. 사실 센티넬이라고 각성한것도 정말 원망스러웠음. 그래서 약으로 꾸준히 관리하려고 했음. 가이드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심 생각하기도 했음. 하지만 그 계획이 다 허사가 되어버렸지. 그리고 센티넬과 가이드의 첫 만남에는 고통스러운 히트사이클이 기다리고 있었음. 그걸 엘론드도 알고있지. 아니 모두가 알고있지.  그래서 눈치챈 갈라드리엘이 자리를 피해준거고. 여하튼 스란두일은 아직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얼어있는 엘론드를 향해 다가갔음. 네가 내 센티넬일줄은 몰랐어. 하지만 엘론드는 말이 없음. 엘론드? 하고 이름을 부르며 어깨위에 가볍게 손을 얹었는데 엘론드가 그걸쳐냄. 화들짝 놀라며 서로를 바라보는데 엘론드가 먼저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지만 그 자리에서 어쩔줄 모르다 먼저 일어나겠다고 자리를 피해버렸음. 남은 스란두일만 황망해짐. 뭐하는거야 대체...
어자피 만나게 된 이상 서로를 피할 순 없음. 그리고 현재 일정상 스란두일은 단기간이지만 리븐델에 머물게 되어있었음. 가까이 있으면 호르몬의 반응으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약이 듣질 않아. 안절부절하게 자기방 서재를 돌아다니던 엘론드의 발걸음을 멈춘건 노크소리였음. 엘론드? 여기있어요? 켈레브리안의 목소리야. 한걸음에 달려가 문을 열어제쳐. 이미 이야기를 들었는지 걱정스러운 모습의 켈레브리안이 다가와 품에 안김. 한참을 그렇게 부둥켜안고있던 둘은 천천히 소파로 가 자리에 앉았어. 정신적 충격에 덜덜 떨고있는 엘론드의 손을 잡으며 켈레브리안이 시선을 맞춰보았지만 엘론드는 쉬이 진정하질 못하지. 스스로도 알고 있었어. 자신에게 안정을 가져다 주는 상대였어. 심장소리를 듣고 체온을 나누면 금세 마음이 평화로워졌지. 하지만 이젠 아니야. 그리고 정말 잔인하게도 예지의 능력은 발현되고 말았어. 켈레브리안의 공포에 질린 얼굴이 겹쳐보여. 저게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으니 더더욱 패닉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엘론드를 진정시켜준건 다시 끌어안는 온기와 낮게 읖조린 자장가였음. 엘론드를 끌어당겨 가슴에 안고 천천히 쓰다듬었어. 착하다. 잘자라. 나의 아이. 계속계속 울리는 노랫소리에 정신은 겨우겨우 현실을 찾았음. 한편 스란두일은 정말 당황했음. 물론 자신의 친우가 가이드라니/센티넬이라니 라는거 충격일 수 있음. 그런데 그정도로 내가 싫은가싶기도 하고 좀 어이없기도 했음. 세상은 여러가지의 교류를 허용하지만 엘론드는 꽤나 담백해서 단 한번도 스란두일을 정욕의 상대로 보질 않았음. 물론 자기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친우이상의 선을 넘는것은 전혀 이상할게 없었는데 방금의 그 벌레보듯하는 그 표정을 보곤 솔직히 화가났음. 막말로 내가 가이드인데 친우로는 좋고 그걸로는 싫단거냐고. 처음엔 화가나서 식식거리다가도 그래 나도 각성할때는 좀 충격이었으니 그거일수도 있겠지. 어자피 엘론드가 센티넬이었다는건 나도 몰랐던 사실이니 각성한지 좀 안됬나보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음. 그래. 하룻밤자면 진정하겠지 하면서 다음날을 기다렸지. 그리고 다음날 스란두일은 우회적으로 돌아가라는 서신을 받게됩니다 두둥.

엘론드는 생각했지. 자신이 센티넬이긴 하지만 켈레브리안도 곁에 있고 꾸준하고 착실하게 관리하면 발현하지 않을거야. 지금도 좀 고통스럽고 예민해지긴 하지만 어자피 주기적인 히트사이클만 세심히 유념하면 평소에는 괜찮으니까.. 도저히 스란두일을 그렇게 보고 싶지도 않으니 차라리 당분간 익숙해질 때까지 만나지 않는 편이 좋겠어. 라고. 하여튼 그랬으니 우회적으로 당분간 우리 보지말아요 빠잉 하고 서신을 보내고 침실에 틀어박혔어. 공식적으론 가벼운 감기몸살로. 하지만 다 알죠 'ㅅ'. 스란두일은 굉장히 화가났음. 친하고 허물없이 대하는 사이라 생각했는데 이런식으로 불쾌하게 내칠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거든. 그래 니가 얼마나 버티나 보자. 라는 심정으로 스란두일은 씩씩대며 머크우드로 돌아갔음. 그렇게 사이가 틀어짐.

그리고 절망적인 히트사이클 기간이 돌아왔음. 엘론드는 평소의 몇배가 되는 약들을 입안에 털어넣고 진정하려 애씀. 하지만 평소보다 활성화 된 감각들은 정말 죽을만치 괴로웠음. 문 밖에 돌아다니는 엘프들의 심장소리까지 들릴정도로 예민해진 청력과 참을수 없는 감각들이 몸을 들끓게 했음. 켈레브리안도 이젠 소용이 없었음. 사이클은 이미 만나버린 가이드를 찾아 헤맸지만 가이드는 이미 자리에 없지.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 애써보았지만 엘론드는 몇번이고 혼절했음. 아무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어둔 방에 스스로 감금되어 목줄기를 쥐어뜯고 고통스레 신음했음. 그렇게 나흘을 버티고 나서야 히트사이클이 가라앉았음.
결과적으로 엘론드의 주기는 두달마다 돌아왔음. 완벽하게 정상인처럼 행동하기까지는 일주일이 걸렸음. 엘론드는 정말 꾸준히 자기관리를 했음. 이정도 고통이라면 참을만하다고 생각했음. 그러나 켈레브리안의 표정은 좀체 나아지질 않았음. 한번 히트사이클이 오면 엘론드의 몸에는 자해흔적들이 늘었음. 모를수가 없지.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음. 엘론드의 마음속엔 자신이 있다는걸 알았기 때문이기도 했음. 부부는 그렇게 좀더 다정해지고 사랑은 깊어졌음. 한 명만 빼고말이지.

스란두일은 내심 초조해졌음. 보통의 센티넬과 가이드였다면 연락이 진즉 오고도 남아야했음. 하지만 스란두일은 자신이 먼저 연락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음. 몇번이고 불같은 화를 내고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과 대화를 했음. 그저 자신과 친우로 남고싶은 엘론드를 백번이고 이해하려 했지만 덩달아 걱정되는 마음을 버릴순 없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갈등했음. 그렇지만 역시 상처받긴 이쪽도 매한가지라 자존심에 서로 연락을 못한 케이스였음. 리븐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없고 저 마녀같은 황금숲에는 넌지시 찔러보기조차 싫으니 스란두일은 스란두일대로 끙끙 앓고 있었음. 그렇게 일년 가량 시간이 지났음. 점점 스란두일은 포기하기 시작했음. 애초에 엘론드라는 엘프를 몰랏던 체 하며 잊어가고 있었음. 연락도 오지 않는 이에게 달려가기엔 내 자존심이 너무 높다. 친우의 사이였지만 사실은 국가 대 국가로 통용될만한 사이였으니..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음.
그러다 사건이 터집니다 두둥. 켈레브리안의 납치사건이 일어났음. 대담하게도 오크들이 벌인 짓이었음. 그들은 멀찍이 산책을 나온 켈레브리안을 납치해 욕을 보였음. 그 고통의 비명에 깊은골의 골짜기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고 소문이 났음. 스란두일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애써 티내지 않았음. 자신의 짝이라던 엘론드에게 해가 갈까 두려웠음. 아직 각인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둘은 운명의 상태였음. 엘론드에게 해가가면 자신에게도 위협이 닥쳐올 게 당연했음. 하지만 먼저 연락이 없는 이상 달려가는것은 우스웠음. 불상사가 생긴 곳에 함부로 들이닥칠 정도로 자신이 격 없는 사이가 아니니까. 스란두일이 초조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좋지 못한곳으로 흘렀음. 시름시름 앓던 켈레브리안은 더이상 엘론드에게 힘이 되어주질 못했음. 때마침 겹쳐진 히트사이클로 고통스러워하는 엘론드를 바라보른 켈레브리안의 눈엔 절망이 가득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엘론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몸과 마음의 고통에 울부짖었음. 히트싸이클만 되면 억지로 자신의 로드를 연행해 독방으로 모셔가던 글로르핀델도 이번만은 엘론드에게 손을 대지 못했음. 상처받은 영혼이 위로안되는 서로를 보듬고 있었음.

그렇게 켈레브리안은 결심했음. 이곳은 내게 너무나도 무서운 세계이고 나는 내 사랑하는 이에게 도움조차 줄 수 없는 존재였음. 나를 위해서 이사람을 위해서 해야 할일은 서쪽으로 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음. 그래서 켈레브리안은 스스로의 입으로 이별선언을 했음. 피곤해 쉬고싶다는 말과 함께. 아직도 고개를 숙인채 고통을 참으며 울부짖고 있는 엘론드의 머리를 간신히 쓰다듬으며 속삭였음. 사랑하는 나의 엘론드. 안녕.

켈레브리안을 태운 말이 서쪽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들은 스란두일은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갔음. 더이상 버틸수가 없었음. 그래도 엘론드가 버틸수 있었던 버팀목조차 사라진 상황에 보듬어줄 이는 자신밖에 없었음. 혈혈단신으로 말을 달려 미친듯이 리븐델로 향했음. 경비조차 없는 모습에 근위대들은 그를 저지했지만 뒤늦게 따라온 글로르핀델이 쏜살같이 스란두일을 낚아채 엘론드의 방으로 데려갔음. 이전에는 당황스러워 쉽게 느낄 수 없었던 흥분감이 스란두일을 감쌌음. 나의 센티넬. 나의 짝. 거짓말같지만 이전의 미움이나 원망은 사라진 상태였음. 순수한 의미의 소울메이트. 반쪽을 보듬는 일은 가이드에게도 흥분감을 주었음. 하지만 그 희망은 마주한순간 산산히 깨져버렸지.
엘론드는 이번에 보았을 떄보다 피폐해져있었음. 많이 말랐고 많이 히스테릭해졌음. 생채기가 여기저기 늘어났고 촉각이 활성화 된 탓으로 옷조차 제대로 입고있지 못했음. 이미 다가오는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이불로 가린 채 나오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그조차 쉽지 않은듯했음. 평소의 엘론드라면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반항하며 우는 모습을 본 스란두일은 적잖은 충격을 먹었음. 글로르핀델은 조용히 바닥으로 시선을 향한 후 쳐다보지않고 문을 닫았음. 그로썬 주군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차린거였지. 천천히 다가가 손을 뻗어보지만 엘론드는 피했어. 입으로는 켈레브리안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돌아가라고 내뱉었어. 그 모습에 스란두일이 화가났어. 대체 날 왜 피하는거지? 왜 거부해? 너는 고작해야 내 센티넬이란 말이다. 한번 몸을 섞는것이 죄가되는것도 아니거늘. 네 까짓게 나를 거부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데.. 왜..어째서.
엘론드는 여전히 고통스러워했음. 가이드가 곁에 있는것 만으로도 좋아 어쩔줄을 몰랐음. 이전에는 히트사이클때가 아니었으니까 그냥 넘길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온몸의 힘이 풀려 몸을 주체할수가 없었음. 하지만 안간힘을 다해 뒤로 물러섰고 멀리하려 애썼음.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돌아다니는것 같아서 정말이지 괴로웠음. 켈레브리안의 고통. 공포에 질린 눈동자. 잊을수가 없었음. 다 자신때문에. 나때문에. 켈레브리안. 내 사랑. 나의 아내. 나의 태양. 그녀가...

한껏 거부하던 엘론드의 앞에 그림자가 질 정도로 스란두일이 다가온 건 그때였음. 공포에 질린 눈을 사납게 바라보며 스란두일은 엘론드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음. 흐느적거리며 밀치려는 팔을 잡아채고 키스했음. 버둥거리며 벗어나려 애써보았지만 저도 모르게 열린 입술은 거부의사를 상실했음. 단숨에 쭉 풀려버린 힘에 주저앉으려 했지만 스란두일이 놔주지 않았음. 본능적으로 얽히는 혀와 입술로부터 짜릿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발 끝까지 내려갔음. 얼마나 지났을까. 숨이 모자람을 느끼고 겨우 입술을 떼고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바라보았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며 반항한번 하지 못한 채, 자신에게 잡혀있는 엘론드가 앞에 있었어.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자신이 벌려놓은 입조차 닫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스란두일이 픽 웃었어. 뭐야. 고작 입맞춤하나로 이렇게 쉽게 허물어진거야? 앞에서 빈정거리는 모습에 엘론드는 고개를 저으려했지만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어. 고통은 순식간에 반으로 줄었고 몸에는 여전히 힘이 안들어갔어. 그걸 눈치챈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번쩍 안아들었어.
무..무슨.! / 지금부터 네 입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는 더해달라는 소리로 듣겠어./ 스..ㄹ...란두일../ 키스 더 해달라고? 조르기는. 알았어 좀만 기다려.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를 하며 스란두일은 엘론드를 침대위로 눞혔어. 그리고 거침없이 옷을 벗기기 시작했어. 다시 공포에 물들어가는 시선을 마주하곤 잠깐 움찔했지만 이전의 싸늘한 눈빛에는 변함이 없었어. 그렇게 반항한번 하지 못하는 엘론드의 모든것을 스란두일은 집어삼켰음.

언어를 모르는 짐승들같이 둘은 사흘 밤낮을 함께했어. 엘론드가 기절해도 스란두일은 멈추지 않았어. 그동안 아주 희미하게만 느껴졌던 서로의 기운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차오르는 기쁨을 스란두일은 외면할 수 없었지. 엘론드 또한 마찬가지야. 처음에만 극도로 거부반응을 모였지만 점점 줄어드는 고통과 고조되는 오르가즘에 어느순간 넋을 놓았다해도 좋을 정도로 매달렸어. 텅 비어버린 눈동자를 보며 스란두일은 씁쓸했지만 멈출수가 없었어. 첫 각인은 꽤나 오랜시간을 공들여야했고 또한 서로에게 미쳐야했으니까.
나흘이 되던날부터 엘론드는 제정신을 찾기 시작했어. 자신의 안에 들어와있는 스란두일을 오롯이 인지했고 다시 공포감에 질렸어. 하지만 밀어날 수가 없었어. 이미 적응되어버린 몸은 스란두일을 거부하지 못했으니까.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는 몸에 호르몬작용이 일어났고 그렇게 각인 후 첫 히트싸이클까지 함께 보냈음.

쾌락과 환희가 가득한 일주일이 지나고 스란두일의 품 안에서 엘론드는 눈을 떴음. 이제 몸의 열기도 가라앉았고 더 이상 두근거림도 느껴지질 않았음. 물론 가이드가 곁에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치료사라는 능력이 헛된것은 아니었으니 놀랄만큼 차분하게 엘론드는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음. 조심스럽게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몸을 씻었어. 차가운 물을 끼얹어가며 남은 열기를 없애고 평소의 엘론드로 돌아왔음. 무표정함으로 머리를 말리며 나오는데 그제서야 눈을 뜬 스란두일과 마주쳤음.
쓸데없는짓을 했습니다./ 내가 그대와 함께 잔것이 쓸데없는 짓인가?/ ....시간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대가 속한 곳으로 한시바삐 돌아가면 좋겠군요. / 센티넬이 가이드를 거부하면 죽음에 이른다는걸 알고 있을텐데./ 그대가 생각하는것 만큼 저는 연약하지 않습니다./ 이봐 엘론드.
화가 난 스란두일이 이불을 박차고 나와 엘론드의 앞으로 다가왔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것을 보는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엘론드는 절망을 느끼면서도 스란두일을 올곧게 쳐다봤음. 내 친우. 하지만 나는 더이상 그대를 친우로 볼 수 없겠지. 속마음과는 달리 겉으론 싸늘한 대화들이 오갔음. 방해가 됩니다. 돌아가주십시오 스란두일. / 나를 거부한다고 해서 네가 득 될 것이 없어. 왜 마음을 편하게 가지질 못하지?/ 제게 명령하지 마십시오. 그대가 숲의 왕이듯 저는 리븐델의 로드입니다. 명령을 하고 받을 사이가 아닙니다./ 엘론드!!!/ 스란두일!!!!!
멱살이라도 잡을 것 같은 형형함으로 스란두일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봤음. 며칠 전의 온기한점 돌지않던 차가운 눈빛이었음. 그렇지만 그 속에서조차 희미하게 다정함을 느끼는 자신을 혐오하던 엘론드는 그 역시 사납게 눈을 뜨고 스란두일을 마주봤음. 리븐델은 몸과 마음이 지친이들에겐 쉼터가 되기도하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은 환영하지 않는다네. 더 이상 고집을 부린다면 머크우드와의 화친은 없었던 일이 되겠지. 그럼 먼저 실례하겠네. 제 할말만 다 뱉어낸 엘론드가 뒤로 돌아 썡 하니 문쪽으로 향했음. 어처구니가 없던 스란두일은 대답도 하지 못했음. 문 근처에서 조금 주춤대던 엘론드는 무언가 할말이 있는듯 했지만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음. 그렇게 두 엘프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이 틀어져버렸지.

 

그렇다고 히트사이클이 무너진건 아니야. 오히려 좀더 당겨졌어. 엘론드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더 철저히 자신을 관리했기 때문에 그나마 버틸 수 있었어. 가장 큰 이유는 스란두일이 싫은게 아니라 켈레브리안을 배신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었지만 어떤것도 자신과 스란두일의 관계를 합당하게 설득시키질 못했어. 스란두일은 여전히 화가난 채로 돌아갔기에 리븐델과 머크우드의 사이는 굉장히 서먹해졌어. 그렇지만 둘 사이의 인연이 끊어지는 법은 없었지. 그 다음 히트싸이클때 엘론드는 좀더 괴로워했고 그 다음 히트싸이클때는 그보다 더 괴로워했어. 자해가 도를 넘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스란두일은 차마 친우(였던 이)를 모른척할 수 없어 방치플하던 달관모드를 내팽개치고 쏜살같이 달려왔고 엘론드는 스스로를 혐오하면서도 기쁘게 그를 받아들였어. 두달에 한 번. 그렇게 인정하지 않은 채 둘은 서로에 대한 의무를 이행했고 정신이 들기전 헤어지는 굉장히 이상한 관계를 유지했지.

세월이 지나고 백년. 이백년이 지났을까. 스스로의 행동에 조금씩 타협해갈 무렵, 여전히 고통스러움에 울부짖을때 잊지않고 달려와 준 스란두일의 품에 안기던 엘론드의 행동이 조금씩 무뎌질 무렵부터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지만 여전히 아직은 어려운 엘론드와 스란두일의 느리고도 아득한 감정선이 굉장히 보고싶었다는 열린 결말 'ㅂ'!!!!

 

끝..끝은...좀...원래 ..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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