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골라스. 무제.

톨킨버스 2014. 4. 14. 22:14

@끼님: 레골라스에게 최음제를 먹이자 풀린 다리로 간신히 일어나선 입을 크게 벌리고 제어가 되지 않는 몸을 붙들고 당신에게 프렌치키스를 한다. http://t.co/UcYzML9JDL


"흡..!"

달콤한 맛의 음료였을 뿐이었다. 과일의 즙을 짜내어 만든 특제 주스는 레골라스가 늘 즐겨먹던 음료이기도 했다. 모처럼 땀을 흘린 뒤라 갈증이 나기도 했고 지나가던 엘프(얼굴은 처음보는 이였지만)가 친절하게 건네어 주길래 경계하지 않은 채, 받아마셨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 폐쇄적인 어둠숲 안에 첩자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왕자였기에 충격은 배가 되어 돌아왔다. 이미 떨리기 시작한 몸뚱이는 간신히 다리힘을 지탱하고 있을 정도로 힘겹게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맛이 어떤가요 왕자?"

새카만 머리의 엘프.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엘프는 아직 나이가 어려보였다. 하지만 빛나는 눈동자 속에 탐욕이 보였다. 벽을 짚고 흔들리는 시야를 확보하려 찡그려진 미간이 아파왔다. 점차 다가오는 엘프의 행동을 막을 새도 없이 레골라스는 간단하리만치 얼굴을 내 줘야 했다.

"불쌍하게도... 떨고 있잖아요?"
"무얼...먹인겁니까.."

으득, 소리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물은 레골라스가 독기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살살 볼을 감싸며 웃던 엘프가 속삭였다. 별거 아니에요. 최음제를 조금 탔어요. 마치 몸에 좋은 약재를 하나 넣었다는 식의 말투는 레골라스를 거슬리게 했다. 인상을 다시한번 구기며 반항하려는 순간 볼을 감쌌던 손이 떨어졌다. 거짓말 처럼 레골라스는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흐으..윽.."
"저런..괴로운가요? 하긴..조금 셀 지도 모르겠어요. 적정양보다 조금 더 많이 넣었거든요."

쉬이 듣지 않을 것 같아서.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서 왕왕 울렸다. 스며든 소리는 온 몸의 핏줄을 타고 레골라스의 몸을 달구기 시작했다. 뜨거움과 괴로움에 몸부림 치던 레골라스가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원하는..흐윽, 게.. 뭐길래.!"
"원하는거요? 별거 없어요. 당신을 원해요."

당연한거 아닐까요? 살갑게 웃어보이는 엘프는 꿈을 꾸는 것처럼 보였다. 그 티 없는 순진함에 헛웃음이 나온 레골라스가 웃자 덩달아 그는 웃어보였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곳은 외진 곳이었다. 궁까지 무사히 돌아갈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고 설사 당도한다고 해도 해결 방법은 없었다. 단 한가지 밖에.

"더러워.'
"미안해요."
"젠..흐..장"

짧은 욕지거리를 내 뱉으며 레골라스는 일어서려 노력했다. 몇번을 허우적대며 무너지기 일쑤였건만 왕자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벽에 기대다시피 몸을 가누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움직이며 엘프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세 걸음, 두 걸음, 한걸음.

거짓말처럼 잡힌 멱살에도 엘프는 놀라지 않았다. 그 멱살을 잡은 레골라스도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제어가 풀린 몸뚱이를 진정시켰다. 들린 얼굴에서 푸른 인광이 쏟아졌다. 이후를 각오해야 할거야. 엘프의 대답이 들리기도 전에 레골라스는 그에게 입을 맞췄다. 자연스럽게 벌어진 입술 틈으로 앓는 소리가 잘게 울렸다. 미지의 엘프는 레골라스의 몸이 무너지지 않도록 허리를 단단히 감았다. 적막함이 감돌던 어둠숲의 가장 구석진 곳에서 오래지 않아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달은 모든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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