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쌍. 헤어짐.

썰/뻘설정 2013. 7. 28. 02:13

엘로스가 떠나기로 한 전날. 엘론드는 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게 베게를 품에안은 채, 다큰 동생의 방으로 갔을것 같다. 주저주저하며 문을 두드리면 이제는 제법 굵직하게 올라오는 목소리가 그를 맞겠지. 쉬이 잠못들고 있던 엘로스가 놀란 눈으로 형.하고 바라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척척 걸어와서 엘로스 곁에 베게 놓고 팡 누워버리는 엘론드 좋다. 잠이안와. 같이자자. 온기가 있으면 쉬이 잠들 수 있을것 같아. 나직나직 뱉어놓은 말들이 외려 온기가 되어 방 안을 따스하게 만들었어. 픽 웃으며 엘론드가 이불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 엘로스가 몸을 옆으로 돌려 그의 형을 마주봤어. 이제 언제서야 볼 수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픽픽 웃은 형제는 누구랄 것도 없이 손을 맞잡았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쌍둥이는 알 수 있었지. 서로의 무운을 빌고. 건강을 빌고. 앞날의 어둠이 가시길 빌었어. 한참이나 부여잡고 있던 손에선 땀이 날 정도였지만 누구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어. 말로 내뱉는 말들보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더 와닿았어. 서로를 마주보며 그렇게 잠이들던 밤. 꿈도 꾸지 않았지만 그날의 밤은 정말이지 달았어.

 

다음날이 되어서야 떨어진 두 손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세수를 하고 옷을 단정히 입은 채, 다시 마주했어.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쌍둥이는 서로의 똑같이 생긴 얼굴을 마주보며 슬핏 웃었지. 내가 보고싶으면 수경을 봐도 좋을 것 같아. 그렇지 않아?
하지만 그건 네가 아니잖아.. 주저하다 꺼낸 답변에 엘로스의 얼굴이 흐릿해졌어. 하지만 이내 익숙하다는 듯, 다시 웃어보인 엘로스가 덥석 형을 껴안았어. 나의 사랑하는 반쪽.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야. 영원한 이별은 아니니 너무 슬퍼하지마.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엘론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 몇번이고 돌아보는 동생의 눈을 맞춰주며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발코니에 올라가 멍하니 서 있었어. 아주 사라지고서도 혹여 돌아오지 않을까. 놓고간 것이 있을까 하염없이 바라봤어. 엘론드가 고개를 돌린건, 어깨에 닿은 따스함 때문이야. 뻣뻣해진 몸을 겨우 돌려 왼쪽을 바라보자 슬며시 미소짓는 길 갈라드가 곁에서 로브를 걸쳐주고 있었어. 의자도 끌어와 엘론드를 앉히고 자신도 곁에 털썩 주저앉았어. 주군..
오늘 밤은 나도 별을 보고 싶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답하며 엘론드가 바라보고 있던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어. 어쩐지 울먹해진 눈가가 뿌옇게 변했어. 하지만 울 수 없었어. 혹여 엘로스가 오면. 오면.. 제일 먼저 봐야하는데..
팔을 들어 맺힌 물기를 닦아냈어. 또렷해진 시야에 다시 길이 보였어. 시간은 많아. 기다릴거야. 겨우 진정하고 울음을 참아낸 엘론드의 머리위로 길갈라드의 커다란 손이 내려앉았어. 따스함에 기대지 않을거라 마음먹은 엘론드의 고개는 돌아갈 줄 몰랐지만 다시금 흘러내린 눈물은 차마 닦아내기도 전에 옷깃을 적셨어. 참으로 지독하게 긴 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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